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투데이에너지] 자원개발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지하의 부존자원을 찾고 개발해 생산하는 작업이므로 태생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탐사에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는 위험성이 큰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국기업들이 에너지자원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또한 2015년도 포춘(Fortune)에서 발표한 세계 10대 기업 중 5개가 에너지기업이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에너지자원분야가 불확실성이 크고 위험성이 큰 분야이지만 수익성이 충분하다는 반증이다. 한국과 같은 자원빈국에게는 해외자원개발의 가장 큰 목적인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넘어 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성공적인 국외 에너지자원개발 회사의 특징은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운영돼온 수직 계열화가 갖춰진 대규모 회사라는 점이다.

즉 자원개발의 특징인 고위험성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창출이 될 수 있는 긴 주기 사업추진이 가능할뿐더러 생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탐사사업에 재투자해 탐사 성공으로 다시 생산을 증대 시킬 수 있는 자원개발 선순환구조를 갖춘 회사들이다.

또한 상하류부문 사업을 모두 갖고 있어 큰 유가변동성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모두 성공할 수는 없으며 그 본질에는 전문성이 자리하고 있다.

엑손모빌(ExxonMobil), 비피(BP), 쉘(Shell), 토탈(Total), 쉐브런(Chevron) 등은 일산 300만배럴 이상 생산하는 세계적인 대형 석유회사다. 한국이 하루에 소비하는  250만배럴 규모를 넘어서는 규모다.

40년, 30년, 37년, 40년, 18년 이 숫자는 세계 5대 석유회사의 현재 최고경영자가 해당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이며 10년, 4년, 6년, 7년, 6년 이는 그들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머물고 있는 기간이다. 토목공학, 기계공학, 화학공학, 공학, 농학 이것은 그들의 전공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세계 5대 메이저 석유사의 최고경영자의 공통점은 이공계 전공으로 해당 회사에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긴 시간 동안 그 자리에 머문다는 것이다.

아직도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자원개발분야의 실정은 어떠한가?

한국의 공기업의 경우 고유가 시기의 생산광구 매입을 통한 몸집불리기, 저유가와 차입에 의한 과도한 부채 등으로 인해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선순환구조의 문턱에서 좌초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권차원이 아닌 국가차원에서 에너지자원확보를 위해 추진돼야 할 자원개발이 정권의 호불호에 따른 반복적인 냉온탕 엇박자 정책과 경험 및 전문성이 결여된 공기업 수장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우리의 자원개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6월 말에 정부가 발표한 자원개발공기업 추진체계 개편에도 언급됐듯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성이 없는 부실사업은 정리하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부실사업 정리와 역량강화는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성에 기반해 한국의 해외자원개발의 본래 취지에 맞게 추진돼야 한다.

특히 역량강화의 근본은 사람이다. 인력양성도 자원개발 특성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소요되고 미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고유가시 사업 추진을 위한 인력이 부족한 것은 그 이전에 인력양성이 소홀했기 때문이며 저유가시 인력양성에 소홀하면 다가올 고유가 시기에 또다시 인력부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저유가  시기가 사업 투자의 적기 인 것처럼 인력양성의 적기이기도 하다. 또한 꾸준하게 준비된 실력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처럼 실력을 갖춘 준비된 회사만이 찾아오는 기회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

정부, 공기업, 구성원 모두 자원개발이라는 큰 그림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기의 역할을 다할 때 만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더 무서운 사실은 생산할수록 줄어드는 석유 매장량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으면 에너지자원확보도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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