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호 영남대학교 산학협력단장
[투데이에너지] 최근 태양광산업과 관련한 비즈니스 컨퍼런스나 정책 워크숍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신조어는 ‘글로벌 태양광 2.0 시대’인 것 같다.

글로벌 태양광 1.0시대가 보조금 정책에 의한 정부의 태양광산업 중점 육성, 산업투자 활성화에 따른 세계 태양광산업이 본격적인 활황기 진입, 공급과잉에 따른 태양광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가격 급락과 이에 따른 태양광산업 구조조정 및 재편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 글로벌 태양광 2.0시대는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이 없는 자유시장경제 하에서도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시대를 의미한다고 하겠다.

유럽에서는 이미 태양광 그리드패러티에 도달한 나라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독일은 누적 설치량이 38.2GW, 자국의 전체 전력소비의 7%를 차지하는 시장이 됐으며 품질 수준은 점점 더 높아지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국가다.

이탈리아는 자국의 전력소비량의 7.9%를 태양광발전이 담당하고 있고 최근 두바이에서 낙찰된 대형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의 최종 가격은 한화로 70원/kWh로서 우리나라의 평균 전력생산 원가에 근접해가는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태양광 2.0시대는 미래예측이 아닌 현실로 신속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제 태양광산업은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보조금이 없는 시장에서 어떻게 확산시킬지에 해법을 찾아야 하며 가장 중요한 도전적 과제는 파이낸싱 기법과 생산전력의 변동성 해소과제다.

EU는 그리드패리티에 이른 EU 6개 국가와 터키를 대상으로 태양광 파이낸싱 프로젝트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할 예정으로 있다. 견고한 파이낸싱 기법을 연구함으로써 태양광 투자 관련 리스크를 완화시키겠다는 시도인 것이다.

또한 태양광 전력의 변동성 문제에 대해 전력계통을 관리하는 유틸리티 기업에 미룰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있게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하며 변동성을 완화하는 옵션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할 것이다.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프로슈머들에 대한 인정제도의 확립과 더불어 반드시 풀어야 할 중차대한 과제들이라 하겠다. 

태양광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되면 결국 그리드패리티와 제너레이션패리티를 각각 만나게 될 것이고 각 포인트에서 확산되는 비즈니스의 유형은 다를 것이다.

그리드패리티는 소매가와 경쟁하면 되지만 제너레이션패리티는 발전원가와 경쟁해야 하며 배전에 대한 비용을 재생에너지가 같이 분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드패리티의 비즈니스모델이 자가소비, 넷미터링, PPA 우선 계약이라면 제너레이션패리티는 유틸리티 PPA, PV 하이브리드 미니그리드, 미니 PV, Virtual Power Plant 등의 형태가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에너지저장장치의 중요성도 크게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듯 국제사회는 발 빠르게 글로벌 태양광 2.0시대를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저비용 개발우선의 단순 논리에 사로잡혀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기회를 스스로 상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하겠다.

오는 12월 파리에서 개최될 21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는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가 확산되고 제2의 반도체·조선 산업인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육성되기 위해서는 삶의 질을 보다 중요시하고 이를 위해 다소간의 희생을 수용하는 시민의식과 이를 근간으로 한 정책당국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는 글로벌 태양광 2.0시대를 전략적으로 준비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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