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LPG산업의 유통 지형도가 바뀌어 가고 있다. 용기 충전소의 경우 LPG소형저장탱크의 보급 확대로 LPG자동차 충전소는 앞으로 현실화될 수 있는 경유택시 등장 문제를 비롯해 신규 등록 LPG자동차의 감소 현상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체적거래를 포함해 용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LPG판매소는 소형저장탱크 설치 및 보급사업 확대로 자본력을 갖춘 규모가 큰 중대형 사업자와 영세사업자간 양극화 현상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 모든 문제는 LPG판매량 감소에 따른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는데 원인을 두고 있으며 별다른 해결 방법이 많지 않다는 한계에 노출돼 있다.

오래된 LPG업계 현안이지만 도시가스 보급 확대는 물론 지역 재개발에 따른 신축 건물이 들어서면서 LPG보다는 도시가스, 지역난방 또는 전기로 연료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관이 공급되지 않은 지역의 취사·난방용 연료로서 보급된 대표적 민생연료가 LPG이지만 정부의 LNG(도시가스) 중심의 공급 정책에 밀려 LPG용기를 중심으로 한 프로판 수요는 2000년 이후 15년째 지속적인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에 더해 도시가스와의 격차도 매년 확대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7%의 에너지를 해외에 수입하고 있지만 에너지수요 및 공급,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적정 에너지믹스를 위한 정부 정책이 제대로 가동돼야 하지만 에너지정책에 대한 정부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마저 낳고 있다.

‘POST 2020’ 이후의 신 기후변화체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이 때문에 석유제품을 비롯해 LPG, LNG 등 각 에너지의 수요와 공급 문제를 넘어서 이산화탄소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시켜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어 각 연료 업계의 현안 과제보다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가에 정부는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PG업계는 동떨어진 이같은 문제보다 발등에 떨어진 현실적인 문제 해결과 생존권 확보를 위한 과제 해결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충전소는 물론 LPG판매소는 2001년부터 실시된 LPG가격 자유화 이후 소비자 판매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려 줄어드는 LPG판매량과 이익을 보전하는 데 치중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LPG소비자 판매가격 인상을 통한 이익실현도 한계에 봉착하면서 충전 또는 판매소 상호간 LPG공급가격 인하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셰일가스에서 생산되는 LPG가 늘어나면서 국제LPG가격은 물론 국내LPG가격도 인하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LPG공급 시스템의 변화도 한 몫 거들었다. 충전소와 LPG판매소 등 유통단계의 사업영역 경계가 분명했다면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이 시작되면서 그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를 통한 수익 실현을 위해 E1, SK가스,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6개 LPG공급사들간 경쟁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리점이나 충전소를 통해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한 공급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매월 발표되는 공장도 LPG가격보다 낮은 LPG물량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LPG산업의 상위단계인 LPG수입 및 정유사에서부터 충전소, LPG판매소에 이르기까지 전 업계에 주저했던 변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내수 중심의 LPG산업을 탈피해 중계무역을 강화하거나 LPG산업을 기반으로 한 다른 사업분야로 눈을 돌려 수익 및 사업기반을 다양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물론 충분한 수익 및 사업성 검토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일이지만 LPG산업에 대한 미래 예측은 밝지만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양극화 현상 심화되는 LPG시장

충전, LPG판매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판매량이 많은 충전 및 LPG판매소는 더 낮은 가격으로 LPG를 구매하고 더 높은 가격으로 LPG를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형성됐다.

더 많은 산업체, 주택 등 LPG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는 충전 및 LPG판매소는 LPG수입·정유사 또는 충전소로부터 더 좋은 조건의 LPG공급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 개의 충전 및 LPG판매소로 출발한 업체가 수익을 축적 하면서 상위 단계로 진출하거나 동종의 다른 업체를 인수하면서 수익 확대의 기반을 갖춰 나가고 있다.

충전소의 경우 판매소를, 판매소는 충전소를 신규허가나 매입·임대 운영하면서 더 좋은 조건의 LPG공급계약을 통해 수익을 확대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량 감소로 수익을 확보하거나 사업 기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충전, 판매 등 LPG유통업계가 다양한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LPG택시를 비롯해 LPG자동차에 부탄을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충전소는 물론이고 LPG용기나 벌크로리 이충전을 통해 프로판을 판매하는 용기충전소나 LPG판매소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거래처 확대를 위한 LPG수입 및 정유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충전소 유치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E1의 경우 몇 해전 SK가스 거래처였던 대흥에너지산업, 경기에너지, 신월가스를 비롯해  서울개인택시조합에서 운영하는 공릉충전소를 유치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SK가스와 거래하던 대치충전소를 비롯해 경기도 안산, 여주, 파주, 남양, 의왕 등에 충전소 6곳을 보유하고 있는 삼진에너지가 거래처를 GS칼텍스로 전환했다.

이들 충전소의 월평균 판매물량은 대략 1,700~1,800톤에 달해 수도권에서도 적지 않은 판매량이기 때문에 폴사인 변경이 쉽지 않았지만 LPG공급 가격, 여신 등 LPG공급 조건에 대한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해 거래처 변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충전소를 뺏거나 뺏긴 LPG공급사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거래처 확보방안을 강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기존 및 신규 거래처 유치가 그렇게 녹록치만 않은 실정이다.  

