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터키 중부와 서부지역을 초토화시킨 지진은 그 규모나 강도는 물론, 피해정도로 보아도 에체비트 총리의 말대로 ‘최악의 재앙’이 아닐 수 없다.

20일 현재 사망자만도 6천여명에 이르렀고 부상자가 3만여명, 매몰자가 1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시간이 가고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희생자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니 그 참혹상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불과 20여일전 우리도 경기북부지방에 집중호우피해를 입어 현지주민의 상처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복구작업이 한창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처지라 재난을 당한 터키 국민의 아픔이 곧 우리의 아픔인양 느껴져 더욱 가슴아프다.

그러나 그런중에도 세계각국이 다투어 피해자 구호와 복구에 적극 나서고 있어 불행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매몰자가 한사람이라도 더 구조되고, 신속한 복구작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며 더불어 우리는 1995년 1월17일 이웃나라 일본 고베시의 지진을 상기하며 약 6천4백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 지진으로 인한 가스관련시설, 즉 가스공급관이나 사용시설의 피해와 그로인해 비롯된 피해(사고)를 떠 올리게 된다.

물론 우리나라는 이렇다하게 기억되는, 지진으로 인한 사고나 피해가 없었으며 지진발생의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그에대한 예방대책에 소홀하거나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결코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지역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조심스러운 지적이나 최근 전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천재지변의 가능성 등을 놓고 볼 때 과연 지진으로 인한 재난 예방대책에 미온적이어도 되는가 하는 우려가 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고 평화로울 때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얘기를 모를 사람은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고베지진 당시 관련기관에서는 가스와 관련한 각종 조사분석 자료와 건물붕괴시의 대책등 각종 기술정보자료를 어느 정도 확보해 갖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잠시 교육자료로도 활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 당한 다음 후회한들 소용없다는 점을 강조해 ‘썰물 나간뒤 게구멍 보인다’는 속담이 있다.

터키에서의 지진이든 일본에서의 재난이든 이웃나라의 불행을 통해 교훈을 얻고 안전의 지혜를 빌린다는 것이 다소 미안하고 유감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이런 기회에 다시한번 있는 자료를 챙기고, 보완해서 꾸준한 교육과 홍보활동을 통해 업계와 정보 공유를 꾀하고, 만에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재난에 대비하는 튼튼한 태세를 갖출 필요는 없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그와같은 대책은 반드시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재해, 재난에 대비한 대책으로도 충분히 원용, 참고가 될 수 있으며 안전의식 제고와 재해예방기술 수준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도 보기 때문이다.

천재냐 인재냐 이론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집중호우로 인한 재난을 겪은 것이 엊그제이며 때마침 을지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라서 더욱 유비무환의 의미를 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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