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의 플렉서블 태양전지 원천기술이 소개된 Advanced Energy Materials 표지.
[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국내 연구진이 구겨지거나 접어도 원래 형태로 회복이 가능하며 효율이 높은 새로운 구조의 플렉서블 태양전지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고민재 박사팀과 연세대학교 (총장 정갑영) 기계공학과 김대은 교수팀은 형상기억 고분자 기판위에 기존의 잘 깨지는 투명전도성 전극(ITO)과 금속 후면전극 대신 고분자 투명전극과 액체금속을 사용해 태양전지를 접고 구기더라도 원래 형태로 돌아갈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플렉서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향후 실리콘 태양전지와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전지가 연구시작 3년 만에 최고효율 20.1%까지 기록했고 용액 및 저온 공정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특히 플렉서블 태양전지로 사용되기에 최적화 된 물질이라고 밝혔다.

플렉서블 태양전지는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150도 이하의 저온 공정을 필요로 한다. 이때 유기 반도체를 페로브스카이트와 전극 사이에 중간층으로 사용하는 태양전지 구조에서는 모든 공정이 150도 이하에서도 제작이 가능하므로 플렉서블 태양전지에 최적화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웨어러블 및 플렉서블 소자의 전력 공급체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플라스틱 기판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투명전극 기판이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필름은 많이 구부리거나 접으면 소성 변형이 쉽게 일어나서 원래 형태로 회복이 되지 않고 투명전도성 전극 역시 잘 깨지기 때문에 웨어러블 및 플렉서블 소자에 적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태양전지는 뛰어난 기계적 유연성과 높은 광전변환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의 플렉서블 유기 태양전지는 기계적 유연성은 확보하기 쉬웠으나 효율이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 용액 및 저온공정으로 제조가 가능한 유-무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급부상하면서 고효율 플렉서블 태양전지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기존에 사용되던 플라스틱 기판은 많이 휘거나 접으면 원래 형태로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고 ITO 투명 전극 역시 쉽게 깨져서 소자가 제대로 구동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플렉서블 태양전지에 사용 될 플라스틱 기판이 접거나 구겨져도 원상태로 회복이 가능해야 하고 투명전극 역시 깨지지 않는 소재가 사용돼야 해 이를 만족하는 고효율-고유연성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팀은 플라스틱 필름 대신 형상기억 고분자(NOA 63)를 평평한 기판으로 만들어서 120도 이하의 저온 공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성했다. 태양전지를 접기 전 광전변환 효율이 최고 10.83%, 접고 난 후 10.4%였으며 1,000번 벤딩테스트 후에도 9.68%ITO가 없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중에서는 가장 높은 효율과 기계적 안정성을 나타냈다.

또한 완전히 구겨지더라도 기판의 형상기억 특성 때문에 최초의 형태와 거의 유사한 모양으로 회복됐으며 원래 형태로 복구된 후에는 6.1%의 효율을 기록했다.

특히 공동연구팀은 나노 인덴테이션 분석법과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태양전지에 사용된 재료의 기계적 특성을 심도분석하고 수학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태양전지를 접더라도 모든 재료에 손상이 없음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이에 따라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은 매우 유연하면서도 높은 광전효율을 낼 수 있는 광흡수물질로 밝혀져 향후 플렉서블 태양전지분야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분야에서 현재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연구가 덜 진행된 기계적 특성 부분에 앞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플렉서블 태양전지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연구책임자인 고민재 박사는 개발한 태양전지는 유연성이 매우 뛰어나고 용액 및 저온공정이 가능하며 효율이 높아 웨어러블 태양전지, 휴대 전자소자 등 다양한 전자기기의 핵심적인 광에너지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KIST 주요연구사업인 영 펠로우 연구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런티어사업 멀티스케일 에너지시스템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에너지분야의 전문학술지인 Advanced Energy Materials 1118일자에 표지논문으로 개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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