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기술개발 과제, 상용화 직전까지 연결성 지녀야”
 
내년 상반기 수소·연료전지분야 4~5개 과제 선정할 듯
산업체방문 늘리고 업계 간담회 정례화 추진계획도 언급
 
업무를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났다. 낯선 공간과 새로운 업무를 생각하면 여전히 적응하기 힘든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기다려주는 자리도 아니다.
 
기술현황을 살펴 기획할 연구개발과제는 본연의 업무니 차치하더라도 만날 사람도 많고 만나자고 하는 사람도 많은 자리다. 실제 인터뷰가 진행되는 순간에도 휴대전화 벨은 쉬지 않았다.
 
양태현 에기평 연료전지PD는 지난 7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6월 공모절차에서 향후 3년간 국내 수소·연료전지기술 연구개발 프로그램 디렉터로 최종 선정돼 임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새로운 업무를 시작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양 PD는 “하반기 과제평가와 최근 마무리된 내년 상반기 기획과제 수요조사를 검토하려면 예정된 일정이 촉발할 정도”라는 말로 소회를 대신했다.
 
그도 그럴것이 최근 완료된 내년도 상반기 연구개발 기획과제 수요조사 결과 연료전지분야에서만 40개 과제가 신청됐다. 수소분야도 15개 과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규로 석탄가스화사업 과제도 연료전지PD 몫으로 떨어져 검토할 대상이 늘었다.
 
수요조사 결과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내년 연구개발 전략방향으로 대화가 옮겨갔다. 양 PD는 “2016년 기술개발 전략방향은 크게 연료전지시스템 가격 저감과 상업화 두 방향으로 압축된다”고 설명했다.
 
연료전지 가격 저감을 위해서는 성능과 내구성, 효율 향상이 필요한데 현재 인산형연료전지(PAFC)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가운데 각각 분리판, 스택(stack) 기술개발 과제 채택이 유망하다.
 
상업화로 고려되는 기술은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와 중장비용 전동용 연료전지 파워팩 기술개발이다. PEMFC는 현재 국내 상용화에 나선 저온형 타입이 아닌 5kW급 고온시스템 실증기술 개발이 고려되고 있다.
 
양 PD는 “지정공모과제라도 모두 선정되는 것은 아니며 예산 범위 내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연료전지분야에서 3~4개 과제, 수소분야에서 1개 과제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내년 수소·연료전지분야 연구개발 예산은 76억원 수준이다.
 
에기평은 지난 6월 에너지 각 분야 PD를 선발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조건을 내걸었다.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임기를 늘리고 이후 2년 기한으로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최장 7년이 가능한 셈이다.
 
확고한 의지와 명확한 기술개발 방향을 견지하면 충분한 변화 흐름을 만들 수도 있는 기간이다. 이와 관련해 양 PD는 향후 기획방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꾸준히 진행된 연구개발을 통해 연료전지기술이 상당부분 선진화됐다”면서도 “그러나 과제의 연결성을 통해 상업화에 기여했는가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양 PD는 기술개발의 최종 목표는 양산기술을 확보해 상업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개발과제가 연속성을 갖고 상용화 직전단계까지 흐름을 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양 PD는 “좋은 예로 복합재 분리판과 금속분리판은 각각 두산, 에스퓨얼셀의 연료전지시스템 부품과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에 채택돼 양산되고 있다”라며 “국가 에너지기술로서 유망하다고 판단되면 기술확보 노력을 통해 국산화와 양산화를 목적하는 것이 기술개발 방향의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PD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했다. 가장 먼저 산업체 현장을 자주 찾을 계획이다. 제조환경도 보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겠다는 취지다. 이와함께 기술별, 용도별 업계 간담회도 정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미 지난 9월 한 차례 진행했다.
 
연료전지PD라는 역할을 하면서 가장 이루고 싶은 바람을 묻는 질문에는 잠시 뜸을 들였다. 이후 양 PD는 “언제가 될지 확언할 수 없지만 건물용연료전지와 수소연료전지차 모두 1만대 돌파를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1만대는 곧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과 같다. 제조업체는 1만대 생산 시 현재 가격의 절반수준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다시말해 시장에서의 1만대 판매는 상업화 초기단계를 넘어서 본격적인 확산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다. ‘1만대 판매’ 언급은 결국 연료전지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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