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원 로맥스테크놀로지 InSight 아시아 기술총괄
[투데이에너지] 풍력발전단지의 ROI(투자수익률)는 90% 이상의 가동률(Availability)을 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의 유럽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들을 분석한 결과 70%에서 많게는 60% 수준까지 가동률이 감소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동률의 감소는 풍력발전단지의 심각한 수익률 저하를 가져오게 되며 산정된 ROI를 보증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즉 풍력발전단지를 어떻게 관리·운영하는지가 사업자의 투자수익을 좌우하는 것이다.

사업계획단계에서 풍력발전프로젝트 투자와 관련된 많은 부분들이 검토된다. 그러나 운영상 발생 가능한 리스크들은 프로젝트의 성공에 커다란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풍력발전의 경우 이와 같은 리스크의 영향이 큰데 특히 해상풍력발전은 상대적으로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고 자연환경 및 기술적 어려움과 같은 위험요소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풍력발전단지를 운영 및 관리하는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위험요인과 그 영향을 알아보고 실제 유럽 풍력발전단지의 운영실태와 개선사례를 통해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풍력발전단지 투자수익, O&M에 달려

풍력발전단지 O&M이란 풍력발전단지를 운영 및 유지보수하는 활동으로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점검, 경상정비에서부터 보다 세밀한 상태파악을 위한 정밀진단, 그리고 중대고장 발생 시 수리 또는 교체까지 안정적인 단지운영과 최대의 발전효율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모든 행위를 총칭한다.

풍력발전단지의 안정적 운영은 이러한 모든 활동이 복합돼 이뤄지는 것으로 풍력발전기의 수명주기별 적절한 유지보수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풍력발전단지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저해하는 최대 요인으로는 ‘풍력발전기의 중고장(Major failure)’이 있다. 이는 증속기(Gearbox), 발전기(Generator), 허브(Hub), 메인베어링(Main bearing) 및 블레이드(Blade)와 같은 풍력발전기의 드라이브 트레인 및 주요 부분을 구성하는 메인컴포넌트(Main component)의 고장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고장 부품을 교체 또는 수리하는 경우 해당부품을 조달해 오기까지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며 크레인, 선박 및 인력사용으로 인한 상당한 비용이 초래된다. 수리 또는 교체로 인한 가동정지시간(Downtime)은 풍력발전단지의 발전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고장 발생 시 풍력발전사업자는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제작사의 하자보증기간(Warranty period)이 여러 해 경과된 풍력발전단지의 경우 기계의 노후화 및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갑작스러운 중고장이 발생할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실제로 풍력발전단지의 O&M 비용에서 정기 유지보수는 약 25% 정도를 차지하는 반면 중고장 복구비용은 약 75%를 차지하고 있어 중고장으로 인한 풍력발전단지의 운영손실이 막대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고장에 의한 풍력발전단지의 운영손실도 발전기의 운영년수에 따라 늘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운영손실은 발전기의 이용률이 높을 수록 더욱 빠르게 나타난다.

이와 같은 중고장의 위험성은 유럽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실제 측정된 변화하는 가동률 추이를 통해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가동률이란 설비운영의 효율성을 뜻하는 것으로 일정기간 동안의 최대 생산능력대비 실제 가동된 설비의 비율을 의미한다.

육상풍력발전단지 가동률의 경우 약 95% 혹은 그 이상의 수치를 나타내는 것이 보통이며 해상풍력발전단지의 경우 목표수익을 위한 가동률이 90% 이상으로 설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중고장 발생여부에 따라 가동률이 60%대까지 떨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에는 가동률이 높게, 비교적 바람이 적은 여름에는 가동률이 낮게 나타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측정시 반대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가동률의 변동은 풍력발전단지의 ROI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과적으로 중고장에 의한 유지보수비용의 증가와 운영손실이 사업운영 시의 가장 큰 리스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고려해 발전사들은 풍력발전기 제작사와 보다 장기적인 유지보수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다.

