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의료용가스 GMP대응, 어떻게 진행되나
[분석]의료용가스 GMP대응, 어떻게 진행되나
  • 장성혁 기자
  • 승인 2015.05.11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차 간담회 진행…밸리데이션 적용 수준·범위가 핵심
관련업계, 5월 최종 수정안 확정·6월 식약처 협의키로

[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7월부터 의료용가스 GMP(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적용이 예고된 가운데 밸리데이션(Validation)을 증명할 범위·방식이 고압가스업계의 가장 큰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압가스업계는 지난 8일 한국가스안전공사 서울본부에서 GMP 기준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10일 1차에 이은 2차 간담회로 GMP 가이던스 수정방향에 대해 지역별 분석 내용을 협의하는 자리였다.
 
◆여전히 안개속…해법 찾기 분주
의료용가스의 GMP 적용은 고압가스업계의 골칫거리다. 품질과 안전성을 강조한 제도방향은 맞지만 실제 복용하고 인체에 투입하는 의약품 관리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려다보니 범위와 수준을 결정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차 간담회 당시 유연채 서울·경인고압가스조합 이사장은 “식약처가 마련한 가이던스는 의약품관리에 엄격한 유럽 기준을 그대로 도입했기에 완벽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라며 “우리가 모인 이유는 업계 현실이 반영된 합리적인 절충안을 마련해 식약처에 제시하는 것”이라고 간담회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가이던스 내용의 불합리한 내용을 지적해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의료용가스 제조현장의 현실을 감안한 절충안을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는 당위의 논리를 강조한 것이다.
 
간담회가 진행되면서 좀 더 세부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1차 간담회 당시 가이던스 내용을 나눠 고압가스연합회 지역별로 발표를 예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렷한 해법이 제시되지는 못했다.
 
특히 밸리데이션을 어떤 수준으로 할 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로 대두됐다. 송길섭 대덕가스 차장은 “가이던스에 언급된 용어들이 업계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있어 용어 재정립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하면서 “문제는 밸리데이션을 어떤 방식으로 증명할지 여부로 업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외부 컨설팅을 의뢰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서 김성수 단일시스켐 상무는 “업계에서 자체적인 밸리데이션 검증이 가능한 곳이 몇 업체가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특히 액메이커사와 액을 받아 가스를 제조하는 충전업계의 여건이 상이한만큼 공통된 기준안을 마련하기 보다는 충전업계 현실에 맞는 기준안을 마련해 식약처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GMP의 핵심은 밸리데이션으로 모아진 가운데 공정에 따른 품질 및 안정·안전성을 검증하는 합리적인 업체별 벨리데이션 방안 마련이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 고압가스충전업계가 7월부터 시행되는 의료용가스 GMP기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1차 업계 간담회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회의에 임하는 모습.
 
◆밸리데이션이 뭐길래...
밸리데이션(Validation)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해석하면 ‘입증’을 의미한다. 앞서 GMP기준을 받아들인 의약업계에서는 ‘원료부터 제조까지 모든 단계·형태의 생산공정에 대한 안정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증명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검증작업이자 문서화작업을 포괄한다.
 
국내 의약업계도 2008년부터 도입된 GMP기준 시행 초기 많은 혼란을 겪었다. 2년 뒤인 2010년에는 업계에서 제기한 질의를 모아 180여쪽에 달하는 ‘질의·응답집’을 식약처에서 발간해 배포할 정도였다.
 
관련내용을 살펴보면 핵심은 밸리데이션의 비중이 가장 컸다. 질의·응답집의 절반이 밸리데이션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GMP는 밸리데이션으로 시작해 밸리데이션으로 끝난다’라는 말이 제약업계에서 나돌 정도였다. 이러한 고충은 예를 들면 쉽게 이해된다.
 
약품을 생산하는 라인에서 A라는 약품 생산이 끝나고 B약품을 제조 시 이전 공정의 잔류물 등으로 인한 영향이 다음 공정에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야만 한다. 장비는 물론, 공정, 세척 등 관련된 모든 부분의 밸리데이션을 실시해 약품의 안정·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증명하는 식이다. 이러한 밸리데이션은 제조공정뿐만 아니라 원료교체, 장비교체, 시설 재가동 시에도 실시해 안정성을 확인받아야 한다.
 
제도도입 초기 제약업계 역시 엄격해진 관리수준에 맞춰 인력, 장비, 시스템을 어떤 수준·방식으로 가져가야 밸리데이션을 해결할지가 관건인셈이었다. 결국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밸리데이션협회라는 조직까지 만들어져 현재 관련 자격증시험과 인력의 교육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식약처 협의, 논리로 무장해야
충전업계는 2차 간담회에서 제시된 수정내용을 20일까지 취합 후 28일 최종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의견이 모아진 수정안 마련이 최종 목표다. 이후 6월 중 식약처와 만나 안을 전달하고 최종 GMP 가이던스를 조율하겠다는 계획이다. 7월부터 시행하는 시점을 고려할 때 매우 촉박한 일정이 아닐 수 없다.
 
충전업계의 입장에서 향후 식약처와의 가이던스 내용 조율 시 장점과 단점이 확연히 존재한다. 우선 식약처가 열린정책을 제시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지난 3월 간담회 당시 식약처는 “현재 제시된 가이던스는 선언적 규정인만큼 (업계에서) 새로운 수정안 제안 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가 모든 환경을 고려해 가이던스를 마련한 것이 아니라 선진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여 발표된 것이여서 충분히 재고할 여지가 있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새롭게 마련된 GMP기준을 적용할 대다수 업체가 영세한 충전업계라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 크게 보이는 경우다.
 
액화가스를 공급하는 5~6군데의 제조사는 그나마 시설투자 및 인력투입에 있어 자유롭지만 이들 업체에서 액을 받아 의료용가스를 제조, 납품하는 충전업계 대부분은 연간 수십에서 백억원대 매출에 그치는 중소기업이다. 시설 재투자와 인력 재배치, 충원 등 제조·공급시스템의 단기간 재정비는 사실상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신규기준과 현실을 잘 버무린 수정안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업계 현실을 반영해 적용가능한 세부내용만을 취사선택 후 수정안을 내놓자는 일부 업체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협상을 어렵게 해 운신의 폭이 줄어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업계 간담회를 주도한 유연채 서울·경인조합 이사장의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유 이사장은 “우리 현실에 맞춰 이것저것 빼고 협의에 나서면 식약처의 입장에서는 재고할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라며 “현 가이던스의 수정안을 마련하면서 합리적인 보완·수정 필요 논리를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당 언어로 번역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