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정락 한국가스안전공사 제품연구실 부장
가스나 물 등의 유체를 넓은 지역에 분포된 다수의 사용처에 동시에 효과적으로 수송하기 위해서 배관망을 사용한다.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 배관은 우수한 내부식성, 내한성, 유연성, 내구성, 시공의 편리성, 경제성 등의 장점으로 인하여 중·저압용 도시가스배관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도시가스배관망에 있어서 안전성은 배관 자체보다 배관과 배관이 연결되는 융착접합부의 성능에 크게 의존한다. 일반적으로 금속배관 용접부의 성능은 규정화된 비파괴 검사법(nondestructive testing: NDT)에 의해 평가될 수 있지만 폴리에틸렌 배관 융착접합부의 성능은 비파괴 검사법의 부재로 단순 외관검사에 의해 간접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PE배관의 접합은 금속용접과는 달리 접합과정에서 용접봉과 같은 다른 재질을 사용하지 않고 모재를 직접 사용하여 접합대상을 가열 용융 압착하여 냉각 고상화시킴으로서 일체화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융착방법에는 맞대기 융착(butt fusion)과 전기융착(Electrofusion)이 있으며, 융착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며 정상융착접합부는 안정된 구조를 갖는다. 최근 융착기술의 발전과 융착장비의 성능개선으로 융착접합부의 성능이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융착시 배관변형이나 배관엇갈림(misalignment) 등의 원인에 의해 융착결함이 발생될 개연성이 상존하며, 관경이 클수록 상대적으로 결함발생빈도는 높아진다. 이러한 융착결함은 장·단기적으로 융착접합부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주지만 PE재질의 높은 감쇠로 인하여 금속배관에서처럼 기존의 방사선시험이나 초음파시험으로 검출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PE 배관망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융착절차의 표준화와 더불어 융착접합부의 건전성을 비파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검사기술이 요구된다.

PE배관 전기융착접합부 검사기술 동향

금속배관 용접부의 건전성 평가에는 방사선 시험(Radiography Testing: RT)이나 초음파 시험(Ultrasonic Testing: UT)이 적용되고 있다. 재래식 비파괴 시험법을 PE배관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주요 원인의 하나는 금속에 비해 PE재질의 감쇠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신호원의 강도를 높이면 가능하나 방사선이나 초음파의 강도를 기계적으로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따르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PE전용 초음파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가 오사카 가스와 한국가스안전공사 연구그룹에 의해 개별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일본 오사카가스 연구그룹에서는 범용 초음파 탐상장비와 PE이음관 전용 탐촉자를 사용하여 A-scan 방식으로 융착접합부의 결함을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기존의 방법과 다른 점은 초음파 강도를 높이기 위하여 점 집속형 탐촉자와 음향정합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PE재질로 된 쐐기와 폴리머 진동자를 사용하는 것이 개선된 특징이다. 원리적으로 이음관 두께에 따라 센서가 달라져야 하며, 열선의 굵기 및 간격에 따라 초음파 신호가 달라지기 때문에 신호해석이 어렵다.

다른 하나는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인디시스템 연구그룹이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로서 의료용 초음파 진단장비와 같은 개념으로 초음파 빔의 집속이 가능한 위상배열 초음파(Phased Array Ultrasonic) 기법을 이용하여 전기융착결함을 실시간으로 영상으로 검출하는 신기술이다. <그림 1>은 국내 벤처 회사 인디시스템에서 개발한 휴대용 위상배열 초음파 영상검사장비(AIM: Acoustic Image Manger)이다. 이 검사장비는 융착접합부에 존재하는 융착결함(융합불량, 이물질, 기포, 삽입불량, 용입과다)과 열선들의 배열상태를 영상으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분해능은 1mm 정도이다.

또 사용이 간편하고 영상해석이 쉽다. 또 그 무게가 약 4Kg 정도로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검사가 가능한 휴대용 PE전용 검사장비이다.

융착접합부의 위상배열 초음파 검사

최근 비파괴 초음파 검사에 도입되고 있는 위상배열 초음파 탐촉자를 통해 초음파를 송수신하고 신호처리를 실시간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초음파 영상을 얻을 수 있다. 휴대용 위상배열 초음파 검사장비 AIM33는 16개의 독립된 초음파 송수신회로에 최고 96개의 미소센서를 가진 초음파 배열 탐촉자를 연결하도록 되어 있다. 초음파 영상의 질을 향상시키기위해 초음파 송수신시에 각각의 미소 초음파 센서에서 송수신되는 신호에 전자적으로 적절한 시간지연을 주어 초음파 빔의 집속 및 조향을 조절한다. AIM33에서는 하나의 주사선을 만들기 위해 송신시에는 배열탐촉자로부터 거리에 따라 영역을 분할하는 분할영역집속(zone based focusing)과 수신시에는 동적집속(dynamic focusing)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림 2>는 정상융착과 융착결함 시험편에 대한 AIM33의 초음파 영상시험결과와 시험편의 단면과 함께 나타낸 것이다. 정상융착 초음파 영상사진에서 시험편의 단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열선배열에 대응하는 지시들이 (indication) 흰 점들로 선명하게 확인된다. 융합결함의 영상사진에서는 열선배열을 나타내는 지시들과 융착결함을 나타내는 흰 점선의 지시(indication)가 열선 바로 밑의 접합부 계면에서 보이며, 이들은 명확하게 구분됨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융착결함 지시가 결함크기에 상응하는 실선으로 나타나지 않고 점선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음관 단면에 수직으로 입사한 초음파가 열선에서 반사되어 열선 바로 밑에는 초음파가 거의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점선으로 나타난다.

<그림 3>은 현장에서 외관검사로 융착부 성능을 판정하기 어려운 접합부에 대한 초음파 영상검사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관경이 250A인 90도 엘보의 융착접합부에서는 인디케이터(indicator)가 돌출되지는 않았으나, 초음파 영상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어떤 결함의 존재를 지적하는 지시는 보이지 않고 열선배열을 나타내는 지시들만 확연히 보여지기 때문에 정상융착이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300A의 관경을 갖는 접합부는 현장의 기밀시험에서 기밀이 유지되지 않아 절단된 것으로서 두개의 인디케이터 중 하나는 돌출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돌출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 융착접합부에 대한 초음파 영상사진은 접합부 계면에 매우 큰 융합불량이 존재함을 지적하는 점선의 지시가 확연히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이 결함지시는 돌출된 인디케이터가 있는 부위에서는 검출됐으나, 돌출이 되지 않은 부위에서는 융착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결과로부터 관경이 큰 배관에서는 인디케이터의 돌출상태를 근거로 융착성능을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인디시스템이 공동으로 개발한 위상배열 초음파 기법은 PE배관에서의 융착결함을 현장에서 매우 효과적이고 신뢰성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신기술이다. 특히 관경이 큰 배관의 경우 배관변형이나 배관엇갈림 등의 원인에 의해 배관외면과 이음관내면 사이의 일일한 간극형성이 어려워 융착결함이 발생될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위상배열 초음파는 PE 배관의 사용확대와 더불어 배관망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는 이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 전국에 걸친 현장시험을 통하여 D/B를 구축하고 융착결함판정기준 제정을 목적으로 미국의 오하이오 주립대학과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중이다. 2004년도에는 축적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위원회 및 관련업체들과의 간담회를 통하여 실용화와 제도에 반영하는 방안을 재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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