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정보통신부에서는 ‘Digital Life 실현을 위한 Digital Home 구축계획’을 발표하고 가정을 누구나 기기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홈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디지털 생활공간으로 전환하고, 2007년까지 전체가구의 61%수준인 1,000만가구에 디지털 홈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프라에 가치를 부여하고 IT산업의 신규수요를 창출해 홈네트워크 등 신산업을 육성하고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산업자원부는 차세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차세대성장산업발굴기획단’을 구성, 10대 분야 40개 품목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발굴했다. 이중 ‘스마트 홈’산업에 대한 발전전략을 수립해 미래유망산업으로 집중 지원키로 했다.

이처럼 홈네트워킹 시장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표준화 미흡, 핵심 서비스개발 등으로 초기시장에 머무르고 있던 홈네트워킹 시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증대됐다.

관련업계에서는 정부에서 실시하는 디지털 홈 시범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KT·하나로통신 등 통신업체는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가전3사,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건설사간의 협력이 활발히 진행됐다.

최근 정보통신부는 올해 말까지 ‘홈네트워크 1단계 시범사업’을 추진할 사업자로 KT와 SK텔레콤이 각각 주도하는 2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양 컨소시엄에는 KTㆍSKT 등 유무선 통신사업자 외에도 삼성전자ㆍLG전자ㆍKBSㆍMBCㆍ삼성물산ㆍLG건설 등 국내의 가전, 방송, 건설분야를 대표하는 83개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수도권 및 5대 광역시에서 1,300 가구를 선정해 홈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한 뒤, 양방향 DTVㆍ네트워크 게임ㆍ홈오토메이션ㆍ텔레메틱스ㆍ원격의료ㆍ지능형 로봇 서비스 등 50여개에 이르는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KT컨소시엄은 수도권ㆍ대구ㆍ광주지역에 총 700여 가구를 대상으로 150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고, SKT컨소시엄은 수도권ㆍ부산ㆍ대전지역에 총 600여 가구를 선정, 총 17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정용보일러는 어떻게

이처럼 홈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정용보일러를 비롯해 가스연료로 하는 가스오븐레인지 등에 대한 홈네트워크 기술적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개발에 가장 먼저 시작한 린나이코리아는 ‘인터넷 정보가전(가스보일러, 가스오븐레인지) 제어를 위한 LonWorks PLC(Power Line Communication) 모듈 및 게이트웨이를 이용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계획을 수립해 완료하고 지난해 초 인터넷보일러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고객이 외부 컴퓨터나 휴대폰을 가지고 인터넷을 통해 린나이 서버로부터 린나이홈네트워크 서비스 인증을 받은 후 가정 내의 게이트웨이에 직접 접속되어 제공하는 Web GUI를 통해 각종 제어를 실시한 시스템으로 보일러나 오븐의 사용정보를 적정한 시간대에 린나이 서버로 전송해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축적, 활용토록 개발됐다.

서비스 시스템 구성은 크게 △제품의 설치 와 사용자의 등록 △사용 및 운영 △가입 해제 및 이상조치, 유지보수로 구분되어 있다.

린나이코리아 김석구 실장은 “게이트웨이와 보일러의 연결은 집안에 배선되어진 전력선을 통해 각종 데이터를 주고받는 PLC통신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불특정 다수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기술 개발은 당사가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가스보일러 분야로는 세계 최초의 상용화 서비스”라며 의미를 밝혔다.

또 김 실장은 “인터넷보일러의 편리성를 인식하게 되면 향후 그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가스보일러의 등장은 국내 보일러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인 저가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호기라고 생각된다”며 밝혔다.

이처럼 인터넷보일러는 신기술의 접목으로 인한 제품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고질적인 병폐였던 저가경쟁을 벗어나 차별화된 마케팅의 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인터넷보일러를 공식적으로 출시한 업체는 린나이코리아와 귀뚜라미보일러 두 업체 밖에 없지만 현재 인터넷보일러 개발에 착수해 올해 상반기 중에 거의 모든 업체가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격제어 보일러의 효시격인 ‘따르릉 보일러’를 출시했던 경동보일러(대표 박천곤 www.boiler.co.kr)는 지난해 9월말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인터넷 보일러 기능을 대폭 보강한 업그레이드형 2세대 ‘따르릉 인터넷보일러’(가칭) 개발을 완료하고 필드 테스트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대성셀틱도 현재 인터넷보일러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터넷보일러을 개발하고 있는 린나이코리아, 경동보일러, 귀뚜라미보일러, 대성쎌틱 등 4社는 홈네트워크 전문업체인 ‘코맥스’와 기술개발 협약을 맺은 상태다.

가동은 ‘귀뚜라미’ 먼저

귀뚜라미보일러는 업계 최초로 인터넷보일러를 가정에 설치, 가동에 들어갔다. 인터넷보일러가 설치된 곳은 부천 상동에 위치한 오피스텔로 첨단시스템을 갖춘 밀레니엄오피스텔로 84세대에 홈네트워크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귀뚜라미의 인터넷보일러는 2년여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해 1월 개발이 완료됐으며, 첫 상용화를 이룬 이번 모델은 귀뚜라미보일러의 ‘월드’모델에 인터넷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은 보일러는 물론 TV,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인터넷을 통해 연결하고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작동이 가능하게 하는 미래형 가전시스템”이라며 “이번에 설치된 인터넷보일러도 각종 첨단 안전장치 등 기존 귀뚜라미 월드 가스보일러가 갖는 기능을 그대로 갖은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보일러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에서 핸드폰이나 인터넷으로 보일러를 제어 및 진단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홈 네트워크 시대에 맞춘 차세대 보일러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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