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에 이어 올해 초부터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PE 및 PLP가스관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원자재 급등 현상에는 지난해 초 보다도 더 심각한 악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연간 단가 계약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자재값 급등도 문제지만 가스관 수급이 더욱 어려워져 도시가스사, 시공업체 등도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얼마나 올랐나

동아시아 석유화학제품 외화거래 가격 동향 조사기관인 PLATT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PE관의 원재료인 에틸렌(C2-) 가격은 지난해 2월7일 현재 톤당 560달러였던 것이 지난 6일 현재 톤당 745달러로 무려 185달러 급상승했다. 이에 따라 현재 폴리에틸렌 가격 인상폭이 전년 1월 대비 약 36%에 이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PLP제조사도 PLP관의 가장 기본적인 원자재인 강관 가격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5∼20% 정도 인상됐다며 울상이다.

▲원자재 파동 배경은

이번 원자재 급등은 여러 악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침체됐던 국제 경제의 회생과 중국의 엄청난 원자재 수요 증가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에틸렌의 경우 일본 아사히케미칼의 NCC(Naphtha Cracking Center)와 네덜란드 Shell사의 NCC가 지난 1월 공장을 가동중지(shut down)하면서 세계적으로 에틸렌 공급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아시아 지역의 NCC들은 상반기 중에 정기보수를 위한 공장 가동중지 계획들을 가지고 있어 에틸렌의 원활한 공급은 하반기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제품가격 인상 불가피

이처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가스관 제조사들은 초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원자재 확보는 물론 제품가격 인상안 등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회사는 올해 사업계획을 뜯어고쳐야 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업계는 특히 원자재 인상분이 제품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 제품 생산 중단은 물론 경영 악화로 도산하는 업체도 생길지 모른다고 좌불안석이다.

대림산업은 최근의 원자재값 상승세가 하반기나 돼야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원재료 값 상승이 6∼7개월 간 지속된다고 보고 PE관 가격을 약 13%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러한 인상안은 회사가 수익을 내기보다는 적자가 나지 않는 선에서 나온 것”이라며“이는 원자재 시장 상황이 그만큼 악화돼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코스모산업은 당초 물가인상률 정도에서 가격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또 조금 지나면 원자재값이 회복될 것으로 관망하고 있지만 그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약 15%선에서 제품가격을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프라스틱은 약 15%선에서 인상안을 결정할 방침이며 고려산업개발도 역시 자세하게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타 업체와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스코, 동원C-TECH, 동방철관 등 PLP업체들도 PLP관 인상안을 마련하는라 고심하고 있다. 위스코는 제품가격을 20% 정도 인상할 생각이지만 이 또한 수익을 내기에는 부족한 수치라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 가스관 부속품 제조업체들도 평균 15%선에서 인상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값 상승분이 제품가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도시가스사, 건설사 등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며 “이는 적정가격을 받는 풍토 조성은 물론 제품의 품질 향상과 함께 원활한 제품수급에 기여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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