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수소충전소 수소저장용기로 탄소섬유와 같은 복합소재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소충전소용 저장용기로 복합재료 사용을 허용키로 하고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을 지난 17일 개정·공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건설될 수소충전소의 수소저장용기 제작·설치는 복합재료(Type3·4)가 보편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 저장용기는 Type1(금속재)이 사용돼 왔다.
 
■복합용기, 기존 용기와 다른 점은
고압의 수소기체를 저장하기 위한 압력용기는 사용재료와 복합재료 강화 방법에 따라 4가지로 구분된다.
 
Type1은 강 또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금속재 용기로 복합재료에 의한 구조적 강화 없이 금속재료만으로 압력하중을 견디도록 만든 용기다. 이와 달리 금속 재질은 같지만 라이너 용기 일부를 탄소·유리섬유로 보강한 것이 Type2다.
 
Type3는 Type2와 유사하지만 용기 라이너의 일부가 아닌 라이너 전체를 복합재료로 보강한 용기다. 쉽게 용기 내부는 금속재, 외부는 복합재가 사용된 것으로 인식하면 어느정도 맞다.
 
Type1~3과는 달리 저장용기 내·외부 모두 금속재 사용없이 복합재료만으로 제작한 것이 Type4 형태다. 일반적으로 복합용기를 사용한다고 할 경우 Type3·4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번 산업부의 복합용기 허용·설치도 Type3·4를 대상으로 한다.
 
■복합용기 허용에 따른 효과
산업부는 복합용기 허용에 따라 충전소 건설비용을 낮추고 저장용량 확대, 수소차 충전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국내에 설치된 수소충전소 저장용기는 Type1 재질로 저장압력은 45Mpa(450bar) 안팎이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된 수소연료전지차(FCEV) 투싼ix의 경우 충전압력이 70Mpa로 저장압력보다 높다. 이에 따라 압축기를 사용해 가압한 후 디스펜서를 통해 차량충전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에서 수소를 공급받는 충전소를 가정하면 이송된 수소카트리지에서 충전소 저장용기로 수소가스를 옮길 때 1차 압축기(10→450bar)가 필요하다. 또 차량 충전을 위해 디스펜서로 보낼 때 다시 2차 압축기(450→700bar)가 사용된다.
 
복합재료 용기 사용 시에는 과정이 줄어든다. 외부에서 이송해 온 수소를 충전소 저장용기로 옮길 때만 압축기가 사용된다. 산업부가 밝혔듯이 압축기 1대가 줄어 그만큼 건설비용을 낮출 수 있다. 또 고압으로 충전이 이뤄져 충전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산업부의 이번 개정은 복합용기 사용에 있어 차량에만 적용하던 기존 기준을 충전소 저장용기로 확대·시행함으로써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수준의 제도 선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술수준 및 국산화
국내 수소충전소용 저장용기는 앞서 언급했듯 Type1 형태의 금속재질이 사용된다. 현재 국내 구축된 17개소(건설 기준) 수소충전소 모두 동일하다. 10월1일 준공식을 개최하고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충남 내포 수소충전소 역시 저장용기는 Type1이 적용됐다.
 
이번 관련기준 개정에 따라 차량 내 수소저장용기에 이어 충전소 저장용기도 향후 Type3·4 설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설치비용을 줄일 수 있고 압축기 없이 차량에 바로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정된 기준을 당장 충족할 수 있는 국내 용기 제조업체는 없다. 다만 지난해부터 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기술개발사업 과제로 ‘수소스테이션용 87Mpa급 Type3 수소저장용기 개발’ 사업이 진행 중에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 사업은 용기제작 전문업체인 ㈜엔케이를 주관기관으로 해 가스안전공사, 자동차부품연구원, 가천대산학협력단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현재 1차년도 사업이 완료됐으며 사업기간은 2017년 9월30일까지다.
 
설계단계(1차년도)를 거쳐 복합용기 시제품 제작 및 테스트(2차년도)를 완료한 후 100리터급 수소저장용기 모듈화와 수소충전소 실증(3차년도)을 목표하고 있다.
 
주관기관인 엔케이의 관계자는 “Type3 저장용기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Type1 대비 75% 이상 경량화와 충전소 건설비용 인하, 차량 충전시간 단축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향후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이 활성화 돼 개발제품 사용이 늘어나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해외수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FCEV 차량용 저장용기(Type4)를 납품하는 일진복합소재도 기대되는 업체다. 이 업체는 CNG탱크에 사용되는 초경량 Type4 라이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복합재료용기에 특화된 기업이다.
 
일진복합소재는 수소충전소용 Type4 저장용기 개발에 약 1년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저장용량에 따른 금형제작, 테스트, 인증 등 물리적 시간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관계자는 “하중, 내구성 등 압력을 수용할 수 있는 저장용기 기술개발은 이미 차량용을 상용화한 만큼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 “저장규모에 맞는 금형제작과 시제품 테스트, 인증 등에 약 1년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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