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엇이 진정한 캠핑장 안전규제인가?
[기고] 무엇이 진정한 캠핑장 안전규제인가?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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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유형별 전기·가스 사용 다양화 방안 고려해야”

▲ 박종규 그린콤포지트 상무이사
[투데이에너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속담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음식을 통한 나눔과 소통의 의미를 중시해 왔다.

이러한 음식문화를 기반으로 독특한 민족의 맛과 멋을 지니게 됐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아무리 화려한 잔치라도 먹는 것이 부실하면 평가가 달라지므로 매사에 먹는 것부터 잘 준비해야 하는 것이 한국인의 일반적인 정서로 뿌리내려져 있다.

이러한 민족의 정서는 야외활동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캠핑을 하기 위해 먹는 것이라기보다 먹기 위해 캠핑하는 것으로 보이기 쉽상이다.

캠핑장에서 음식을 위해 보내는 시간은 가히 절대적이다.

한국인에게 음식을 먹고 나누는 것은 건강 이상의 의미를 지닌 문화로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17일 국민안전처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야영장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캠핑장에서 사실상 전기와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사항이 발표되자 국민적 정서를 반하는 탁상공론으로 치부하며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다.

일단 이와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면 캠핑장에서 음식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캠핑장이 유일하게 취사가 가능한 공공장소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쩌면 불 보듯 당연한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안전이라는 가치를 내세우는 정부의 카드가 국민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강화도 글램핑장 화재사건 이후 발표된 시점 역시 관련부처가 사전에 장기적인 방안 연구와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 말하고 있지만 즉흥적 위기대처론 정도로 폄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공공장소에서의 안전과 환경 위기론을 이유로 규제사항을 발표한 것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 않다.

국내에서 캠핑이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을 살펴보면 캠핑장 안전강화라는 법개정이 이제야 거론된다는 것도 무색하리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27년 7월 종로중앙기독교 청년체육회의 하계 활동이 야영이라는 용어 등장과 함께 언론에 처음 소개됐으며 다소 의아스럽지만 일제 감정기 시대에도 캠핑을 언론에서 종종 다뤘다.

캠핑이라는 것이 결코 국민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여가생활의 필요성이 대두돼  근래에 등장한 여가유형이 아니라는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90년 가까이 국민여가문화로 성장 발전해 온 캠핑을 거시적인 면에서 바라보고 한국 국민의 정서와 특성에 맞도록 관련정책도 제정돼야 할 것이다.

6.25동란 이후 캠핑은 1960년대 산악회가 활발히 조직되면서 등산을 겸한 야영활동으로 수요가 점차 급증하게 됐다. 1973년 3월 당시의 관할기관인 치안국이 산불방지를 위해 취사도구를 가지고 입산을 금지하는 법령을 발표했다.

그러나 산불이 두려워 등산용 버너의 휴대를 금지한다는 것은 지나친 조치라는 산악협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곧바로 철회되기도 했다.

산불의 원인은 대개 담뱃불이나 캠프파이어 등에서 오는 것이므로 등산객들에게 화재에 대한 계몽을 철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며 이같은 강경한 조치는 자유로운 등산을 막는 일로써 다시 고려돼야 한다는 계도 논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서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자 오토캠핑 용어와 함께 가족단위 캠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야외활동의 급성장은 넘치는 쓰레기와 오폐수 발생으로 인해 심각한 자연훼손 문제를 초래했고 자연보호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그 결과 199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산과 강, 바다에서 취사가 전면 금지되는 것이 법으로 규제되기 시작했다. 1990년 1월1일부터 국립공원 내에서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취사가 가능하도록 해 본격적인 행락질서규제가 등장하게 되고 국립공원이 2~3년간 출입이 통제되는  자연휴식년제도가  도입됐다. 

1990년 11월15일부터 국립공원 내 취사야영이 금지된 후 이듬해인 1991년 1월1일부터 전국 모든 산에서 취사 행위가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당시 400만명에 이르는 산악인들의 반발도 있었으나 내무부는 각 시도별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과 산림공무원, 일반직 공무원 등으로 편성된 전국 1,065개반 1만5,794명에 이르는 ‘취사금지합동계도단속반’까지  만들어 단속하게 됐다.

단속 초기에는 단속반을 피해 취사도구를 숨기고 도망가는 진풍경까지 등장했으나 여름철 급증하는 행락객들의 무분별한 행위는 단속돼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어느 정도 국민적 호응을 얻었으나 한국인의 식도락을 충족하지 못한 정책은 난개발 등 사회적 문제를 부추기는 결과도 초래했다.

1992년 건설부가 일부 하천 출입금지 조항이 발표되면서 상수원 보호구역 안에서 자동차 세차, 야영, 행락, 야영 취사 행위 적발 시 2년징역형이라는 강도 높은 규제도 등장하게 됐다.

취사금지법으로 도시락을 준비해 산행과 야외로 나가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패스트푸드의 급성장과 음식프랜차이즈의 폭발적인 증가로 한국인의 음식문화에 큰 변화기를 맞이하게 됐다.

기다리고 나누며 소통하는 우리 고유의 소박한 음식문화가 사라지고 즉흥적이고 편리를 추구하는 서구식 음식문화로 바뀐 것이다.

이는 그 특성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우리 사회 체질과 체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 과정을 살펴보면서 만약 처음부터 환경보호의 측면보다 문화의 변형이 더 큰 가치의 손실로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을 가졌더라면 더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계몽활동과 제도 정착이 자리 잡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한 이번 정부의 캠핑장 규제사항의 방향성도 시작단계부터 많이 달라졌으리라고 본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환경 친화적인 청정연료로서 LPG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캠핑장 정기 화기 가스 사용에 대한 입법 예고안의 경우만 보더라도 LPG가 에코가스로서 활용가치가 많은 선진국들의 인식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우리 정부의 시책이라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안전규제의 관점이 문화의 측면에서 건전한 여가 활동 활성화에 기여하고 안전과 환경을 그 배경에서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돼야한다.

가령 모든 캠핑장을 획일적인 안전규정으로 제한하기보다 자연친화적 캠핑, 가족체험형 캠핑, 초보 캠핑 등 특성별 심사제도를 도입해 캠핑문화유형에 따라 전기와 가스의 사용 허용 기준을 달리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캠핑장에서의 기본적인 욕구충족과 환경을 제공하면서 안전과 환경보존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캠핑장의 특성별 차별화도 가능해 캠핑장 심사제도 도입의 취지와도 부합되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비를 꼼꼼히 챙기고 가족과 함께 캠핑장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이들이야말로 해외여행을 자제하자는 여론이 일고 자체적으로 국내휴가를 권장하는 캠페인이 늘고 있는 이 시대의 모범시민이자 헌신적인 교육의 실천자가 아닐까 싶다. 최소한 그러한 평가에 도달하도록 국민적 논란을 계기로 체질적 개선의 정책방향과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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