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재영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장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핵물질, 원자력 시설·장비 등에 사용되는 원자력 기술이나 물자가 핵 비보유국에서 무기 또는 핵폭발 장치로 전용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행위 및 조치가 중요하다.

특히 원자력통제는 안전조치(Safeguards), 물리적방호(Physical Protection), 수출입통제(Export Control)를 이행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25기의 원전 운영과 UAE, 요르단 수출 등 원자력선진국으로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다양한 국제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국제 핵 비확산(Nuclear Nonproliferation) 및 핵안보(Nuclear Security) 체제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의 손재영 원장을 만나 원자력통제기술원 업무 및 핵안보교육훈련센터, 원전 보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이란.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국제규범을 준수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NSSC)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원자력은 평화적으로 사용하면 원자력 발전소와 같이 막대한 전기를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활용 가능하지만 무기로 활용할 경우 엄청난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근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시기에 나가사키나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발생한 끔직한 결과를 우린 이미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국제사회는 핵비확산조약(NPT)이라는 국제 조약을 통해 원자력 이용국들에게 평화적 이용을 담보할만한 각종 의무 사항을 부여하고 있는데 KINAC이 수행하는 업무가 바로 이러한 의무사항 준수와 관계된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핵물질의 계량관리 업무인 안전조치(Safeguards), 원자력시설에 대한 위협을 방지하거나 지연하는 물리적방호(Physical Protection), 원자력 관련 기술, 장비 등이 국가간 이전을 통해 비평화적 목적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하는 수출입통제(Export Control) 활동 등이 있다. 

△KINAC 목표와 업무 계획은

세계 수준의 핵비확산·핵안보 전문기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먼저 우리 기관의 주요 업무 역량을 더욱 더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안전조치분야는 국제적인 추세에 발맞춰 이행의 효과성 및 효율성 제고에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수출통제부분은 추후 예상되는 원전 수출 등의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 체계를 더욱더 효율화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원전 사이버보안 분야는 이미 구축된 법령 체계를 바탕으로 현장점검 등을 확고히 이행해 국민 여러분들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개발분야 관련 재원도 적극 확대해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지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다.

지난 4월 종료된 핵안보정상회의 후속조치를 비롯해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의 효율적 이행 등 여러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전문기관으로서 정부의 관련 업무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착실히 본연의 기능을 다해 나가겠다.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INSA)는 무엇인가

잘 아시다시피 국제적으로 핵안보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인력 양성이다.

원자력을 신규로 도입하려는 국가는 핵안보를 강화하려고 해도 기술과 인력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핵안보는 비교적 최근에 부각되기 시작한 분야로 운영 측면의 엔지니어링분야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기존과 차별화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INSA는 이러한 핵안보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전문기관이다. 단순히 이론적 교육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교육훈련센터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대규모의 시험 시설도 갖추고 있어 개도국에서 온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분야에서 짧은 기간 동안 급격한 성장을 이뤄내면서 선진국으로서의 기술과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개도국의 처지도 잘 이해할 수 있는 중진국으로서의 포지션을 가지게 됐다.

개도국 입장에서는 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롤 모델인 셈이다.

△원전 사이버보안 대응은

원전은 사회적 의미와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사이버테러 발생 시 그 파급력이 매우 크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말에 원전 관련 자료 유출 및 파괴 위협을 통해 사회적 불안감이 조성된 적도 있으며 최근에도 원전 해킹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철저한 원전 사이버보안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NSSC와 KINAC은 철저한 원자력발전소 사이버보안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관련 법을 정비하고 제도 개선, 연구 개발 및 인력 충원 등을 바탕으로 시설 대상 규제 이행 능력을 제고하는 한편 미국 등 선진국들과 국제협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조사 기법 및 정보 공유 체계 개발 등을 통해 사건 발생 시 효과적인 대응 체계를 확립하고 규제 이행 연구 개발과 철저한 현장 검사를 통해 원전 사이버보안 체계를 더욱 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 취임 후 1년여 기간 동안의 변화 상황은

취임 때 직원들에게 전달한 메시지가 있다. ‘우리 기관은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특별 전문기관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문성은 우리 기관의 존재근거인 만큼 정부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실력 있는 핵비확산 전문기관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라는 것이다.

주어진 역할에 걸맞은 능력을 갖추자는 말이다. 이를 위해 목표관리제(MBO) 등을 이행 중에 있는데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잘 따라준 덕분에 직원 개개인의 역량 강화가 많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올해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성과 및 과제는

핵안보 정상회의는 그동안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는 가장 대표적인 핵안보 협의수단으로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핵안보정상회의 참여를 통해 우리나라가 얻은 성과는 매우 크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4차 회의를 통해 미국, 일본, 중국 정상과의  회담을 갖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 의지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원전 사이버보안 국제 규제 지침 마련에도 나서는 등 새로운 핵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주도권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핵안보 정상회의를 통해 구축된 우리나라의 역량을 회의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국제 체제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IAEA 핵안보 컨퍼런스를 비롯해 국제핵테러방지구상(GICNT) 등에 활발히 참여해 나가는 한편 국내 전문가들의 해외 진출 또한 적극 장려하고 실무적인 차원에서도 국가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핵비확산·핵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는

최근 종료된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비롯해 국민적인 인지도나 관심은 크게 높아졌다고 생각된다.

다만 업무 특성상 핵비확산과 핵안보가 일반 국민들의 일상 생활과 직접 연관이 있는 분야가 아니어서 체감하시기 힘든 것이라 생각된다. 제가 강조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핵비확산·핵안보 문화 구축’인데 이는 핵비확산과 핵안보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바탕으로 관련 제도나 조치 등이 잘 받아들여지고 이행되는 상황을 말한다.

즉 국민들의 이해와 동의가 필수적다.

앞으로 핵비확산과 핵안보에 대한 필요성을 중심으로 홍보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국민들께 이해를 구할 수 있도록 담당기관으로서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다. 

△규제기관으로서 KINAC의 업무 방향은

흔히 규제기관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떠 올리기 쉬운데 KINAC은 오히려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수출입통제분야다. 최근 원전 수출을 계기로 기업 중심의 원자력물자 및 기술교류가 활발해 지는 상황에서 관계 법령 및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원자력 관련 기업체들이 참여하는 행사에 KINAC도 적극적으로 참가해 관련 제도에 대한 설명을 하는 아웃 리치(out-reach)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또한 제도적으로도 기존의 복잡하고 직접 방문이 필요하던 절차 등을 적극 개선해 온라인으로도 간편하게 관련 서류를 접수 할 수 있는 수출입통제종합관리시스템인 NEPS(Nuclear Export Promotion Service)를 구축하는 등 민원인 중심 업무 처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KINAC이 규제 업무를 수행하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통한 국민의 행복과 복지 증진이다. 국가 기관으로서의 서비스 정신을 바탕으로 규제 기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 나가겠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나라는 원자력분야의 선진국으로서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통해 해외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역량과 기술을 축적했다. 이와 같은 성과는 핵비확산·핵안보분야에도 이어져서 IAEA가 우수 국가들에만 부여한다는 통합안전조치(IS)를 비롯 아시아 최초로 물리적방호자문서비스(IPPAS)를 수검받고 우리나라의 관리 체계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국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제일 큰 요인이겠지만 우리나라의 위상 강화를 위해 신념을 가지고 열심히 업무를 수행해 온 직원들의 노력 또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KINAC은 핵비확산 및 핵안보 전문기관으로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가겠다.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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