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국장] 저명한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수십년 내 수소에너지가 경제를 이끄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2002년 그가 저술한 ‘수소경제(The Hydrogen Economy)’라는 책을 통해서다.

니프킨은 왜 수소를 주목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에너지체계를 구축한 화석연료의 고갈이다. 화석연료 생산량이 줄어들면 대체 에너지원이 부상하고 그 가운데 우주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수소가 주목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그의 예언 이후 13년이 지난 지금 수소경제사회 진입을 예고하는 모습들을 찾아보자. 가장 먼저 연료전지기술이 돋보인다. 연료전지는 수소사회를 가능하게 할 핵심이다. 수소를 태워 에너지원으로 바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효율이 떨어진다. 결국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연료전지는 수소를 이용하는 기술로 주목될 수밖에 없다.

최근 빠르게 연료전지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분야가 주택·건물·발전용으로 구분짓는 정치형시장이다. 600W에서 최대 수백kW까지 발전용량을 지닌 연료전지가 주택으로, 대형 빌딩으로, 발전소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분산전원의 이점을 무기로 기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든다.

그러나 짚어볼 것은 파급력이다. 국내만 하더라도(물론 정부보조금과 RPS 규제정책에 의지하고 있지만) 수년간 시장 플레이어의 눈물겨운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보급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이러다보니 연료전지는 여전히 시민들에 낯설다. 개념은 말할 것도 없고 용어조차 들어본 적 없다는 사람이 태반이다. 수요시장이 한정돼 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시장을 보자. 최근 미세먼지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차시장이다. 정확한 용어는 수소연료전지차(FCEV)다. ‘수소를 연료로 차량 내부에 장착된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 후 모터로 자동차를 구동하는 차량’으로 이해하면 용어의 의미가 명확해진다.

차량은 필수재다. 국내의 경우만 하더라도 가구당 차량 보유대수가 1대를 넘어섰다. 그만큼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 차량 제조사는 물론 연비, 디자인, 파워, 안전 등을 꼼꼼히 따지고 체크한다. 

수소차의 대중화가 빨라진다면 수소, 연료전지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려니와 관련산업 확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소산업을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로 수소차만한 것이 없는 셈이다.

정부는 이달 중 수소차 보급·확산을 위한 민관협의체 ‘수소차 얼라이언스’를 발족키로 했다. 정부와 지자체 등 관(官) 중심의 충전인프라구축시장에 민간참여를 유도하고 관련시장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시장은 부족한 인프라와 높은 차량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이제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인프라가 많아지면 차량보급에 속도가 붙을 것이고 판매대수가 늘어나면 차량가격은 떨어질 것이다. 관련 차량부품산업은 물론이고 수소생산에서 유통, 저장을 비롯해 연료전지시스템 보급시장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경제사회가 미래의 먼 이야기가 아닌 현실로 한 발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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