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지난 9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지하에 매설된 가스배관이 노후화되면서 가스가 누설돼 폭발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사고로 소방관 9명이 부상하고 주택 2채가 완파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쪽 포터랜치 지역에 소재한 사우스런 캘리포니아 가스회사의 가스저장 기지 지하 배관에서 가스가 누설됐다. 무려 9만6,000톤의 천연가스다.

포터랜치 가스누설량은 지난 50년간 미국에서 발생한 가스누설 사고 중 최대 기록이다. 다행히 폭발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4개월에 걸친 대량 가스누출로 인해 환경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사고였다.

두 사고의 공통점은 배관이 노후화되면서 가스가 누설됐다는 점이다. 원인은 분명하지만 해결책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핵심은 노후 배관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 미국 정부와 가스 사업자 모두 노후배관 교체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에 대한 해법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전국에 거미줄같이 깔려있는 천연가스 배관은 미국의 가스배관보다 밀집도가 더욱 높아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도 도시가스가 보급된지 30여년이 지나면서 노후배관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노후배관 교체나 보수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이유로 제때에 제대로 된 보수나 교체가 이뤄지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와 안전당국에서는 도시가스 배관 안전성평가 등 다양한 기법을 이용해 노후배관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려 하지만 실효성은 미지수인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지난 몇 년 전 부터 도시가스산업이 성장세를 멈추고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간 상태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노후배관을 교체하거나 관리한다는 것은 구두선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미국의 사고 사례를 우리가 답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사업자가 함께 노후 배관 관리와 교체를 위한 특별 조직과 재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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