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우리나라의 가스산업 위상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달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가스연맹(IGU) 연차총회에서 IGU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대표는 “IGU 차기 회장의 중책을 맡게 된 만큼 천연가스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SK E&S 등 국내 민간기업과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도착지 제한 규정 개선 등 가스 소비국 위주의 아젠다를 발굴, 제안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IGU 부회장 취임과 함께 2018년부터 3년 임기의 IGU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IGU가 가스분야 최대 국제기구인 만큼 이번 송 대표의 IGU 차기 회장 선임은 우리나라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전 세계 가스시장의 최신 정보를 한발 앞서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송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전 세계 가스산업의 차기수장으로서 국내외 가스업계의 관심이 그에게 쏠리는 이유다.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소감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IGU 회장을 맡게 됐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세계 가스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당장 IGU가 안고 있는 현안들도 챙겨야 하고 대구에서 개최되는 ‘2021년 세계가스총회(WGC 2021)’의 성공적인 개최도 신경써야 한다.

무엇보다 임기동안 가스산업이 미래에도 각광받는 에너지원이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싶다. 현재 기후변화에 따른 이산화탄소 문제와 원전의 안전성 문제로 인해 천연가스만큼 좋은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가스가 환경과 안전, 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에너지라는 것을 적극 알리겠다.

△한국의 차기 회장국 진출 의의는

IGU는 가스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31년 창설된 국제기구다. 현재 91개국 14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고 회원국의 가스거래량이 전 세계 가스거래량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3번의 도전 끝에 대구에 세계가스총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고 IGU 의장국이 됐다. 우리나라 가스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발언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IGU 의장국으로서 아젠다 선점 등을 통해 국제 협력의 중심에 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IGU는 3년마다 세계가스총회(WGC)를 개최하고 있다. WGC는 전세계 90여개국, 6,000여명이 참석하는 가스산업계 최대행사다. WGC는 Gastech, LNG Conference와 함께 세계 3대 가스산업행사 중 하나이며 그 규모와 정통성을 인정받아 ‘가스산업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이 회의에는 각국 정부의 에너지장관, 업계 CEO, 관련 전문가 등이 참가해 기조연설과 세션발표를 하고 전시회와 산업시찰, 사교행사 등도 병행 개최된다.

당연히 WGC를 개최하는 IGU의 위상은 클 수밖에 없다. IGU가 WGC 행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뿐 아니라 세계 가스산업의 트렌드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이번 회장국 진출로 우리나라는 가스 관련 세계 동향 파악을 통해 고급정보를 한발 앞서 접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WGC를 우리나라가 개최함으로써 국내외기업 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내기업 이미지 제고는 물론 기업들의 우수한 기술이 해외로 수출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임기 중 중점적으로 다룰 현안은

앞으로 가스 르네상스 시대가 열릴 것이다. 차기 회장으로서 가스 소비국인 우리나라 가스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SK E&S, GS칼텍스, 포스코에너지 등의 국내 기업들과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가스산업 위상 제고와 경쟁력 향상 방안을 모색하겠다. 그동안 세계 가스시장은 생산국 위주였다. 민간협의체를 통해 해외 가스 개발·도입, 트레이딩 등의 애로사항과 여러 의견들을 듣고 산업부와 한국가스공사와도 잘 협의해 의장국 권한으로서 도착지 제한 규정 완화, 아시안 프리미엄 개선 등 가스 소비국 위주의 아젠다를 설정하고 이슈화 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물론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도 긴밀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IGU 산하에는 있는 13개 분과에 국내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분과에서 다루는 다양한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 

IGU의 화두는 천연가스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다. 세계은행,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전 세계의 천연가스 미공급 국가와 저개발 국가에 천연가스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서 천연가스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 

WGC 2021 성공개최에도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되는 최대 가스행사인 만큼 준비할 것도 많다. 행사 성공을 위해서는 각국의 가스 관련 전문가, 기업인에게 세계 가스현황을 소개하고 신기술 및 신성장산업도 발굴해야 한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가스산업 경쟁력 향상에 일조하겠다.

△세계가스총회에서 가스전략에 대해 발표했는데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6차 세계가스총회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세션에 아시아 대표 패널로 참석해 ‘가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탐사·생산 관점에서의 ‘오일 & 가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앞으로는 미래지향적이고 환경·마케팅 차원에서 ‘가스 & 신재생에너지’로 불러야 할 것이다. 천연가스가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며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번 세계가스총회 기간 중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의 미팅에서 IEA 사무총장도 나의 이러한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천연가스는 남자, 신재생에너지는 여자로 표현했다. 천연가스는 신뢰성 있고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 신재생에너지는 변덕이 심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또 ‘가스 & 신재생에너지’를 ‘이성적인 결혼’으로 표현했다.

미래에너지원인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천연가스라는 얘기다.

‘가스 & 신재생에너지’로 가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만 아전인수격으로 천연가스만 내세우면 안 된다는 것이 IEA 사무총장의 조언이었다. 천연가스도 어차피 석유연료이기 때문이다. 청정성만 내세우지 말고 가스의 경쟁력과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많은 전문가들이 5∼10년 후 가스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가스의 르네상스가 열린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IGU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전세계의 가스 관련 국가와 기업들의 정보가 모이는 WGC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도 WGC를 통해 세계 가스산업의 흐름을 파악하고 우리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현실적인 대안은 틈새시장을 발굴하며 아직 가스 보급이 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의 개발사업 참여 및 가스관련 기술 수출 등이 있다.  

정부와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다가올 WGC를 가스산업 경쟁력 제고의 디딤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