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운영 중인 ‘수도권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 전경.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가 운영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수도권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이 지자체 및 공기업 관계자 등으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 ‘음식물류 폐기물 에너지화시설’이 사업초기 노하우 부족 등으로 설치·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수도권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은 가장 성공적인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5일 수도권매립지에 있는 수도권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을 찾았다.

■ 바이오가스 생산 효율 극대화
약 443억원(국비 30%, 지방비 70%)이 투입된 수도권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은 수도권 3개 시·도에서 발생하는 음폐수를 적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지난 2010년 9월부터 36개월간의 공사기간(시공사 한솔이엠이)을 거쳐 설치됐다.

2013년 8월부터 2년간 시공사의 의무운전 이후 SL공사가 지난해 8월부터 운영지침서 자체 작성 등 체계화된 공정관리를 통해 이 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500톤/일(서울 200톤, 경기 200톤, 인천 100톤) 규모의 이 시설은 당초 설계(500톤/일)대비 65%(일평균 327톤, 2015년 기준) 정도의 음폐수를 처리하고 있다. 이는 시설상의 문제가 아니라 음식물 처리업체의 영세성 등으로 3개 시·도가 계획한 것보다 음폐수 반입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계목표보다 바이오가스를 더 많이 생산하는 등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SL공사가 지난해 운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3개 시·도에서 발생한 음폐수 12만5,502톤을 완벽하게 처리(BOD 99.7% 제거)했다. 처리과정에서 얻어지는 바이오가스도 당초 설계목표보다 53% 더 많이 생산(51→78Nm³/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입된 에너지(LNG+전력: 1만1,242Gcal)보다 생산된 에너지(바이오가스: 3만7,395Gcal)가 3.3배 많았다.  

홍성균 SL공사 유기성사업처 차장은 “아직은 음폐수 처리량이 설계목표보다는 부족하지만 공정개선, 기술체계화 등을 통해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직원이 반입된 음폐수의 시료를 채취해 불량 여부 등을 검사하고 있다.
SL공사는 먼저 음폐수 반입차량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음폐수 불량 제로화에 힘쓰고 있다.  음폐수 반입차량이 들어오면 음폐수에서 시료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불량 여부를 검사하고 불량이 많은 경우 음폐수를 반입하지 않는다.

또한 바이오가스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공정개선을 실시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른 시설은 시공사가 시공 후 직접 운영까지 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도권 바이오가스화시설은 시공사의 의무운전 후 SL공사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비용절감은 물론 더욱 안정적인 운영관리가 가능하다.

이 같은 운영관리로 수도권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은 지난 2014년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사항이 없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SL공사는 이 시설에서 생산된 바이오가스를 활용하기 위해 매립지내 ‘슬러지2단계시설’ 건조열원으로 공급하기 위한 공사를 올해 6월 말 준공한다. 이렇게 되면 연간 약 40억원의 LNG연료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L공사는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음식물류 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사업의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이 시설에 관심이 많은 지자체, 공기업, 해외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시설견학과 함께 기술발표회와 기술진단 등 모두 75차례에 걸쳐 벤치마킹 기회를 제공했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 28개소를 확충할 계획으로 현재 10개소가 운영 중이다.

■ 악취 제거에 많은 노력    
수도권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은 △반입·저장 및 전처리 설비 △혐기성소화설비 △악취제거설비 △질소저감 및 탈수설비 △바이오가스정제설비로 구분된다.

무엇보다 악취를 제거하는 데 많은 신경을 쓴 점이 눈에 띈다. 음폐수 반입장에 4중 악취방지시설(고속전동셔터, 2중 에어커튼, 스피드도어)을 설치했다. 또 음폐수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고·저농도로 구분해 악취제거설비(고농도: 축열식 연소기, 저농도: 약액습식세정기)를 설치했다. 질소저감 및 탈수설비에서는 원심탈수를 적용해 악취발생을 최소화 하고 있다.  

박상진 SL공사 유기성사업처 계장은 “시설견학을 하러온 지자체 등의 관계자들이 악취가 거의 나지 않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도 이날 방문 시 악취가 거의 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혐기성소화설비의 경우 외부 온도 변화에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중온 2상 소화방식(산발효조+메탄발효조)을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음폐수 및 소화액의 체류시간을 충분히(약 36일) 확보해 소화슬러지의 안정화 및 바이오가스 생산을 극대화 하도록 했다. 

박 계장은 “메탄발효조의 경우 다른 바이오가스화시설과는 달리 바이오가스의 압력에 의한 수두차(4m)를 이용해 무동력으로 교반해주기 때문에 소화효율이 높고 에너지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소저감을 위해서는 질소농도가 높은 혐기성 소화액 처리에 적합한 고효율 호기성 반응기를 설치했다.

바이오가스 정제설비에는 바이오가스 품질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가스 중 황화수소를 500ppm 이하로 처리하는 생물 탈황기와 바이오가스 중 수분을 5% 이하로 제거하는 제습기가 설치돼 있다. 이렇게 정제된 바이오가스(메탄 60% 이상)는 축열식 연소기(자체 사용) 및 오는 6월말 준공 예정인 ‘슬러지2단계시설’ 건조 열원으로 공급된다.

[인터뷰]홍성균 SL공사 유기성사업처 차장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 안정적 운영 ‘최선’

▲ 홍성균 SL공사 유기성사업처 차장.
“앞으로도 수도권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의 안정적인 운영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성균 SL공사 유기성사업처 차장의 각오다.

홍 차장은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유기성 폐기물을 에너지화 하는 것을 목표로 ‘음식물류 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바이오가스화 기술도입 초기에 따른 설치·운영 경험 부족으로 대부분의 시설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음폐수 바이오가스화시설은 안정적인 운영 및 기술체계화로 짧은 기간에 성공 모델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홍 차장은 “지난해 음폐수 처리량이 일평균 327톤으로 당초 설계목표대비 65%를 기록했지만 바이오가스는 당초 설계목표보다 53% 더 많이 생산됐다”라며 “소화처리수질의 경우도 BOD, COD 등 설계기준 이내로 안정적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불량 음폐수를 차단하고 꾸준한 공정개선으로 바이오가스 생산 효율을 극대화 하는데 힘쓰고 있다”라며 “특히 악취를 제거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차장은 앞으로도 지자체 등에 벤치마킹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을 전파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운영상 축적된 노하우 및 운영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유사시설 설치·운영 시 시행착오를 방지하는데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성과보고회와 분기별 설명회를 개최해 지자체 등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문제점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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