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최근 박근혜 정부의 핵심개혁과제인 ‘제조업 혁신3.0 전략’의 일환으로 지능형 공장(이하 스마트 공장)을 보급·확산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민관합동 스마트 공장 추진단과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추진한다. 이 사업은 정부와 삼성에서 각각 2년간 총 300억원과 150여명의 삼성소속 전문기술요원이  600개 이상의 지역 중소기업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시키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제조업 3.0보다 한 단계 앞선 Industry 4.0을 몇 년전부터 준비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이와 관련해 Industry 4.0에 대해 1부와 2부로 나눠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Industry 4.0이란

독일은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전세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Industry 4.0의 제조업 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부른다.

18세기 후반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은 책과 신문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던 당시 획기적인 산업의 변화를 야기했다. 증기의 동력화는 기계화 생산의 출발을 알리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추후 산업혁명의 모태로 작용했다.

2차 산업혁명은 20세기 초반 증기의 동력화에서 전력, 노동분업의 형태로 진화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전화기, TV 등으로 변했다. 1차 산업혁명의 기계화 생산 방식은 제품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했다.

3차 산업혁명은 1970년 이후 전자기기, ICT 혁명으로 급진보했다. 인터넷과 SNS 등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다양해졌다. 생산 방식도 대량 생산을 기본에 부분 자동화까지 갖추게 됐다.

2020년 이후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4차 산업혁명은 ICT와 제조업이 융합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한층 똑똑해져 사물인터넷(IoT) 간의 연결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생산 방식도 부분 자동화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한 자동 생산으로 탈바꿈이 예상된다. 가장 큰 변화는 1~3차 산업혁명은 사람이 통제를 했으나 4차 산업혁명은 사람이 아닌 기계 스스로가 생산 방식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Industry 4.0은 제조업의 생산 체계를 새롭게 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래에는 산업기기부터 생산과정까지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사람이 없이도 기계 스스로 생산·통제·수리도 가능한 ‘스마트공장’으로 거듭난다.

Industry 3.0에서는 생산 부분별 최적화 실현은 가능하나 최적화된 완성품은 생산되지 못할 수 있는 반면 Industry 4.0에서는 제품개발부터 상품 제조 이후 서비스 단계까지 모든 공정의 최적화가 가능하다.

Industry 4.0은 IoT을 통해 완전한 정보 교환과 정보를  활용한 최적의 생산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상품 제조 플랫폼이 조성됨으로써 생산의 모든 단계뿐만 아니라 완성품의 최적화도 가능하다.

■ Industry 4.0의 등장 배경

현재 시점에 왜 Industry 4.0의 필요성이 요구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우선 제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출산율 저하 및 고령층 경제활동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선진국의 제조업 생산인구는 급감하고 고령화되는 반면 중국·인도 등 탄탄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제조 강국인 독일·일본의 제조업 종사자는 1990년부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2040년까지도 생산 인구의 비중이 계속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며 중국도 2010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은 상황이다.

제조업 강국은 글로벌화·도시화·인구구조의 변화, 에너지 형태의 전환이라는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솔루션 개발을 위한 기술적 원동력이 요구됐다.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제조 숙련공들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수하는 시스템을 설계함으로써 생산인구 감소를 극복하고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

여기에 전통적인 제조분야에 대한 업무기피 및 제조업의 공동화 심화를 극복해야 한다. 도시화의 진전, 소비문화 확산, 저임금의 제조업 기피, 서비스업 선호 등에 따라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전환되면서 제조업 취업의 매력도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제조업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개도국으로 이전하면서 제조업 전반의 노동가치가 하락하고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위처럼 사회·문화적 변화의 요인도 있지만 기술적 변화도 Industry 4.0의 주요 계기가 됐다.  Industry 4.0은 수력·증기기관을 이용한 공장기계화, 전력을 이용한 대량 생산, 전자기기와 ICT에 다른 부분 자동화를 거쳐 ICT와 제조업이 융합되는 새로운 산업 변화의 기반을 가지고 왔다. ICT와 제조업의 융합을 통한 제조업의 서비스화와 고부가가치 창출은 과거보다 제조업의 효율을 높이면서 각국의 제조업의 비중을 높이는 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과 ICT 융합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생산 방식의 혁명을 일으켜 제조업 위기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는 ICT와 제조업의 융합으로 산업기기와 생산과정이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돼 상호 소통하면서 전사적 최적화시스템 구축이 기대된다. 기술의 진보로 공장이 스스로 생산, 공정통제 및 수리, 작업장 안전 등을 관리하는 완벽한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돼 전체 생산 공정을 최적화·효율화하고 산업 공정의 유연성과 성능을 새로운 차원으로 한 단계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Industry 4.0의 핵심 

◇ 핵심 요소기술 로드맵 구축 및 개발

Industry 4.0의 핵심 기술구조는 지능형 메모리 개발을 통한 분산·자율제어 생산체계 구현이다.

