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반도체장비 생산기업의 전기차 신사업 발표에 국내 버스제조기업인 티지엠(TGM)이 발끈하고 나서 주목된다.

FPB 자동화 장비 및 TSP 윈도우 글라스 가공장비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인터불스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조직내 전기차사업단을 신설하고 전기차사업에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제조업체인 CT&T 사업기획을 담당한 정용범씨를 사업단장으로 영입하고 중국 타이치그룹의 전기차 기술개발 업무를 총괄한 권민수씨를 이사로 선임하는 등 관련 인선도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것은 중국 타이치그룹의 투자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이다. 인터불스는 보도자료에서 ‘타이치그룹의 투자와 업무제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티지엠의 관계자는 “보도가 나간 이후 타이치그룹에 확인했지만 인터불스와의 접촉은 물론 투자와 관련해 어떠한 협의도 진행된 사안이 없었다는 답변을 들었다”라며 “지난 8일 티지엠에 방문했을때도 인터불스 투자의향이 없음을 다시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인터불스가 타이치그룹의 전기차 기술개발 업무를 총괄한 권민수씨를 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지만 그는 기술개발 업무와는 거리가 먼 인물로 타이치그룹에서 6개월 임시직으로 투자유치 업무를 지원한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티지엠은 지난해 10월 타이치그룹이 한국화이바 차량사업부를 인수한 뒤 신규 설립한 법인으로 현재 장풍태 타이치그룹 회장이 9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전기버스를 비롯해 CNG버스 등 버스제조가 주사업분야다.
 
티지엠은 인터불스의 관련 보도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보도 이후 대출기관으로부터 사실확인을 요구받고 있고 직원들 간 이상한 소문이 도는 등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
 
티지엠의 관계자는 “인터불스 신규사업에 타이치그룹이 거론되면서 티지엠과 타이치그룹의 관계에 이상징후가 있는 듯한 오해를 낳고 있다”라며 “(확인 결과)사실도 아닌 일을 부풀려 언론에 흘리는 인터불스의 저의가 무엇이냐”고 분개했다.
 
이와 관련해 인터불스는 현재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을 자초했다. 인터불스의 IR팀장은 “최근 보도된 내용에 대해 추가로 언급할 상황이 아니며 자세한 내용은 추석 연휴가 지난 시점에 얘기하겠다”고 말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인터불스와의 통화에서 그나마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은 권민수씨가 현재 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타이치그룹의 투자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타이치그룹이 향후 계획을 변경해 인터불스에 투자를 진행하더라도 티지엠과의 관계정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먹튀 기업으로 낙인찍혀 국내 투자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전망은 타이치그룹이 한국화이바 차량사업부 인수 시 불거진 논란 때문이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타이치 측은 “(인수배경이)한국 전기차시장만을 바라본 결정이 아니며 최종 목표는 메이드 인 코리아로 제조된 버스를 제3국에 수출하고 그룹의 핵심역량인 이차전지(인산철 전지)의 수출허브로 키우기 위한 것” 이라고 언급하며 진정성을 호소한 바 있다.
 
한편 티지엠은 최근 제주도에 전기버스 23대 납품에 이어 부산시의 한 운수업체와도 버스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법인 설립 후 빠르게 사업정상화를 이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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