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에 만족하지 않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추진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데이에너지 이주영 기자] “카드 수수료 문제가 아직 해결된 것이 아닙니다. 그 동안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에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최근 주유소업계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확정과 관련 9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협회장으로서 임기를 마무리하는 요즘 누구보다 바쁜 그는 임기 내 업계의 커다란 숙제 하나를 덜은 듯 조금은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김문식 회장은 “과거 주유소를 운영하면 알부자라는 소리를 듣던 시대가 있었으나 요즘은 가족들이 동원돼 무급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라며 “이같이 열악한 상황에서 1년 동안 주유소가 지불해야 하는 카드 수수료는 무려 4,500만원에 달하고 수익보다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 상황이어서 불만과 고통이 극해 달해 있었다”고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주유소업종의 카드수수료는 카드업계 기준으로 봤을 때 1.5%로 최저수준이다. 그러나 기름값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세금에 대한 수수료까지 지불하다 보니 이를 감안했을 경우 실효수수료율은 3% 이상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주유소업종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1.5%로 동일하게 책정돼 대손충당금, 채권회수비용 등이 포함되지 않은 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이같은 이유로 협회는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 이를 개선코자 적극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그 동안 협회는 새누리당,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와의 지속적인 면담을 통해 원가구조가 다른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부당성에 대해 적극 개선을 건의해왔다”고 밝혔다.

이처럼 협회는 지난 1년간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왔다. 지난해 5월 신제륜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행사를 통해 대통령에게 직접 체크카드 수수료인하의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산업부장관, 중기청장 등을 만나 정부차원의 조속 추진을 건의하는 등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추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나날을 보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무성 새누리당 당대표와의 간담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회를 전했다.

당시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주유소업계가 이미 1.5%의 우대수수료를 적용받고 있어 더 이상의 추가 수수료 인하가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수수료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질타하자 김무성 당대표가 연말까지 인하할 수 있도록 추진을 지시하게 된 것.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지난해 연말까지 인하하려던 계획은 결과적으로 늦어져 올해 2월 성사된 것이다. 김 회장은 이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금융위원회를 방문해 연말까지 수수료를 인하해달라 요구했으나 금융위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다”라며 “곧바로 국회를 통해 금융위를 압박했고 올해 3월 이전에는 반드시 인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 이뤄낸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게 얻어진 성과는 타 업종이 아닌 유일하게 주유소업종에만 적용됐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는 2월3일 매출분부터 기존 1.5%가 아닌 1.3%의 수수료율이 적용됐으며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롯데카드는 2월5일 매출분부터 변경 수수료율이 적용됐다. 기타 다른 카드사들도 시스템 변경작업 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번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조치로 주유소업종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부담액은 연간 190억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주유소업종의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2013년 8조4,100억원에서 지난해 9조1,400억원으로 8.7% 가량 증가해 이를 감안할 경우 절감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유소협회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업계를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체크카드 수수료가 인하됐다고는 하나 업계를 둘러싼 문제들이 아직 산재해 있어 안주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라며 “앞으로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협회는 소상공인연합회 주관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앞에서 두 차례에 걸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촉구 궐기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밴사 등록제를 도입, 밴시장 구조개선을 통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하반기까지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밴사 등록제가 도입된 만큼 금융위가 약속한 대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할 계획이며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에 대한 특별세액공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재 소비자가 석유제품을 구매할 때 카드로 결제할 경우 유류세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주유소가 납부하고 있으나 이를 법인세나 소득세에서 세액공제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인터뷰 말미에 김문식 회장은 “이번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는 카드 수수료로 고통받아온 1만3,000여 회원들의 적극적인 성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라며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정부와 관련기관에 업계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해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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