기계설비뿐만 아니라 소재·반제품에 센서와 메모리를 부착, 주문에 따라 설비에 가공 명령을 주면 생산 공정의 병목현상을 자가진단해 유연하게 최적 생산 경로를 결정한다. 메모리를 기계가 읽고 소비자 선호도, 공정상태, 가공방향 등을 스스로 분석해 실시간으로 최적 경로를 계산, 현 시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선택하고 적용한다.

고객 맞춤형 생산, 물류·유통현황 파악, 사용·재활용 과정 추적조사 등으로 제품 전주기에 최적화 문제를 검토, 상류공정에 실시간 피드백함으로써 공정혁신 달성이 가능해진다.

시맨틱 웹(Semantic Web) 기술(인터넷과 같은 분산환경에서 리소스(웹 문서, 각종 화일, 서비스 등)에 대한 정보와 자원 사이의 관계-의미 정보(Se manteme)를 기계(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온톨로지 형태로 표현해 이를 자동화된 기계(컴퓨터)가 처리하도록 하는 프레임워크이자 기술)이 메모리에 탑재되고 산업용 시맨틱 메모리로 발전했다.

SW가 통신, 인터넷 문서 내용과 의미를 추출해 정보를 덧붙이고 SW에이전트가 원하는 정보를 자동 추출해 가공하는 수준으로 진일보했다. 지능형 메모리를 생산라인 이동 팔레트나 생산 로봇의 관절 등에 부착 등 AII-IP 공장을 구현된다.

시맨틱 메모리가 탑재된 설비는 레고블럭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모듈형 생산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고 고객맞춤에 따라 생산공정을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다. 무선통신 기반으로 메모리 간 소통하기 때문에 단순한 레이아웃 설계가 가능하다. 설비공유 및 교환, 리스 등을 통해 공장 운영자의 선호 및 고객니즈에 맞춰 최소 공간에서 다양한 공장 레이아웃 설계 및 다양한 운영방식 적용이 가능하다.

예로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모듈형 스마트폰과 무료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직육면체 케이스에 더 작은 직육면체 모듈을 끼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조립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 이런 제작이 만약 모듈의 조립을 소비자의 주문에 맞춰 생산기계가 자율적으로 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Industry 4.0라고 칭할 수 있다.

Industry 4.0의 핵심이 분산·자율제어 생산체계 구현 외에도 AII-IP 공장을 초월해 사물인터넷(IoT)으로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다.  

지능화된 생산설비는 생산관리시스템(MES)과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과 연동이 돼야 한다. 중앙정보처리장치의 일방적 명령이 아닌 작업장 내 모든 설비가 상호간 또는 중앙정보시스템과 실시간 통신하고 공장별 MMS와 연동돼 최적화된 조업 솔루션을 도출한다.

공장 내 최적화 솔루션은 실시간으로 ERP와 연동돼 그룹사 전체의 경영·재무·재고·유통·인사전략 등 수립에 기여한다.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을 통해 스마트 공장과 IoT 세상을 연결하고 제품의 생애전주기(PLC) 관리를 수행한다. 공장 내외 사물이 센서로 연결된 IP공장·IP세상을 연결하는 사이버물리시스템 기술로 발전됐다.

이에 따라 스마트 팩토리는 스마트그리드, 스마트 교통체계, 스마트빌딩과 연동되고 재료와 제품의 PLC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실시간 제품 정보가 출하에서 폐기 단계까지 공유되고 저장된 모든 정보가 생산 과정에 환류돼 자원 효율의 극대화에 기여한다.

사이버물리시스템(CPS: Cyber-Physical System)은 실세계와 IT가 긴밀하게 결합된 시스템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3년 혁신 프로젝트에 CPS를 포함시켰고 독인은 CPS기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Industry 4.0을 국가 미래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도 CPS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기술 교류 및 산학연관 협력 구심점

독일의 Industry 4.0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인공지능센터의 리터십을 통해 산재돼 있는 요소기술을 종합해 협업을 이끌어내면서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반면 많은 국가에서는 개별 기술들이 구심점이 없이 연구·개발돼 추진력과 효율성이 독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미 센서기술, 인공지능, 보안기술, 빅데이터, 3D프린팅, 인지기능, 소프트웨어 등은 많은 국가에서 대부분 기업에서 연구·개발되고 있다.

