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순남 한국도시가스협회 상근부회장
[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최근 수년간 도시가스업계의 실적이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올해 국제유가의 하락에 따른 천연가스 가격 하락을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타 연료의 저가 공세 등으로 인해 수요가 크게 이탈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상장된 도시가스사의 실적을 보면 산업용 수요가 많은 권역의 도시가스사의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공급 포화상태로 사업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도시가스사 등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올 5월 취임한 정순남 한국도시가스협회 상근부회장의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하지만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정 부회장은 이번 위기를 업계의 변화를 가져올 절호의 기회로 여긴다. 그동안 산적했던 과제를 풀기 위한 적기라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우선 협회의 기본 역할을 역설했다. 중간자 역할을 통해 정부와 회원 간의 상생점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컨트롤 타워’ 역할도 강조했다. 그가 구상하는 협회의 역할과 비전을 들어본다. 

△취임한지도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느낀 점이 있다면

협회 상근부회장으로 부임한 지 4개월여가 지났지만 협회 상근부회장의 가장 큰 역할은 정부와 도시가스업계의 현안문제와 나아갈 방향을 조율해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에는 정부가 산업이나 에너지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컸지만 현재는 예전에 비해 많이 약화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정부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유가하락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원사들의 경쟁력과 서비스제고를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고 본다.

도시가스산업은 지구온난화와 타 연료와의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른 산업체 수요 이탈 등으로 2014년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며 앞으로도 수요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신규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요금제도, 불합리한 규제 등의 제도개선 추진과 다양한 가스이용기기 개발이 필요하며 세제 개선 건의를 통한 회원사의 재무여건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올해 9월부터 도매요금이 인상됐다. 그에 따른 최종소비자 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도시가스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매요금 인상으로 서울시 기준 소비자요금이 4.4% 인상됐다. 소비자 요금에서 도매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서울시 기준 약 93%이므로 도매요금 인상은 소비자요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은 특히 산업용 수요가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B-C유나 LPG와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도매요금 인상은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는 산업체의 경쟁연료로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어 도시가스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도시가스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업계차원에서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정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추진 중인 ‘그린히트’ 프로젝트에 대한 협회의 생각은

협회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및 건의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그린히트)는 약 2년여가 지난 현재도 열생산량 및 열수요량이 수시로 변동되는 등 자료에 대한 신뢰성이 결여돼 있다.

그 결과 여전히 많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동 프로젝트와 같이 수천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은 정확한 자료에 근거한 사업계획이 수립돼야 하며 아라뱃길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광역망 공급시 도시가스 공급망과 중복투자는 불가피 할 것이다. 이에 따른 가스시장의 잠식은 가스관련 기기제조, 자재 및 시공분야의 동반침체를 가져와 관련업계의 손실 확산은 물론 해당분야 종사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

협회는 이러한 폐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정부 건의 등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정부에서도 과거에 두 차례나 도시가스사업자와 집단에너지사업자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양 사업자간 ‘상생방안 모색’의 재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협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민들레카’사업은 무엇인가

‘민들레카’사업은 도시가스 사회공헌기금의 순수성에 중점을 두고 수립한 사업으로 여행활동에 제약을 받는 소외계층들이 민들레카를 이용, 여행과 외부활동을 통해 심리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한 사회공헌 사업이다.

전국 6개 거점(서울, 대전, 광주, 부산, 대구, 춘천)에서 18대의 11인승 차량을 사회복지시설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회복지시설은 민들레카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고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민들레카를 이용할 수 있다.

예약을 통해 기본적으로 차량무상이용을 지원받으며 선정절차를 거쳐 부가적으로 유류, 기사, 여행경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거점에서 원거리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은 소정의 교통비를 지급해 원거리 시설의 불편을 해소코자 준비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민들레카를 운영해 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전국의 모든 사회복지시설이 편리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상반기 협회 사업계획에 대한 평가와 후반기 사업계획은

상반기는 도시가스업계에 주어진 몇 가지 큰 이슈에 대응키 위해 발을 내딛는 시기였다면 하반기는 이를 효과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경쟁에너지와의 업무영역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 했고 그 가운데에서도 적정 공급비용 확보를 위한 투보율 개선을 이끌어내고 사회공헌을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후회 없는 상반기였다고 평가한다.

남은 하반기에도 지속되는 현안과제를 잘 매듭짓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더불어 다가오는 겨울철, 따뜻한 에너지상 구현에 앞장서는 협회가 되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선진화된 공급시스템 구축, 진일보된 마케팅 역량 확보, 효율적인 안전관리체계 마련에도 앞장서는 하반기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느낀 업계의 가장 시급한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동안 도시가스업계는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청정연료 공급확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 우리 업계의 노력과 소비자의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30여년 만에 1,700만 소비자 시대를 여는 등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와 타 연료와의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른 산업체 수요의 이탈 등으로 2014년 도시가스 공급량은 총 230.2억㎥으로 전년대비 -7.7%를 기록했으며 2015년 상반기에도 전년동기대비 -3.3% 수준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도시가스업계의 어려운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가스냉난방 등 가스이용기기 개발과 이에 대한 정부의 R&D자금 지원, 분산형전원인 자가열병합발전과 연료전지 보급확대를 통한 수요확대, 노후배관 교체 등 안전관리 투자비용에 대한 적정한 공급비용 반영을 통한 안전관리 강화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협회에서는 현재의 어려운 업계 여건을 극복하고 재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도시가스산업의 미래비전을 설정하고 협회가 업계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회원사에서도 미래비전 설정에 대해 많은 관심과 의견을 제시해 확정된 내용에 대해서는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

또한 정부에서도 에너지시장에 대한 가격설정이나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서 인위적인 개입보다는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개별 에너지원에 대해 자율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난방시장은 가스, 열, 전기 등 다양한 대체에너지가 존재한다. 지역지정을 통한 특정 업계를 보호하기보다는 소비자가 에너지원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개별 에너지원의 요금 역시 각각의 요금산정기준에 따라 산정된 적정 원가가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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