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동일 법안전융합연구소 소장
[인터뷰] 권동일 법안전융합연구소 소장
  • 박상우 기자
  • 승인 2015.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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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공학은 안전예방의 나침반이 될 것”

▲ 권동일 법안전융합연구소 소장
[투데이에너지 박상우 기자]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안전사고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사고원인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어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예방대책을 세우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유럽 등은 사고원인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각적으로 분석·진단해 법원감정이나 관련정책에 자문을 해줄 수 있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관련된 연구소와 사설기업 등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도 경제성장에 따라 복잡해지고 수시로 변하는 다양한 유형의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국내 최초로 관련된 연구를 하는 법안전융합연구소가 설립됐다. 권동일 연구소 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법공학을 통한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현재와 미래를 알아보고자 한다.


△법안전융합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이 연구소는 안전사회 구축을 위해 법학·공학·사회학에 걸쳐 융합연구를 수행하고 각종 재난 및 안전사고에 대해 공학적, 기술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는 곳이다.

현재 연구소는 3가지분야를 연구한다. 정책연구부에서는 사고예방을 위한 제도개선과 안전관련 학술연구를 하고 있으며 ‘안전사고 원인해석 및 예방을 위한 법공학 연구기반 구축’, ‘유비쿼터스형 국민 중심 안전망 구축’ 등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해 정책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진단감정부에서는 감정 유형별 전문가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고해석 기술컨설팅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안전사고 진단을 위한 최적화된 전문 인력을 구성 및 지원하고 맞춤형 사고예방 컨설팅을 수행해 신뢰성 있는 법원감정 분석체계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지원부는 인력양성과 법공학 소양 증진을 위한 활동을 펼쳐 안전관리 인력양성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공하는 등 대상별 특화교육을 통해 법안전공학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자문기관인 한국법공학연구회를 두고 법공학적인 기반을 통해 사고의 사후대응 및 사전예방을 위한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고원인 규명기술개발, 안전 관련 정책 제·개정 및 법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법안전융합연구소가 설립된 계기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경제의 변화에 따라 재난안전사고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규모도 대형화·복잡화·다양화돼 재난안전사고로 인한 각종 위험들이 양적, 질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다변화된 재난안전사고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이 필요하고 특히 정부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민간주축의 종합안전연구소와의 협력이 필요했다.

그런 와중에 2010년 천안함 사건 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사고를 조사하면서 공학적 조사기법을 통해 정확한 원인과 책임소재를 판단할 수 있는 법공학을 알게 되면서 이를 안전사고를 해석하고 평가하는 법공학을 국내에 정착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2011년에 법공학연구회를 만들었다.

2013년에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안전이 화두가 되면서 관리차원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을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해 새로운 먹거리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2013년에 행정안전부 산하로 국내 최초 법공학 기반의 민간 종합안전연구소로 설립된 것이다.

△법안전공학은 다소 생소한데 무엇인가

법공학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해 공학적인 해석으로 원인을 규명해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그 외 안전사고 교육 등을 통해 사고 예방을 가능케 하는 학문이다.

그 범위는 공학적 기반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자연재난사고 및 인적·사회적 안전사고까지 다양하고 손상물리학, 재료강도학, 기계구조학 등 전반적인 공학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법공학과 관련된 다양한 기관이 있다. 비영리 목적의 학술진흥과 법공학 인력양성, 사건사고감정을 하는 미국의 ‘국립법공학아카데미(NAFE)’와 유럽의 ‘유럽 법과학아카데미(EAFS)’가 있다.

특히 미국은 법공학과 관련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에게 정보와 윤리규범 기준을 제시하는 ‘법공학·법과학자협회(SFES)’가 있다.

또한 사건사고현장의 증거조사 및 증거물의 분석, 법정 전문가 증언을 수행하는 ‘법과학 연구소(NFI)’와 법적수사적 문제에 대한 과학적 지식 제공 및 범죄현장전문가 등을 위한 교육과정을 수행하는 ‘프랑스 헌병대 과학수사연구소(IRCGN)’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에 서울대학교에서 국내 최초로 ‘법안전공학’ 관련 교양공통과목이 개설됐다.