독일처럼 구체적인 리딩기관 및 협업기관을 선정해 정부 지원 하에 강하게 추진돼야 한다.

Industry 4.0 구현의 당면과제는 다수의 생산기기와 인터넷 연계를 위한 표준화다.

개별 생산기기와 설비가 첨단의 독자 제어기능이 있어도 상호소통을 위한 방식이 통일돼 있지 않으면 유기적 생산체계 구축이 불가능하다. 실용적인 제품·기술의 표준과 생산 표준의 개발을 위해서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정부의 조정 능력을 발휘하고 산업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독일은 이미 제조업 창조경제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IoT 통신 표준과 스마트메모리, 생산기기 연결 소켓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에서도 국가가 산학연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독일이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후발국가 및 기업들이 다시 독일의 기술에 의지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일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 세계 IOT 포럼 등에 참여해 표준화 의견 개진과 동향 파악, 기술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한 독일과의 협업모델 구축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이 필요하다.

◇ 대중소 기업 간 상생모델 구축

End-to-End 엔지니어링을 위해 대중소 협력업체간의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

재고 관리의 효율화와 물류·유통의 혁신을 위해 RFID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했으나 공정 및 공급망 전체에 걸진 End-to-End 적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정 기업의 일부 생산품이나 물류 과정에만 RFID를 적용하고 밸류체인 전체에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 유통 및 가공업체가 설치나 유지비용의 부담 때문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완전하게 확대·적용도 되지 않고 물류혁신의 속도도 지연되고 있다. 비교적 투자가 쉬운 대기업이 자사 제품의 생산과 관리 유통에 RFID 기술을 적용해도 수많은 중고 협력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하면 성과는 반감된다.

예로 포스코는 RFID로 입출고와 검수 절차를 자동화하고 유통·가공업체와 협업체계를 구축했으나 중소업체의 비용 부담으로 확산되지 못해 포스코의 물류혁신 속도는 지연되고 있다.

제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협력업체간 공존체계가 필요하다. 스마트 팩토리 같은 거대한 최적화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공정부터 공급망까지의 지능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중·소기업간 협력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 Industry 4.0이 지지부진한 이유

그동안 Industry 4.0을 추진하면서 여러 문제점들도 노출됐다.

Industry 4.0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더딘 표준화’, ‘보안 정책의 부재’, ‘중소기업들의 거부 반응’, ‘관련 인력 부족’ 등이 꼽히고 있다.

더딘 표준화는 완벽한 표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추진력이 약화됐다. 독일은 자동차, 산업설비, 내장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Industry 4.0 표준화의 진전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모든 것을 철저히 고려해 완벽한 표준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오히려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IT 보완 및 데이터 거버넌스 문제도 야기됐다. 독일전자산업협회에서 회원들을 조사한 결과 디지털 제조공정 현실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IT 보완’으로 나타났다.

데이터는 해커에게만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에게 자신의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데이터를 어디에 보관하고 누구에게까지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Industry 4.0에 소극적이다. 지멘스, 보쉬나 SAP와 같은 대기업은 오래 전부터 Industry 4.0의 중요성을 파악해 추진하고 있으나 중소기업들은 아직까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들에게는 막대한 투자와 제조 공정 데이터의 유출 가능성 등이 중소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참여가 부진하다.

제조업의 변화를 이해하고 새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하다. IT서비스 업체 CSC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까지 자기 기업에서 Industry 4.0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한 기업은 20% 미만이었다. 70%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응답했다. Industry 4.0이 도입되면 제조 공정에서 기계만 바뀌는 것이 아니어서 사람의 역할 변화도 요구된다. 엔지니어 등 전문인력 부족문제도 있지만 단순 공정에서 일하던 직원들을 교육시켜 새로운 업무로 전환하는 것도 큰 숙제로 남았다. 여전히 Industry 4.0에 대한 기업 이해가 부족하다.

제품을 기술적으로 향상시키려고만 했지 고객의 니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제품 간 그리고 제공할 서비스와의 관계를 고려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보다는 현 시장에서 제품 품질 개선 측면에만 고민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활용·응용 시나리오 또는 사업 모델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술적 엔지니어링 관련 연구에 전력하고 있다.

Industry 4.0을 단지 효율성으로만 바라보는 기업들이 많다. Industry 4.0 개념 중 아주 작은 부분인 프로세스 효율화를 각자의 기업 내에서만 실행시키려고 하고 있다. 협력업체나 고객사와 연결된 제조 공정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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