LPG수요가 감소하면서 LPG수입·정유사의 판매량도 해를 거듭할수록 점진적인 감소 추세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PG수입 및 정유사는 충전소와 거래할 때 1년의 단기계약을 하는 것도 없지 않지만 통상 5년에 이르는 장기계약을 체결해 거래처 유치에 적극 나서거나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2006년 4,766개에 달했던 LPG판매소는 2012년 4,621개소에서 2013년 4,564개소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89개 감소한 4,621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LPG충전소의 경우 신규허가 75개, 허가대기 43개 등 118개의 충전소가 충전시장에 뛰어들었거나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LPG판매소의 경우 신규허가 191개, 허가대기 47개 등 238개 업체가 판매시장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앞두고 있어 여전히 LPG시장에 진입하는 LPG판매소가 없지 않지만 LPG를 사용할 소비자를 확보하지 못한 LPG판매소는 통합 또는 지분 인수 등을 통해 사라지게 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벌크로리 통해 LPG판매 전국화 현상

벌크로리 이충전 LPG시설이 설치된 거점 지역을 통한 LPG판매가 전국화현상의 길을 걷고 있다.

0.5톤을 비롯해 2.9톤까지 설치된 LPG소형저장탱크는 2012년 3만2,032개에서 2013년 3,425개 늘어난 3만5,457개, 지난해에는 7,548개 늘어난 4만3,005개가 농어촌 등 전국 각 지역에 설치돼 LPG판매 활동에 이용되고 있다.

LPG탱크로리는 1,612대가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LPG벌크로리는 5톤 이하 208대, 5톤 초과 10톤 이하 420대, 10톤 초과 15톤 이하 114대, 15톤 초과 27대 등 총 769대의 벌크로리가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크로리를 통한 LPG판매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2012년 400개이던 것이 2013년 54개업체 늘어난 454개, 지난해에는 63개업체가 늘어난 517개업체로 집계됐다.

판매량 확대를 위해 2000년 초 충전소나 LPG판매소에서 산업체, 음식점 등에 자체적으로 설치하던 LPG소형저장탱크 사업이 2013년부터 정부가 사회복지시설, 마을단위 등에 예산을 지원하면서 사업 확대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역별로는 도심과 인접한 위성도시가 조성되면서 음식점, 공장 등 상업시설이 크게 늘어난 경기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른 지역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산, 울산, 대구, 대전, 인천 등 광역시 주변 지역의 개발과 인구 이동으로 도심 지역의 LPG소비는 점차 줄어드는 대신 도심 주변 지역의 LPG시장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충전소는 물론 LPG판매소는 지방에 대한 영업망을 최대한 가동시키고 있다. 벌크로리 이충전시설을 갖추는 지방 소재 충전소가 늘어나고 신규 허가 또는 기존 업체 인수 등을 통해 벌크로리 LPG판매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신규 LPG수요 확보와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LPG수입 및 정유사는 물론 자영 충전소는 벌크로리 이충전시설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kg당 100원 안팎 들어가는 용기관리비용을 소형저장탱크 설치로 대체하고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다. 

SK가스에서는 경기도 포천을 비롯해 덕평, 김포, 하남, 원곡, 안산충전소, 부산충전소, 대구경북지역의 세영, 영주, 경산충전소, 호남지역의 대광, 서곡, 동일충전소, 충청도지역의 충청, 대전, 음성, 서산충전소 등에 벌크로리 이충전시설을 이미 갖춘 바 있다.

E1에서는 구리, 여주, 화성, 안성에너지, 대성북부, MS용인, 오산세교, 평송안성, 부평토우, 인천충전소를 비롯해 송정, 아신, MS가스, 울산, 초전, 거창, 마산, 통영성주, PSG동방, 가야, 엘림, 거제성주, 동방도시가스산업, 영월, 온천, 청주, 충청, 영천, 익산, 남원, 강진 등 21의 임대 충전소를 비롯해 자영 충전소에 이충전시설을 갖췄으며 9곳을 추가 증설에 나섰다.

S-OIL도 경기도 성원에너지를 비롯해 동방산업, 화성가스, 덕양에너젠, 신일에너지, 한려가스개발, 대성종합가스, 거제옥산충전소, 임실충전소, 서산가스산업 등 11곳에 이충전시설을 갖췄다.

SK에너지는 부천충전소를 비롯해 이천충전소, 대전 삼영충전소 등에, 현대오일뱅크는 경기도 여주 소재 극동유화 대성충전소, 극동유화 충청가스, 한화 연기 LPG, 전북 완주 소재 현대충전소 등에 이충전시설을 갖췄다. 

이같은 LPG업계가 변화가 과연 앞으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올바른 변화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변화에 걸맞는 LPG업계의 노력 뒤따라야

LPG산업을 견인해왔던 가정·상업용을 중심으로 한 프로판산업이 침체 국면에 진입한데 이어 그동안 성장의 기반이 됐던 부탄산업도 신규등록 LPG자동차가 감소 국면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LPG유통구조 개선을 비롯해 신규사업에 대한 연구 부재, 투자재원 부족 등으로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LPG가격 자유화 이후 LPG산업은 판매량 감소로 취약해진 수익기반을 판매 마진을 높이는 방법을 통해 보전해 왔지만 경쟁 연료와의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이마저도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충전-판매 등 LPG업계간 갈등과 대립으로 LPG수요자 층이 얇아지고 있는 것을 두텁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쉽게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을 통한 LPG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틈새시장을 찾고 이를 통한 LPG수요 확대 노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LPG와 LNG간 균형발전 방안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야 된다. 4~5% 수준이었던 LPG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대신 LNG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LPG산업의 수요 감소를 연착륙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LPG수입사는 물론 충전, 판매 등 LPG유통업계가 합리적인 방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

그 일환으로 LPG도입가격과 원료비, 유통비용 인하를 통해 LPG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과 반목과 갈등에 직면해 있는 LPG업계간 절충점을 찾아 LPG산업의 급격한 사양화를 예방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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