△법안전공학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이는 다변화된 재난안전사고에 대해 더 이상 단일기관, 단일정책, 단일기술로는 대응할 수 없다.

또한 과학기술과 인문사회학 그리고 정부정책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여서 추세에 맞게 공학적 기반 위에서 모든 자연재난사고, 인적, 사회적 안전사고를 다루는 연구가 중요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안전사고에 대한 법원감정 시 필요한 법공학적 감정을 의뢰할 수 있는 기관이 있었지만 기술 또는 정책 등 한 분야만 연구하는 기관이 많아 컨설팅 결과가 쉽게 도출되지 않았다.

특히 변호사들이 결과에 따라 치명적으로 달라지는 부분이 많아 지적하기도 어려워 사고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국가 대형재난 발생 시 급하게 닥쳐서 해야 하는 일 중 정부가 할 수 없는 부분을 확보한 안전기술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하나의 분석데이터를 다각적인 시각으로 보고 진단·분석해 나온 팩트를 정부 정책에 자문을 해주는 등 국가의 안전예방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의 안전기술연구 수준은

다른나라와 비교한다면 국내 안전기술 수준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의 장점인 IT기술을 접목·응용한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안전기술은 새로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의 기술들을 안전에 쓰면 안전관리기술이 되기 때문에 안전분야에 대한 관심과 적극성을 가지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좋은 인력들이 안전기술을 연구하는데 잘 할 수 있는 체계를 정립하는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강요하듯 억지로 해라, 해라하는 것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체계를 잡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과 열정을 마음껏 펼치도록 유도해야한다.

△다양한 안전연구가 진행 중이고 관련 법과 규제들이 많지만 아직도 산업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는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는 기술적인 측면, 관리적인 측면, 교육 및 문화 측면 등 이 세가지의 삼박자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현재 안전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관리에 필요한 기술이나 예방을 위한 기술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관리에 참여하는 인력들을 위한 교육과 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기업의 안전관리 총책임자인 경영자가 안전에 대한 투자와 안전관리 실무자들과의 소통이 없어 안전관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업경영자에게 안전경영을 위해 3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경영자가 관심(Care)을 가지고 안전관리를 기업의 가치로 선언할 때 구성원의 협조와 자발적 실천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는 원활한 협조와 실천이 이뤄지도록 현장과의 소통(Communication)이 필요하다. 경영자와 현장, 관리자와 현장, 현장과 현장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면 안전사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효율적 관리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일관성(Consistency)을 가지고 안전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기업 구성원들에게 신뢰감을 줘야지 상황에 따라 왔다갔다해 지침을 깨뜨리면 안된다.

이처럼 기업경영자가 안전관리 총책임자처럼 관심도를 높이고 돈만으로 해결하지 말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안전과 직원들 간의 신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 안전관리는 자동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부가 대기업 등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 강도 높은 처벌 없이 쉽게 넘어가는 측면이 있어 기업들이 안전투자는 그때뿐이고 또 다시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이 안전관리에 시간과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사고 수습 비용보다 낫다는 인식을 주고 확고한 안전관리가 회사가 살아나는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 2010년 멕시코만 원유유출사고의 기업이었던 영국의 석유회사 BP에게 미국 사법당국이 189억달러(한화 약 21조원)를 배상하게 한 것처럼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더 어렵게 해 안전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사고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위해 사전에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지난 2009년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비행기 불시착사고의 당시 기장이 국회에서 아무런 피해없이 비상착륙을 한 이유를 사전에 수많은 훈련을 통해 돌발상황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증언한 것처럼 사고대응에 대한 분명한 체계를 잡도록 사전에 교육과 훈련을 하는 문화정착에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중요한 것은 연구소가 발전하면서 연구소에게 컨설팅 및 교육을 받는 대상자들에게 신뢰가 쌓일 수 있도록 전문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특수계층에게만 사고예방 컨설팅 및 교육지원활동을 수행하고 있지만 점차 일반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안전관련 컨설팅 및 교육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소는 공공안전을 위한 민간차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안전분야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읽고 사고예방 및 사후관리를 위한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싱크탱크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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