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에 흔한 잉크젯 프린터로 배터리를 출력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출력된 종이 배터리를 컵에 붙이고 센서를 연결하면 온도에 따라 다른 색깔의 불빛을 밝힐 수 있다. 사진은 잉크젯 프린터로 종이 위에 출력한 배터리와 이를 활용한 온도감지컵.
[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프린터로 찍어내면 그대로 배터리가 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플렉서블 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상영 교수팀이 일반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해 문서를 출력하듯 전지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출력된 전지는 종이 문서와 비슷하며 컴퓨터로 디자인한 이미지 그대로 전지를 구현할 수 있다. 종이 위에 출력한 글씨나 그림 자체가 전원이 되는 것으로 최초 사례다.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되면 딱딱한 형태의 배터리에서 벗어난 유연하고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이 가능해진다. 이상영 교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잉크젯 프린터와 A4 종이를 이용해 전지를 제조한 획기적인 사례”라며 “기존 전지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디자인을 가능하게 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된 전지는 슈퍼커패시터 전지 거동을 보이며 1만회 충·방전을 반복해도 용량이 감소되지 않았다. 150℃ 고온에서도 전지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물론 반복적으로 구부려도 전지 성능에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컴퓨터로 디자인한 모든 글자나 그림 모양을 전지 형태로 출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종이지도와 유리컵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컴퓨터로 디자인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이미지를 전지로 구현할 수 있어 사물인터넷용 전원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개념의 전지 디자인과 제조방법을 제시함으로써 플렉서블 전지분야의 차별화된 기술적 토대를 확보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기술개발을 위해 연구진은 전지의 모든 구성요소를 잉크 형태로 제조했다. 또 점도를 잉크젯 프린팅이 가능토록 조절했다. 종이 위에서 잉크가 번지거나 이탈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나노 크기의 셀룰로우스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에너지 및 환경과학’ 6월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이상영 UN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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