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스만 부스에 전시된 제품을 참관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냉난방·공조전시회인 ‘ISH 2015’의 핵심키워드는 ‘ErP 2015’와 ‘하이브리드’였다. 이는 올해 9월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에너지효율라벨제도로 2008년 수립했던 SET 2020전략을 수정, 강화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8년 수립된 2020년까지 CO₂ 20%저감, 신재생에너지보급을 20%로 올린다는 계획이지만 이를 강화한 것으로 최종목표는 2030년까지 CO₂ 40% 저감, 신재생에너지보급 27% 달성이다.

▲ 국내에서 유일하게 ISH 2015에 참가한 경동나비엔 부스에 설치된 스털링엔진 m-CHIP인 '마이크로젠 SE'를 참관객이 관심있게 쳐다보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제품라벨링과 시스템라벨링을 별도로 운영하고 궁극적으로 최고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보일러, 히트펌프, 환기,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축열 등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모든 시스템을 하이브리드시스템으로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변경된 ErP 라벨링 규정에 따라 70kW 이하 제품의 경우 난방효율, 온수효율 및 소음값을 추가로 표시해야 한다”라며 “특히 효율 및 Emission(NOx)에 대한 기준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 전세계 냉동공조시장에서 상위기업인 일본의 다이킨은 지난 2013년 유럽의 보일러기업인 ROTEX를 인수하며 ISH에 공식적으로 데뷔했다. 이번 ISH 2015에서도 대규모 부스를 마련, 히트펌프와 보일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시스템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품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CE인증의 경우 최소효율 기준만 넘기면 문제가 없었으나 새로 적용되는 ErP 2015의 경우 효율계산을 통해 세분화된 등급을 표시하도록 변경됐다”라며 “NOx의 경우도 현재 최고등급인 5등급보다 기준이 더욱 강화됐으나 2018년 이전에는 강제사항이 아니지만 이후에는 강제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리나라 산업용보일러업계 선두기업인 대열보일러가 최근 국내에 런칭한 코스모가스사의 MYDENS 시리즈.
이렇다보니 새로운 라벨링에 맞는 신제품들이 대거 출품됐다. 신제품들은 그동안 단품위주의 출시에서 하이브리드시스템화된 제품들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본지의 참관단에 참가한 협회의 관계자는 “새로운 ErP지침을 반영하듯 저효율 보일러인 일반보일러는 일부 C등급의 제품도 있었지만 거의 모두 A등급의 콘덴싱보일러로 대체됐다”라며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트렌드는 CHP, 히트펌프, 태양열, 보일러 등의 콤비제품이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CHP, 히트펌프의 고용량화로 이어져 기존의 저용량인 1kW에서 20kW 이상으로 발전되고 있었으며 가정의 에너지원을 기존의 단일제품에서 다수제품으로 변환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보일러업체의 한 관계자는 “2015년 9월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에코디자인에 대해 유럽의 각 업체들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었다”라며 “기존 단순한 보조열원기능으로의 태양열, 전기보일러 등의 결합이 아닌 더 높은 시즌효율을 올리기 위해 주열원으로의 콘덴싱보일러 속에 태양열, 히트펌프 등이 결합화되는 난방시스템화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 BOSCH그룹의 보일러계열사인 Junkers는 티타늄 글라스를 적용한 콘덴싱가스보일러를 출품해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선보였다.

이 관계자는 특히 “난방의 토탈시스템화를 진행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선 인터넷망 및 이동기기 등을 활용한 제어부분으로 발전하고 있었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물인터넷으로의 발전으로 진행되는 듯 하다”라며 “보다 더 정확한 콘트롤을 통해서만 앞으로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강화돼 가는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업체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며 전쟁의 시작이었다”고 참관소감을 밝혔다.

▲ BOSCH 그룹은 그동안 에너지기기부문에서 Junkers, Buderus 등 계열사가 주력으로 ISH에 참가했다면 올해는 BOSCH 브랜드를 앞장세워 계열사와 함께 이번 ISH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시험기관의 한 관계자는 “히트펌프의 경우 단연 복합하이브리드방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으며 디자인이 상당히 세련됐다”라며 “히트펌프와 가스보일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은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정형화돼 자리잡았으며 추가적으로 태양열, 태양광까지 추가하려는 추세가 보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국내에서도 국책과제를 통해 복합 하이브리드방식을 통한 히트펌프연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유럽과 달리 국내에서는 시장상황이 어렵다”라며 “하이브리드제품이 에너지관리공단의 고효율에너지기자재에 편입되는 등 정부지원을 통해 소비자가 보다 손쉽게 제품을 구매해 설치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관련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근 저유가기조가 기름보일러시장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콘덴싱기름보일러를 중심으로 히트펌프 등과 결합한 하이브리드시스템이 다양한 기업에서 출품해 관심을 끌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보일러가 단순히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물을 끓이는 장치에서 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의 전기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발전기능을 담당하고 지열, 태양열과의 하이브리드화, 펠릿보일러 등 바이오매스보일러, 난방기가 전시됐다”라며 “이제는 보일러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름, 가스보일러의 고효율을 넘어 환경까지 생각하는 신재생에너지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었다”고 전시회 참관 소감을 밝혔다.

▲ 그동안 유럽에서는 콘덴싱보일러의 경우 원통형 열교환기를 채택한 천편일률적인 제품이 주류였다면 올해는 조금은 달랐다. 원통형 열교환기 제품도 있었지만 주물형 열교환기를 채택해 열효율을 극대화시켜 20년 이상 효율 저하없이 사용할 수 있는 보일러를 출품했다.
유럽은 현재 전세계 에너지기기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번 ISH의 변화에 대해 업계가 대응하는 것이 필수겠지만 결국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 스스로 세계적인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ISH 2015를 참관했던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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