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윤미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 선임연구원
[투데이에너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2014년 기준 95%로 산업용 전력소비 비율이 전체의 52%를 차지할뿐만 아니라 에너지소비도 높은 편이다.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과 공급비용 감소 및 온실가스 감축의 대안으로 원자력발전은 전력생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지속적인 원전운영을 위해서는 국민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국민원전 안전에 대한 인식조사결과 ‘안전하다’는 응답자가 33.6%(2000년)에서 71.0%(2010년)로 2배 이상 긍정적 응답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2015년 조사결과에서는 우리나라 국민의 89.4%는 원전은 필요하지만 안전성은 39.1%만 긍정적으로 응답해 원전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다시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원자력발전이 경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부분이 있음에도 사고 이후 국민들의 불신과 오해가 남아있는 상황으로 이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와 소통부재에서 비롯돼 사회적 혼란과 패닉 현상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실제보다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감을 가중시킨 최근 우리주변에 발생한 사례로는 국내에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들 수 있다.

치사율의 경우 진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40%로 알려졌으나 확진자와 사망자에 대한 단순통계수치였고 대부분 면역력이 저하된 노인과 만성질환자가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12월23일 24시 이후 국내 메르스는 217일만에 종식됐고 메르스 치사율은 약 20.4%로 당초 알려진 40%와는 차이가 있어 부정확한 정보와 소통부재가 사회적으로 국민들의 과도한 불안감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자력발전도 정확한 정보만 국민들이 이해하게 된다면 막연한 공포와 불안감이 저하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자력발전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국민들에게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한데 원자력이라는 전문적인 특수성으로 인해 단기간에 국민들을 이해시키는데는 충분한 시간과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일반인에 비해 청소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전문분야별 정보수집도 제한적이고 정규 교육과정에서도 방사선에 대한 내용을 접할 기회도 적은 편이다.

청소년들의 사고체계는 계속 발달해가는 단계여서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원자력 관련내용을 확대해 청소년들이 올바른 이해와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난 2012년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실시한 일반인과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대국민 방사선 인식조사에 대한 비교결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영향은 청소년이 성인에 비해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중도적 입장에 있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방사선관련 정보 및 이해부족으로 청소년들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정확한 이해와 대응방안’ 토론회에서도 전석천 전국과학교사협회장은 원자력발전의 긍정적인면과 부정적인면 모두를 학생들이 인식해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사후조치가 아닌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 정규 교과과정 내에 원자력발전의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청소년대상 원자력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요기관은 위 표와 같이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문화재단,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 한국방사선진흥협회이다. 이들 기관에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방사선관련 교육을 견학, 강연 및 간단한 체험학습으로 운영 중이다.

최근 연구결과에서 고등학생들은 방사선관련 체험학습 참여 후 방사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됐고 체험학습이 더욱 더 많이 실시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대상 프로그램 운영시 중요한 점은 어떻게 개발하고 편성하느냐가 중요관건이다.

청소년지도시 내용이 다양할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수시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수도 있어 전문적인 지식과 프로그램개발 기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청소년지도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으나 청소년지도의 전문성과 체계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실제 운영되는 원자력교육프로그램 사례를 들고자 한다.

한수원에서는 원자력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과학고생 원전견학, 일일교사 참여, 주니어 공학기술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 학생 및 교사들에게 원자력과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1318세대를 위한 원자력이야기’ 등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홍보책자도 배부하고 2010년에는 ‘제2회 전국 대학생 대상 논문대회’를 개최해 입상자에게 원전 견학의 기회를 마련하는 등 호응을 받았다.

기타 원전 홍보관을 방문하는 학생들에게 원전 견학 프로그램을 실시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2010년에는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를 실시해 국내 우수대학생 중 성적우수자 43명을 멘토로 선발하고 학교장이 추천한 원전주변지역 학생 390명을 멘티로 선정해 질 높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한수원의 연구기관인 방사선보건원에서도 연간 1~2회 청소년대상 현장과학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프로그램 운영 목적은 청소년들에게 원자력의 유용성과 위험성에 대한 정보제공을 통해 원자력에 대한 균형 잡힌 가치관을 길러주고 학생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방사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의 기회를 갖고자 하는 데 있다.

교육프로그램 개발시 중·등교육과정에서 다뤄지는 원자력 관련 학습 내용을 분석해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전문가그룹 미팅을 통해 프로그램 내용을 확정했다.

중·등교육과정 원자력분야 교과서에는 일반적인 개념인 ‘원자력, 원자력발전소 및 원자력에너지’ 소개와 특징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수록되고 원자력 관련 설명과 그림은 단순이해 수준으로 기술돼 있다.

이에 청소년에게 원자력이 적용되는 연구와 실생활에 방사선이 긍정적으로 이용되는 분야에 대해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직접 참여하는 맞춤형 현장과학체험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실제 교육참여 후 학생들은 방사선 이론에 대한 만족도와 이해도가 크게 향상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프로그램 내용은 집단강의를 통해 이론교육을 실시하고 이론에 따른 맞춤형 현장실습을 분야별 연구원내 전문연구진이 연구실을 돌며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중학교 2학년 A군은 “강의시간에 들었던 알파·베타·감마선부터 염색체 관련 이론적 정보들이 현장교육을 통해 한 번에 머릿 속에 정리돼 시원하다”고 만족했다. 

학생들 대부분이 방사선관련 연구실험에 참여하는 것이 처음이라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고 현장실습을 통해 방사선에 대한 잘못된 지식교정 및 어려운 이론을 쉽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사회적 이슈에 둔감할 수도 있지만 향후 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특정 방향으로 인식을 개선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자라나는 세대들을 대상으로 원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감대형성을 하기 위한 환경조성이 중요한데 교과서 및 다양한 과학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원전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전달하고 성인이 돼 원전운영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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