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규제기요틴 사각지대, 산단 집단에너지사업
[기획] 규제기요틴 사각지대, 산단 집단에너지사업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5.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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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환경영향평가 등 ‘첩첩산중’
경쟁력 악화 부추기는 정책 ‘난색’
조세특례제한법까지…연이은 규제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정부가 분산형전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 놓으며 규제기요틴을 실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분산형전원의 대표적 사업으로 불리는 집단에너지사업 확대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신증설 규모가 4.5MW 이상 될 경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규제개혁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됐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편집자 주

최근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서 등의 작성 대행에 필요한 사업수행능력 평가 근거가 신설됨에 따라 하위법령에 그 세부내용을 마련하고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평가대행 계약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저가 하도급으로 평가서 부실 작성을 방지하는 등 현행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중 집단에너지사업과 산업단지 재생사업, 마니라항만시설 건설사업은 인허가의제 등에 따라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관련 별표에 포함된다.

환경부가 발표한 개정안 ‘별표3 비고4 다목 2항’을 살펴보면 환경영향평가 대상범위를 현행에서는 승인 등을 받을 당시보다 15% 이상 증가하거나 증가되는 사업의 규모가 평가대상 규모 이상인 경우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최소 환경영향평가 대상 규모의 15% 이상 증가하는 경우로 개정했다. 이는 다시 말해 최소 평가대상인 30MW의 15%, 즉 4.5MW 신규승인 시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환경영향평가 대상 76개 사업 전체에 적용되는 환경영향평가 대상규모 개정으로 산단 집단에너지의 경우 4.5MW 신규 승인 시 평가대상으로 포함돼 현행보다 규제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또한 개정안에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중 에너지개발사업의 대상범위가 ‘공장용지 안의 발전설비의 경우 자가용은 3만kW(30MW) 이상, 영업용은 1만kW(10MW) 이상’이었으나 형평성 차원에서 공장용지 또는 산업단지 안의 발전설비의 경우 3만kW 이상으로 통일했다.

이와 관련 현행법은 전기사업법 제2조제16호에 따른 전기설비 중 발전시설용량이 1만kW 이상인 발전소로 다만 댐 및 저수지 건설을 수반하는 경우에는 발전시설용량이 3,000kW 이상, 공장용지 안의 자가용 발전설비인 경우에는 3만kW 이상 설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전기사업법 제2조제16호에 따른 전기설비 및 집단에너지사업법 제2조제6호에 따른 공급시설 중 산업단지 내 발전설비를 포함, 3만kW 이상으로 사업의 성향을 무시한 채 일제히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열병합발전협회와 한국집단에너지협회는 공동으로 해당 개정안에서 제외토록 하고 현행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세웠으나 결국 좌초되고 말았다.

이들은 최소 환경영향평가 대상 규모라는 개념의 도입은 집단에너지사업뿐만 아니라 전기사업법이 적용되는 발전시설을 이용하는 산업에 적용되는 포괄적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산업단지 내 집단에너지 공급사업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열병합발전협회는 ‘최소 환경영향평가 대상 규모의 15% 이상 증가하는 경우’를 ‘증가되는 사업규모가 최소 환경영향평가 대상규모 이상 증가하는 경우’로 개정안 내용을 일부 수정해달라고 촉구했다.

개정안대로 추진이 된다면 앞으로 집단에너지사업을 더 이상 확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분산형전원 확대라는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행위인 만큼 반드시 재검토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집단에너지사업의 효율성

집단에너지란 에너지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에너지생산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열병합발전기, 열전용보일러, 자원회수설비 등 집중된 시설에서 열과 전기를 생산해 다수의 사용자에게 공급되는 2차 에너지다.

1991년 12월14일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의 기본협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에너지절약과 국민생활의 편익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집단에너지사업법이 제정돼 24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정부의 주도로 신도시 개발 및 산업단지 확대에 따라 집단에너지사업은 규모면이나 기술면에서 많이 성장했다.

특히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은 일반 화력발전소의 발전효율은 약 40% 정도이며 송전 손실을 감안하면 이용효율은 35% 정도다. 그러나 열병합발전시스템은 발전배열이 발전량보다 1.5~2배 정도 발생돼 이를 유효에너지로 회수해 사용하므로 총 효율은 75~90%까지 향상된다.