기존 풍력발전기 제작사들의 하자보증기간이 2~3년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3~5년, 길게는 7년까지 기간이 연장되는 추세이다. 또한 유지보수 서비스 계약의 의무사항으로 가동률에 대한 보증이 있는데 보증된 가동률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발전사는 풍력발전기 제작사에 이로 인한 페널티(Penalty)를 부과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페널티에는 보상의 최대한도가 설정돼 있다. 이에 중고장 발생시의 건당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발전손실과 수리비용 등 사업주 또는 투자자의 손실이 모두 충당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발전사들이 장기간의 유지보수계약을 제작사와 맺을 경우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뿐만 아니라 풍력발전단지의 운영과 관련된 기술습득에 매진하지 않음으로써 지속적인 의존과 종속이 불가피하게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으로 유럽에서는 발전사가 전적으로 제작사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유지보수에 참여하는 범위를 확대한  하이브리드 또는 Hands-on 유지보수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즉 발전사의 입장에서 어떠한 O&M 전략을 택하는지가 풍력발전단지의 투자수익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유럽 해상풍력단지 리스크 개선사례

갑작스러운 중고장으로 인한 예정되지 않은 유지보수비용의 발생은 풍력발전단지의 O&M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계획된 유지보수와 메인컴포넌트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로써 중고장을 예측하고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영국의 Scroby Sand 해상풍력발전단지는 2004년 3월에 건설돼 현재 Vestas V80 기종(2MW)의 풍력발전기 30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0년 풍력발전기 제작사의 하자보증기간이 종료됐다.

Scroby Sand 풍력발전단지는 풍력발전기의 가동 이후 계속된 중대고장으로 인해 비용·시간면에서 큰 손실이 있었다. 초기 3년간 발생한 중고장을 복구하기 위해 1,500번의 방문이 있었고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135억원의 추가적 유지보수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중고장 발생으로 인한 발전수익 손실은 약 27억원에 이르렀다. 갑작스러운 기어박스 고장 시의 대당 교체비용은 해상크레인 동원비용을 포함할 때 약 18억원 정도로 책정됐다. 

특히 가동정지시간(Downtime)으로 인한 발전손실을 줄이기 위해 Scroby Sand 해상풍력발전단지는 예방적 유지보수를 통해 관리됐다.

예방적 유지보수시행 이후 중고장 발생으로 인한 풍력발전기의 가동정지시간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약 2,500시간에 해당하는 발전손실이 예방적 유지보수에 의해 개선됐다.

또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중고장 건당 약 2억2,000만원에 상당하는 발전량의 증가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Scroby Sand 해상풍력발전단지 뿐만 아니라 육상을 포함한 대규모 단지의 경우에 적용된다.

■중고장 리스크 감소 방안

고장 발생 후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유지보수는 기존의 풍력발전사업자들이 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는 전형적인 방법이었으나 현장에서 쉽게 수리가 가능한 여타의 부품을 제외한 메인컴포넌트의 경우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예방적 유지보수는 정기적인 발전기의 상태진단을 통해 풍력발전기의 중고장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발전량이 적은 기간에 수리 또는 교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크레인과 관련부품들을 구비 및 적절한 시기에 조달할 수 있다.

이러한 유지보수계획을 통해 바람이 적게 부는 시기에 대부분의 유지보수활동을 진행함으로써 바람이 많이 부는 시기의 가동률을 극대화 및 풍력발전단지의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운영방식은 가동정지시간과 유지보수비용을 감소시키며 발전손실을 최소화한다. 이는 풍력발전사업자가 풍력발전단지를 안정적으로 운영 및 중고장 리스크를 감소시키기 위해 사전적 유지보수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해 준다.

풍력발전단지의 운영 및 유지보수는 풍력사업시 고려해야 할 주요 리스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대부분의 국내 풍력발전단지들은 해당 리스크의 관리 필요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태이다.

풍력발전 유지보수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풍력발전기 제작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닌 상호협력을 통해 상기와 같은 예방적 유지보수를 계획 및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풍력발전사업 공통의 목표인 높은 안정성과 낮은 유지보수비용, 최대의 발전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고장의 집중적 관리가 필수적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프로젝트의 성공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풍력발전기의 운영년수가 늘어갈수록 중고장은 더욱 철저히 관리돼야 하며 이는 정밀진단과 자재준비 및 중고장 예방정비활동으로 이뤄진 예방적 유지보수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또한 중고장 예방을 위한 유지보수계획은 프로젝트투자 및 계획단계에서부터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후적 대응이 아닌 정확한 진단에 의한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풍력발전단지의 투자를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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