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원자력 규제기관의 안전문화가 필요하다
[시평] 원자력 규제기관의 안전문화가 필요하다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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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자력안전학교 교수
[투데이에너지] 오늘날 우리사회 여러 분야에서 안전성의 중요성이 논의되면서 안전문화라는 말이 더욱 회자되고 있다. 이 안전문화의 개념은 1986년 구소련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원인을 설명하면서 등장했다. 당시 정책차원, 관리자 차원 개인차원의 안전문화 요소가 강조됐고 특히 개인차원에서는 각자가 의문을 제기하는 태도, 신중한 업무접근방법, 커뮤니케이션 등이 강조됐다. 이후 30여년간 원자력기술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안전문화가 강조되고 있는데 그것은 후쿠시마 사고에서와 같이 한 번의 사건사고로도 원자력 산업의 존폐가 갈릴 수 있고 국민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전문화가 종전에는 원전운전자와 사업자 등에 강조돼왔는데 그 개념이 확산되면서 이제는 국제적으로 운전자를 규제하는 규제기관의 안전문화까지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이를 강조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규제기관 내부의 명확한 규제원칙, 안전최우선의 정책, 자원관리, 규제결정에 있어서 보수성의 적용, 의문을 제기하는 태도, 최고규제자의 리더십 등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규제기관은 사업자와 일상적으로 규제활동을 통하여 접촉함으로써 운영자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중의 방어체계가 일시에 뚫려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두고 조직사고(organizat ional accident)라고 한다. 조직사고 개념을 제시한 영국의 제임스 리즌(James Reason)은 이러한 조직사고를 예방하려면 조직 전반에 내재된 다중 방어체계를 관리하는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유일한 방법은 안전문화를 정착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력한 안전문화로 무장된 조직은 다중의 방어체계를 스스로 허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내재된 숨어 있는 오류를 찾아내어 시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발전과 더불어 발생 가능한 사고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려면 기술적인 안전장치뿐 아니라 제도적, 조직적으로도 다중의 심층 방어 개념을 보완하는 안전문화 형성이 필요하다.

안전문화는 그룹, 사회 혹은 국가에 관련되는 일반적 문화와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안전문화는 최고 관리자가 정책을 발표하고 이를 여러 모임에서 반복한다고 해서 정착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이 일상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인식해 이를 실천하고 이러한 개념과 인식이 조직과 사회 전반으로 공통의 가치와 행동양식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특히 조직 취약성의 극복을 위해서는 위험요소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가장 접할 기회가 많은 현장 종사자들이 안전문제를 찾아서 보고하는 것은 당연한 종사자들의 의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행하도록 하는 것은 바로 조직, 더 나아가서 사회 전체의 역할이자 문화이다. 그래서 이와 상시 접촉하는 규제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안전문화의 기본은 문제를 인정하고 이를 교훈으로 삼는데서 출발한다. 안전이 최우선인 조직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규제기관 개인은 아무리 사소한 잠재적 위험요인이라도 결코 이를 간과하거나 방치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규제기관은 운영자 스스로 조직 스스로 개선해 나아가려는 과정에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격려하되 은폐나 비리에는 단호히 대응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원전의 안전문화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규제기관의 내부 의사결정과정과 개개인들의 의식과 기본가정 등에서 안전문화의 요소들을 잘 반영해 좋은 규제기관의 안전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규제대상인 원자력시설에서의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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