우리나라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국가경쟁력에 직결되는 산업경쟁력의 확보를 위해 석탄을 원료로 열병합발전사업을 해 저렴한 가격의 열을 중소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탈황, 탈질 등의 대기오염 물질을 포집하고 분진설비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연료로 사용하고 나오는 석탄재의 일부를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자원재활용의 효과도 있다.

현재 전력시장의 가격결정방식과 발전시장에서의 점유율(2013년 발전량 기준 1.92%)을 고려해보면 시장 지배력이 미약하다. 또한 산업단지의 열(스팀) 수요를 기준으로 설계해 운전해야 하는 설비 특성상 발전전용시설대비 낮은 발전효율을 갖게 되며 사용업체에 열(스팀)을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열추종 운전(제약발전)을 하기 때문에 급전운용이 불가능해 비중앙급전발전기로 분류돼 일반 전용 발전기들이 받는 지원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약에 능동적 대응을 위해 제정된 집단에너지사업법의 취지대로 열병합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저감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배출권거래제 대상에 포함됐고 그것도 가장 감축률이 높은 발전에너지 업종으로 분류돼 사업자들의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산업단지에서 실질적으로 대부분 소비되는 전기의 판매량에 대해서 2014년부터 지역자원시설세가 부과돼 추가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지역자원시설세는 그 지역의 자원이나 시설을 이용해 생산한 전기가 타 지역에서 이용함으로써 이에 대한 환경피해 등을 감안해 지방세법으로 부과되는 세금이다. 산업단지의 집단에너지사업은 생산된 열 또는 전기가 그 지역에서 이용되므로 지역자원시설세의 기본 취지에도 맞지 않다.

특히 오늘날은 신 기후체제 출범에 맞춰 온실가스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참여가 촉구되는 시기로 국내 열병합발전사업의 규모와 기술수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산단 집단에너지 기술수출 및 사업진출 등 해외사업이 활발해질 수 있는 기회다.

이러한 차원에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최근에 추진한 국가열지도(heat map)사업은 미이용 에너지의 공급뿐만 아니라 수요까지도 조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공급자와 사용자가 함께 참여해야만 진정한 열지도가 완성될 것이라고 관련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그 결과물인 에너지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공유함으로써 경제성 있는 사업기회 모색 등 에너지신산업 발굴을 위한 기반조성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요즘 화두로 떠오르는 스마트그리드와의 접목 방안 등을 고려한 집단에너지사업 정책제시를 통해 국가 에너지이용효율성 제고와 신 기후체제 출범 이후의 세계 질서에 대비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산단 집단에너지사업자의 현실

집단에너지사업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에너지절감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저감에 있어서까지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집단에너지사업이 정착하지 못하는 데는 상당한 이유가 따른다.

