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희기 교수가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 일부인 상·하부 가열형 축열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재생에너지원 중에 가장 먼저 보급된 태양열은 그동안 온수급탕 위주의 제한적 활용에서 이제는 점차 그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무한 에너지원인 태양열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홍희기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방학 기간 중에도 불구하고 태양열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연구와 실험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홍 교수는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에 대한 막바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에 관계자들에게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의 효과(필요성)를 설명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홍 교수를 만나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에 대해 들어봤다.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이란

태양열 이용 시스템은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먼저 보급이 시작된 에너지원이다. 다른 시스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소형건물 및 주택에 태양열 온수급탕 등이 적용돼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태양에너지의 밀도가 가장 높은 하절기에 이용률이 낮아 경제성이 저하돼 급탕용 이외에는 거의 보급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양열 이용 시스템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형 건물 및 주택용 태양열 이용 냉방시스템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은 이와 같은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태양열시스템의 특징은 집열온도가 높아질수록 집열효율이 감소해 시스템 성능이 저하되므로 경쟁력 있는 태양열 냉방시스템을 위해서는 가능한 저온 열원에 의해 구동될 수 있는 열구동 냉방시스템과 연계돼야 한다.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은 이에 적합하다. 기존 태양열 제습냉방시스템의 단점은 태양일사가 부족한 경우 별도의 보조열원 혹은 보조에어컨이 필요해 장치가 복잡했으나 하이브리드방식에서는 소형의 히트펌프를 내장시켜 항상 단독 운전이 가능하다.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의 원리는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은 태양열시스템에서 취득한 열을 흡수해 얻은 온수를 활용해 제습냉방기의 제습로터 재생부에 고온의 공기를 통과시켜 건조시킨다. 제습냉방기의 제습부 출구공기를 히트펌프의 증발기로 추가로 현열 냉각함으로써 냉방출력을 더욱 증가시키며 이때 히트펌프의 응축열은 재생측 흡입공기를 예열함으로써 제습냉방기 제습로터의 재생에 소요되는 열량을 절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은 제습냉방, 증기압축식 냉방기(히트펌프), 태양열시스템이 융합된 시스템이며 태양일사가 없는 상황에서도 히트펌프에 의한 단독냉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전기압축기의 추가로 소비 전력이 증가하지만 냉방출력이 더욱 증가하고 동시에 재생에 필요한 열량을 줄일 수 있어서 전반적인 효율을 개선시킬 수 있다.

기대 효과 및 적용 가능성은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은 제습냉방시스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태양열 업체와 공조업체의 협력을 통해 태양열 급탕 및 냉난방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태양열 이용기술의 업그레이드와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해외시장 공략을 촉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선진국 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태양열 냉방시스템 설계기술의 개발로 추후 해외업계의 국내진출을 사전에 차단하고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전기를 마련해 국내 태양열 냉난방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가 있다. 이와 같이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의 핵심 기술이 선진국보다 5년 정도 앞서 있다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기술력을 토대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전기식 냉방기에서 소비되는 전기에너지절감과 동시에 화석연료의 사용이 줄어들게 되므로 CO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제습냉방 특유의 자체 환기기능으로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의 사용을 감소시키는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향후 수요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택용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이나 일반 보급사업을 위한 태양열 냉난방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현재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상용화를 추진 중인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 보급의 가장 큰 장애 요소인 덕트 시공 등 설치방법 및 설치비용이 기존의 전기에어컨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현재 신축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습냉방 보급사업을 지역난방이 공급되는 기존 주택에까지 확대할 수 있다.

향후 과제는

태양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시스템은 위에서 열거한 여러 기대 효과에도 불구하고 제습 냉각된 공기를 덕트를 통해 실내로 공급, 실내를 냉방하는 방식으로 반드시 소음이 차단된 설치공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냉각 공기를 실내로 공급할 수 있는 덕트가 필요하므로 기존의 전기에어컨에 비해 설치가 어려워 신축이 아닌 기존 주택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기술이다.

따라서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콤팩트화, 고성능화와 더불어 설치 적용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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