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무 한양대 총장(에너지공학과 교수)
[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불소계 분리막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주목된다.

이영무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은 고온, 저가습 조건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연료전지분리막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료전지 분리막은 막전극접합체(MEA) 내 핵심부품이다. 촉매와 반응해 생성된 수소이온의 전달을 도와 공기 중에 유입된 산소와 반응해 전기를 생산하게 한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자기가습 분리막은 저가의 탄화수소계 고분자전해질 분리막으로 얇은 플라즈마 막을 씌은 후 막에 물이 들어가면 나노크랙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용한 지능형 막이다. 즉 선인장 표면의 기공(숨구멍) 같은 나노밸브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고온, 저가습 조건에서도 수소이온 전도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연료전지 분리막은 대부분 불소계를 사용한다. 그러나 불소계 막은 가격이 높고 낮은 열적 안전성으로 사용온도가 80~90°C에 그친다. 연료전지가 작동되면 연료전지 룸 온도가 120°C 이상 올라가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별도의 냉각장치를 갖춰야 한다. 또 가습을 위한 장치를 부가적으로 갖춰야 하는 단점이 있다.

▲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메카니즘 모식도.
이 교수팀의 연구결과가 상용화되면 불소계 분리막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가격도 불소계의 1/10 수준으로 경제적이어서 연료전지시스템 가격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

이영무 교수는 “온실가스 영향으로 지구가 이상기온에 시달리고 있어 공해 발생이 없는 신재생에너지로써 수소연료전지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번에 개발된 자기가습 분리막을 활용하면 수소연료전지차는 물론 주택용 등 다양한 용도의 연료전지시스템 보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연료전지분리막 국산화를 위해 불소계, 탄화수소계 모두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 상용화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다. 불소계는 세계 4번째 ‘PTFE’ 원천기술을 확보한 코멤텍이 시노펙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8월부터 에기평 국산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탄화수소계 분리막 연구개발은 코오롱그룹이 주도한다. 코오롱FM은 2010년부터 정부의 ‘WPM’ 과제 중 하나인 ‘연료전지용 탄화수소계 강화복합막 개발’에 나서 현재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논문명: 나노크랙 작동 자기가습 분리막(Nanocrack-regulatedself-humidifying membranes)는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2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탄화수소계 연료전지막분야 논문이 네이처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 교수팀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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