효율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초기투자비용을 비롯해 배출권할당과 관련 여타 사업자와의 형평성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산단의 한 사업자는 신설시설에 대한 초기할당을 받지 못해 시설확충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할당신청서 계획대로 할당신청을 한다면 조정계수 적용 전인 신설시설의 예상 배출량의 70% 밖에 할당을 받을 수 없어서 불합리하다는 점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할당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 사업자는 추후 추가할당을 받을 계획이나 국가 추가할당분 부족 시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법에서 인정하는 증설부분, 즉 배출시설의 용량 증가에는 부합하지만 운전 개선 등으로 기존 설비의 가동률(70%)이 현재 100%로 가동되고 있음에도 이 역시 할당에서 제외됨에 따라 기존시설 역시 할당량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향후 추가할당 및 이번 집단에너지업종의 제도개선 등으로 부족분을 보완해야 하지만 해당 사업자는 배출권구입 비용과 증기공급 및 발전에 다른 이익을 비교했을 때 감가상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사업자에게 더 이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산단 집단에너지업계의 관계자는 “앞으로 환경부가 그동안 논의됐던 내용들을 뒤집고 담당자의 변동을 핑계로 말을 바꾼다거나 배출권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추가할당을 거부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집단에너지업종의 경우 여타 업종과 달리 배출권 구입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추가할당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산단 집단에너지의 경우 수용가와의 별도 계약에 의해 열이 공급되고 있는데 그 열 가격에 배출권 구매 비용을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수용가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비용을 수요가가 인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인정한다고 하더라고 열을 사용하는 중소 수용가의 제품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제품의 가격경쟁력에 악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는 결국 국가적으로 제품에 대한 경쟁력 악화로 국내 물가상승과 수출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은 특정 사업자에만이 아니라 전체 산단 집단에너지사업자에게 해당되는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산단의 경우 각각의 사업자가 스스로 스팀을 생산, 자체 조달한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 사업소 별로 설비를 갖추게 하는 것도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관리대상이 광범위해짐으로써 방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례로 포천의 경우 소규모 수공업자들이 모여 각각의 연료를 떼워 배출하다보니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포천지역은 해당 산단을 리모델링하면서 집단에너지 도입을 설계했다. 산단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석탄을 연료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친환경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만큼 그동안 배출되던 유해가스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산단 집단에너지사업은 하나의 대규모 열공급시설로써 열생산을 기반으로 추가 생산되는 전기까지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고 온실가스 저감에까지 기여하는 효율적 설비라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출권…환경부vs산업계 엇갈린 시선 

 집단에너지사업은 이미 에너지효율 및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발전업종과 똑같은 감축량을 부여받으면서 업계의 반발이 극심했다. 정부가 사업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데다 단 한 번의 정부, 즉 환경부와 업계간 소통이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할당량을 통보를 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들의 의견을 보다 세심하게 수렴하기 위해 발전업종에서 분리, 별도로 소분과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어 집단에너지분야의 배출권 할당이 재고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정부가 배출권을 과소하게 책정했다고 반박해 왔다. 따라서 집단에너지업계가 에너지효율 및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는 만큼 감축목표량을 완화해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보다 원활한 의견수렴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각각 연구용역을 발주, 2트랙으로 운영하되 중간결과가 나올 때마다 상호 의견을 교환하면서 올해 연말까지 결과를 도출키로 했다.

환경부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환경공단 주관으로 연구용역 발주를 했다.

관련업계의 한 전문가는 “정부가 배출권거래제를 한 점의 의혹 없이 운영하기 위해서는 업종별이 아니라 기업별로 모두 따져서 통보해야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된다”라며 “같은 업종 내에서도 서로의 사업 환경이 다른데 단순하게 대분류를 통해 나눠진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해결되지 않는 한 배출권거래제를 둘러싼 소송과 의혹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4/4분기에 돌입하면서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기까지는 앞으로 3개월여의 시간만이 남아 있다. 환경부는 가급적 업계와 소통의 시간을 보다 많기 갖기 위해 소분과로 구분해 운영키로 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분과회의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투트랙 연구용역 중간보고 논의 내용은

환경부가 인사이동 후 새롭게 부임한 오일영 기후변화대응과장의 주재로 진행된 배출권거래제 6소분과회의가 진행됐다. 오 과장의 부임 후 첫 회의인 만큼 사업자들은 또 다시 처음부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지 못했다.

이날 논의된 주요 내용은 △제도개선의 목적(타깃 사업자 불분명) △EU 외 미국 사례도 참고 △집단에너지 가동률 증가와 효율 및 온실가스 저감 고려 등이다.

열병합발전의 편익은 예상되지만 집단에너지의 편익은 의문이라는 점에서 제도개선 목적이 집단에너지인지 열병합발전인지 서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업계가 EU ETS에만 집중해 왔는데 미국의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양 용역사의 해외사례 연구는 더 이상 의미를 갖기 어려운 만큼 시간을 소비하지 말라며 정책 대안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할당량이라는 것이 유한하기 때문에 하나의 업종에 집중 할당하게 될 경우 타 업종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는 만큼 집단에너지업종의 추가 할당 시 이해당사자들의 충분한 협조가 필요하며 타 업종을 설득할 확실한 논리를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환경부는 향후 용역사와 회원사간 별도 실무 회의를 통해 검토자료와 대응 논리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업계 역시 이달 중으로 환경부에 개선 의견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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