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문 한국가스안전공사 기획관리이사
[투데이에너지] 바둑 용어 중 포석(布石)은 ‘바둑에서 중반전의 싸움이나 집 차지에 유리하도록 초반에 돌을 벌여 놓는 일’을 의미한다. 앞날을 위해 미리 손을 써 준비한다는 뜻과 함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단계를 설명하는 말로도 쓰인다.

그런 의미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제대로 된 포석, ‘제1차 가스안전관리 기본계획’이 올해부터 적극 추진되고 있는 것을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정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는 국민안전 확보와 산업여건, 기술변화 등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예방중심의 체계적인 가스안전관리 기본계획을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근거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추진하고 있다. 

기본계획에는 △도심지 지하매설 도시가스배관과 독성가스 시설 △노후화된 대형 산업가스시설 등 위험·취약시설의 선제적 예방관리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복지망 구축과 국민생활 밀착형 안전관리 등 국민과 중소업체 체감형 안전대책 △신속한 대응을 위한 안전자원 통합관리 등 현장중심의 긴급대응시스템 구축 △법령체계 선진화 및 안전관리기반 등 안전관리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 등 4대 추진전략, 62개 세부실행과제가 담겨있다.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6월 말 기준으로 62개 과제 중 2개 과제가 조기 완료됐고 나머지 60개 과제도 정상 추진되는 등 가스안전관리 종합 마스터플랜인 가스안전관리 기본계획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이 대내외의 평가다.

이 계획이 남은 기간 내내 정부와 공사, 기업과 국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 속에 정상 추진된다면 국민이 신뢰하는 가스시설 안전확보가 가능하고 나아가 튼튼한 가스안전을 바탕으로 한 국민행복 실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의 안전관리는 대형사고 발생 후 후속 조치 격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높았다. 1995년 대구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사고 후에야 비로소 가스3법(고압가스안전관리법, 도시가스사업법,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안전관리 체계가 강화되고 가스안전공사 인력이 2배로 늘어났던 것이 주요 사례다.

또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 비중이 높았던 문제도 있다. 최근 10년간 사용자·공급자 취급부주의사고와 시설미비 사고가 전체 가스사고의 47%을 차지하고 있다.

각종 안전대책이 추진되더라도 국민과 함께하는 안전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고예방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가스안전관리 기본계획에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먼저 도심지내 오랜 사용으로 사고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는 고압 도시가스배관의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추진하고 시설이 노후화된 산업용 가스시설에 대한 정밀안전검진을 확대하는 등 사전에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예방대책이 다수 포함돼 있다.

더불어 캠핑카와 캠핑용품의 가스시설에 대한 종합적 안전관리가 유관부처 협업으로 추진되고 전통시장과 포장마차 등 이동형 LPG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가 강화되는 등 국민들이 몸소 느낄 수 있는 대책들이 있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안전문화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바둑에는 묘수(妙手)가 있다. 그러나 안전에 있어서 묘수란 없다. 오로지 기본 매뉴얼에 따라 생활 속에서 안전을 명심하고 안전을 실천하는 정수(正手)만이 있을 뿐이다.

정부와 공사, 기업과 국민 모두가 안전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이번 기본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우리나라가 일본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우뚝 선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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