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영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가스정책연구본부장
[투데이에너지] 최근 들어 다시 국제유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하향안정세에서 벗어나 급락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중국의 경제 불안이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03년 이후 약 10년간 지속된 신고유가기로 접어들 때 중국의 원유수요 급증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던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란 사자성어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유가 급락국면은 잘 알다시피 북미지역의 셰일오일 증산과 OPEC의 시장점유율 유지정책이 맞물리면서 촉발됐다.

배럴당 60달러 미만의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 미국의 원유생산 증가세가 주춤하고 더 나아가 소규모 셰일오일 개발업자의 도산으로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점쳐지기도 했다.

OPEC의 쿼터유지 정책이 노리는 효과가 시간을 걸리겠지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그동안 예상하지 못했던 몇 가지 변수가 발생했다. 중국의 증시급락 등 중국경제의 경착륙 조짐이 첫째이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며 다음으로는 이란 핵협상의 타결과 원유공급 증가 가능성, 일본의 원전재가동(8월11일)과 후속될 재가동이 초래할 원유수요 감소요인 등이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한때 WTI유가가 4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사태가 초래된 것이다. 위에서 열거된 요인들은 모두 기존의 원유공급 과잉상황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기에 향후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저유가현상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원유수입 대금부담이 경감되기 때문에 반겨야 마땅하지만 중국경기의 냉각과 환율변동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측면이 더욱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국제유가가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인 처지가 한탄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산유국이건 원유수입국이건 긴장할 수밖에 없고 국제 상품시장은 불확실성에 대응해 유가의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지금처럼 국제 금융시장을 포함해 상품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대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헤징 등 위험관리에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저유가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석유산업의 입장에서는 위의 위험관리에 더해 석유제품시장의 경쟁 격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중국, 인도, 사우디 등 정제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경쟁 격화로 정제마진의 악화가 예상된다.

실제로 석유제품 수입국이었던 중국, 인도 등이 정제시설 확충으로 수출국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는 2009년 이후 정제능력이 연 평균 달러당 20만배럴 증가해 2013년 경유 수출실적에서 한국을 추월하고 아시아지역 1위로 부상했다.

그 결과 아시아지역의 정제마진은 2013년 이후 마이너스 마진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북미와 유럽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석유소비가 2008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2012년 이후부터는 감소세로 전환한 상태에서 최근의 수출시장의 수익성 악화는 국내석유산업의 위기론으로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저유가 상황의 지속은 해외자원개발과 같은 상류부분을 포함해서 국내 석유산업 구조에 대한 장기적인 개편방향에 대한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저유가의 그늘이 국내 석유산업에 드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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