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장식 한국가스안전공사 안전관리이사
[투데이에너지] 불려지환(不廬之患)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조선 후기 대학자인 서계 박세당 선생이 했던 말로 ‘위기는 예상했던 곳이 아니라 괜찮겠지라고 무심히 지나쳤던 곳에서 진정 크게 나타난다’는 의미로 쓰인다.

연일 매서운 한파로 가스난방기기 사용 등 가스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때 불려지환의 의미를 되새기며 따뜻한 새해를 보내기 위해 꼭 실천해야 할 것이 바로 가스안전이다.

최근 5년간(2010~2014년) 동절기에 발생한 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가스사고 626건 중 238건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동절기에 발생하는 주요사고는 CO중독사고와 휴대용 가스레인지 사고로 나타났다.

특히 CO중독사고의 경우는 보일러 배기통 이탈 또는 막힘 등으로 폐가스가 실내로 유입돼 사고가 발생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실내에서 가스난방기를 사용하면 산소결핍으로 인한 질식사고로 이어져 생명을 앗아갈 수 있어 수시로 환기가 필요하다.

일산화탄소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몸속에 산소를 공급해야하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체내의 산소공급능력을 방해하고 체내 조직세포의 산소결핍을 초래해 질식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7일에는 인천의 한 낚시터에서 캠핑을 즐기던 2명이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온수매트를 텐트 내부에서 사용하던 중 연소 폐가스에 의해 2명이 질식사했다.

지난해 2월에는 서울의 한 빌라에서 가스보일러 급·배기통 설치불량으로 폐가스가 실내로 유입돼 CO중독으로 2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가스보일러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안전 요령을 사전에 숙지해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면 예방은 어렵지 않다.

우선 보일러를 가동하기 전에 배기통이 쳐져있거나 빠져있는 부분이 없는지 필히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배기통 구조에 있어 폐가스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도 사고 예방법 중 하나이다.

이를 위해 가스보일러 등 가스기기 설치, 이전, 수리 등을 할 때에는 반드시 시공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에게 조치를 받아야 안전하다.

덧붙여 연중 가스사고의 비중이 가장 높은 휴대용 가스레인지 사고의 경우 대부분 내장되는 부탄캔 취급부주의에 의한 직접 가열과 화기주위 방치로 인한 파열사고로 나타난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전남 여수의 한 초등학교 바자회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알루미늄 호일의 석쇠를 올려놓고 조리를 하던 중 복사열에 의해 부탄캔이 파열돼 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고는 정상적인 부탄캔 내부압력이 0.2~0.4MPa 비해 복사열로 순식간에 1.5MPa 이상으로 올라가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휴대용 가스레인지 사고를 근원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우리 공사는 올해 2차 과압방지장치 부착을 신설하고 과대불판 사용 시 부탄캔 밑면 온도를 50℃ 이하로 제한하는 등 휴대용 가스레인지 KGS 코드 개정을 통해 제조시험 기준을 강화했다.

동절기에 안전한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소기의 받침대 보다 큰 조리기구를 사용해서는 안 되며 사용하다 남은 부탄캔은 반드시 가스레인지에서 분리 꺼낸 후 캡을 씌워서 화기가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삼성오신(三省吾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라는 말처럼 모든 이가 가스안전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소중한 나의 가족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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