▲ 장성혁 기자
[투데이에너지]  2020년 지구촌 축제로 불리는 하계올림픽이 도쿄에서 개최된다. 올림픽은 도시, 나아가 국가 주요 SOC구축과 각종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한다. 우리도 1988년 올림픽을 치른 경험으로 어떤 효과를 미치는 지는 불문가지일 것이다.

도쿄는 ‘수소에너지’를 택했다. 수소를 연료로 한 차량 6,000대와 수소충전소 35기를 구축한다. 4,000억원이 넘는 예산도 확정했다. 수소를 전면에 내세워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수소사회는 도쿄만의 기대가 아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미래에너지로 ‘수소’를 낙점했다. 이후 6월에는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을 발표하고 단계별 추진목표와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출시된 도요타의 첫 상용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未來)’는 출시 한달만에 1,500대를 넘어서 일본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차량과 충전소 보조금 지급 계획을 발표하자 민간의 투자도 거침없다. JX에너지, 이와타니산업 등이 앞다퉈 수소충전소 건설계획을 발표하고 충전소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잘 맞물린 바퀴마냥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원활하다.

이 대목에서 우리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계를 구축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인프라와 제도미비로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 힘겹게 잡았던 주도권을 일본에 빼앗기는 모양새다.

사정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명확한 로드맵을 내놓지 못한 정부 잘못이 크다. 시장이 없다고만 하고 한정된 예산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민간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비전제시를 해야 한다. 예측가능하고 이익이 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앞다퉈 들어오는 것이 기업의 생리다.

말한 김에 한 수 훈수도 둔다. 지금이라도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자. 만나서 진단하고 방향도 모색하자. 이것이 산업계의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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