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L공사 본사 전경.

[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가 지난달 22일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SL공사는 서울, 경기, 인천 세지역의 쓰레기매립을 책임지는 공기업이다. 2,600만 시민이 배출하는 생활·건설·사업장 폐기물이 하루 평균 약 1만3,400톤(2013년 5월 기준) 반입돼 매립되고 있다.

예상 총 매립용량은 2억2,800만톤이다. 매립되는 전체 쓰레기 양 가운데 서울시가 44%, 경기도가 39%, 인천시가 17%를 차지하고 있다.

SL공사는 그동안 매립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취중 해왔다. 그 결과 이를 해결키 위한 사업구상 등 관련 기술개발에 심려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매립지의 포화상태와 환경오염 등 부수적인 문제점에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 매립지 포화에 따른 관련 기관들의 이해관계 대립이 그것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4자 협의체를 구성을 제의했다. 이후 인천, 서울, 경기, 환경부 등 4자 협의체는 서울, 경기도가 대체매립장을 조성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뒀다. 이에 대해 SL공사, 시민단체 등이 서로의 입장을 표명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 연구사업 성과

현재 SL공사는 단순 매립지 등 시설 관리를 넘어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SL공사는 현재까지 총 205건의 연구사업을 추진했다. 사업개발 18건, 기술개발 70건, 현황·영향조사 57건, 정책 60건 등이다.

특허, 신기술 등의 지적재산권도 꾸준히 확보하는 중이다. 청정매립지 조성 및 자원순환분양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성과 등 총 68건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해외특허는 총 12건으로 중국 8건, 베트남 1건, 인도 1건, 남아공 1건, 콜롬비아 1건 등이다. 국내특허는 매립 17건, 폐기물 자원화 15건, 침출수 8건, 환경관리 5건 등 총 45건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사업성과의 경우 향후 경제효과도 예상된다. SL공사는 바이오메탄, 고형연료, 오·폐수병합 처리 등이 비용절감 및 수입대체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대표 청정 기술

SL공사는 메탄성분을 고효율로 분리·정제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기간은 3년10개월이다.

연구비는 33억1,000만원(정부 14억7,000만원, 공사 2억원 등)이 투입됐다. 이번 분리·정제기술은 메탄성분이 약 50% 포함돼 있는 매립가스에서 메탄의 양(순도)을 95%로 증가시켜 회수율 88%를 달성할 수 있다.

SL공사는 국내 유기성폐기물의 바이오가스 자원화설비에 적용할 경우 2020년까지 연간 약 11만배럴(약 74억원)의 원유 대체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특허등록 1건, 환경신기술 인증·검증 각 1건 확보한 상태다.

건설폐기물을 이용한 에너지연료화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SL공사는 폐기물의 폐목재와 가연물을 선별·분리, 고형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실증기술도 개발했다. 연구비 68억7,000만원(정부 27억8,000만원, 민간 10억4,000만원 등)이 투입됐다.

매립지 반입폐기물 중 건설폐기물(중간처리잔재물 포함)이 약 50%정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 포함돼 있는 가연물은 약 92%, 폐목재는 약 82%까지 선별·분리할 수 있는 실증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와 관련 SL공사는 2014년 기준 수도권매립지에 동 기술을 적용, 고형연료(우드칩) 생산 시 원유수입 대체효과가 약 6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해외로부터 ‘러브콜’

아직 해외에서 수익성을 보장하는 사업 단계는 아니지만 최근 수년간 SL공사의 수도권매립지 관리, 기술 등에 각국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의 벤치마킹 사례가 그렇다. 해외 관계자가 2000년 124명에서 2014년에는 4,227명으로 약 34배 증가했다. 지난 2006년 OECD에서 발간한 ‘한국 환경성과 평가보고서’에서는 수도권매립지(단일 매립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운영관리를 국제적인 모범사례로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공사의 △친환경 첨단 매립기술 △침출수 처리기술의 운영 노하우 보유(국내특허 45건, 신기술 6건, 국외특허 9건) △UN 주관하의 온실가스 감축사업인 CDM(청정개발체제)사업 △폐기물 고형연료화(SRF) 시설 및 슬러지 자원화시설의 설치·운영 기술 등이 그 우수성을 해외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이에 SL공사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전개 중이다. 또한 SL공사는 GCF(녹색기후기금) 협력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 및 GCF 사무국과 협의해 해외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SL공사는 지금까지 세계 각국과 27건의 MOU를 체결했으며 총 20건의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SL공사는 2008년 9월부터 스리랑카의 돔페매립지 기술자문 및 현장 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는 인구 2,000만명 정도로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어 침출수 및 악취로 인한 환경오염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SL공사는 이달 초 2명의 전문가가 파견, 매립장 운영에 관련된 위생매립장 추가지원 검토와 폐기물 매립초기 현장 지도 및 시설물 운영 하자사항 점검, 침출수처리장 기술지원 등 최적의 운전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L공사의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스리랑카에 침출수 문제 등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과 그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국가들이 SL공사의 기술에 관심을 갖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4월 다툭 세리 팡글
리마 말레이시아 환경부 장관과 환경산업 관계자 일행이 SL공사를 방문해 폐기물 처리시설과 자원화시설 등을 시찰하고 환경산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SL공사의 관계자는 “관련 기술의 협력을 요구하는 국가가 증가하는 추세다”라며 “아프리카의 경우 모잠비크가 관심이 큰 만큼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인천시에 위치한 제2매립장.

■ 향후 풀어야 할 숙제

단일 매립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매립지 연장안을 놓고 이행당사자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28일 유정복 인천시장은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인천, 서울·경기 환경부) 최종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서울·경기도가 인천시 서구에 있는 현 매립지 중 3-1공구를 약 10년간 추가 사용키로 한 것이다.

아울러 1,690만m² 매립지의 소유권과 SL공사 운영권은 환경부에서 인천시로 이관된다.

이에 인천 지역주민과 유관 시민단체들이 반대성명을 잇따라 발표하며 이번 협의의 무효화를 주장했다. 혐오시설로 여기는 매립지가 인천시민의 희생만 강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인천사회복지연대는 성명서에서 “지역발전 효과와 시민건강 증진효과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여기에 SL공사 노조도 인천시로의 이관을 반대하고 나섰다.

SL공사의 노조관계자는 “SL공사가 환경부에서 인천시로 이관될 경우 운영에 여러 문제점이 노출 될 것이다”라며 “당장 재정 자립도가 떨어지는 인천시의 상황에서 적자는 불 보듯 뻔해 정부의 지원 없이는 운영유지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공기업의 특성상 재정자립도가 취약해 SL공사의 향후 운영·유지에 심각한 결함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인천시가 주장하는 2조4,000억원의 경제효과는 근거 없고 환경관리의 질적 저하, 연구기능 상실 등의 문제만 노출된다. 

한편 현재 사용되는 2매립장은 2018년 1월 포화상태가 예상된다. 서울·경기도 입장에서는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연장 합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번 합의를 통해 쓰레기 대란은 넘겼지만 일부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점에서는 당분간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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