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태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장
이젠 가스시대

과거 10년 동안의 에너지 소비형태를 살펴보면 매우 흥미 있는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에너지원이 점점 석유에서 가스로 변해간다는 사실이며 이는 실생활에서도 확실히 감지할수 있다. 수년전만해도 난방기구로 석유난로, 석유버너가 유행이었으나 이젠 가스난로와 가스버너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구체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최종소비에너지(석유, 석탄, LNG, LPG, 전기등)중 석유비중은 61%(’92)에서 54%(’02)로 크게 떨어진 반면 가스(LNG와 LPG 포함)는 7%에서 15%로 대폭 증가하였다. 이는 가정용 연료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감소하였으며 상대적으로 가스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이만큼 가스는 우리 실생활에 아주 가깝게 다가와 있으며 그 책임도 또한 커지고 있음을 인식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에너지 소비형태의 변화를 볼 때 이제는 본격적인 가스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가스인의 사명은 무엇일까? 가스를 공급하는 입장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장 큰 사명일 것이다. 그러나 가스시대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가스를 사용할 수 있는 발판을 확대시키는 것도 역시 가스인의 몫이 아닐까 한다. 기술개발은 이러한 가스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며 이는 우리 가스인의 역할일 것이다.

이원화된 구조속에 합리적 대안

국내의 가스 산업은 이중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도시가스의 경우 도소매로 구분된 공급 구조 속에 지역독점의 사업특성이 존재하고 지역적으로 차등화된 요금 구조하에서 세계에서도 유례없이 조기에 전국 단일 환상망을 완성하였고 국민연료로서의 가스시대를 조기에 정착시켰다. 이러한 환경속에 이제 우리가 추구해야할 길은 시장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품질향상과 원가절감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동 기술개발 확대로 투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LNG와 LPG의 관계는 복잡한 사업구조를 안고 있다. 초기에 LPG 중심에서 이젠 LNG 중심으로 변하였고 수요성장패턴은 배관증가에 따른 성장에서 이젠 기기보급에 따른 수요증가로 변하고 있다. 앞으로 LNG와 LPG의 관계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기술개발만이 살길

이젠 국산품 애용에 의존하던 시대는 끝나고 WTO의 등장으로 국가간 무역장벽도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가스산업에서도 열린 시장속에서 경쟁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이다.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가 나아가야할 길은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한 기술개발이다. 가스의 생산, 저장에서부터 공급, 이용에 이르기까지 전분야에 걸쳐 최고의 수준을 가진 기술만이 살길이다. 이를위해 중장기적인 목표 설정으로 인력개발, 기술기반 구축, 투자비 확대를 포함한 단단한 경쟁기반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특히, 가스시대를 열어가는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요건으로 안전에 관한 기술개발은 가장 우선적인 가치로 여겨야 할 것이다. 아울러 수요를 확대하기위해 필요한 기기개발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점점 편리하고 고효율화되고 저공해형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나아가 자연과 인간을 보호하는 공동의 목표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가스업계의 연구개발

신제품 개발 방향

그동안 가스산업은 양적인 성장에 머물러 있었으며 앞으로 질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할 시기이다. 이제부터 선진국의 개발기술을 추종하는 나열식 과제 도출보다는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을 설정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성과를 기대하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가 필요하다. KOGAS의 경우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비건설과 진단기술, 유지보수기술등과 같이 가스공급에 관한 기술은 상당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며 특히 피그진단기술은 국내에서 300km의 실증경험을 확보하였고 외국에서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상태이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도시가스에 활용할수 있도록 소구경 저압배관으로 적용을 확대할 수 있는것도 바람직한 방향이 될것이다. 또한 운영의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설비운영 및 안전관리 기술은 지속적인 투자와 개선이 요구되는 분야일 것이다.

안정적인 수요개발은 가스업계가 공동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 발전용의 수요예측이 불확실한 상태이고 주택용 중심의 도시가스 수요패턴은 가스의 공급구조를 열악하게하고 나아가 도입비용의 상승을 가져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양질의 가스수요 확대를 위해 계절별 수요편차가 적은 열병합시스템과 수송용 시장은 매우 바람직한 시장이 될것으로 보며 하절기 수요확대를위한 가스냉방은 국가적인 관점에서 추진되어야할 사업이다.

또한 에너지를 통합하는 구역형 에너지 공급시스템(CES)은 에너지의 합리적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좋은 사업모델이 될 수 있을것이다.

미래의 관심 기술 분야로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하는 연료전지기술이 부각될것이며 수소에너지는 고체연료로 시작된 에너지 역사에서 석유에 이어 천연가스 이후를 준비하는 청정에너지로의 변환을 의미하며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연료전지를 경제 재부흥의 돌파구로 여길만큼 관심을 가지고 자동차의 동력과 가정 전원으로 ’05년 실용화를 목표로 국가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에서 최고 수준을 추구할수 있도록 관련규제 점검 및 보급기반 구축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초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위한 수소공급설비도 동시에 추진하는등 관련산업이 유기적인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스택을 개발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가정용에서부터 상업용에 이르기까지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뉴욕지역과 유럽등지에서 수백대 규모의 실증 운전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이미 요소기술개발보다 폐열 활용기술 또는 최적 운전기술등과 같이 시스템 응용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며 수소공급 인프라 구축 및 관련 제도 정비도 선행되어야할 과제이다. 이러한 과제는 중장 기적인 투자사업인만큼 관련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투자분담과 성과 배분의 방법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03년부터 국가과제로 추진하고있는 고분자형 연료전지 실증사업은 위와같이 추진하는 좋은 사례라고 본다. 이밖에 재생 에너지의 활용도 유한한 자원을 가진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야할 분야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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