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국장] 2016년. 올해는 국내 수소산업 역사에서 매우 의미있는 해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수소산업 변화를 견인할 정책이 잇달아 제시되고 있다. 그 결과가 어떠한 모습으로 귀결될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정책 신뢰성을 담보로 수소시장 참여자의 발길이 이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도 산업현장의 여러 용도로 수소가 사용되고 있지만 수소산업은 여전히 미래산업이다. 수소가 주류에너지로서 제역할을 할 때 수소경제는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기에 어떠한 행로가 펼쳐질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첫 발의 의미가 크다.

첫 발. 24일 정부가 발표한 수소융합얼라이언스가 수소산업 첫 발걸음을 옮겼다고 본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업체 등 민관이 합동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수소산업을, 특히 수소차산업 활성화를 목표했다.

융합얼라이언스는 실질적인 수소산업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수소차 보급을 위한 로드맵을 그리고 차량 보급에 필수적인 충전인프라 구축을 주도하게 된다.

수소의 생산과 저장, 이송기술 등 관련기술의 연계방안도 고민할 수밖에 없어 다양한 산업발전을 유도하게 된다. 특히 수소이용의 핵심기술이라고 불리는 연료전지분야의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수소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연료전지 기술은 빠르게 진화될 것이다. 기술뿐만이 아니다.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MEA를 비롯해 소재·부품 사용이 늘면서 관련업계의 숨통을 틔울 것이고 동일한 소재·부품을 사용하는 주택·건물용 연료전지의 제조단가에도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충전인프라 구축이 민간으로 넘어설지도 관심거리다. 정부는 발표에서 협의체 참여기업이 중심이 된 신규법인(SPC) 설립을 언급했다. 일정대로 움직인다면 내년 상반기 내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SPC는 참여기업의 펀딩으로 조성된 자금을 충전인프라에 투자하고 충전소 운영까지 맡게 된다. 정부 보조금에 민간 투자금이 더해져 빠른 속도로 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다. 무모한 숫자로 여겨지던 정부의 충전소 구축 계획(2020년까지 100개소)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결국 융합얼라이언스가 제기능을 발휘한다면 수소산업을 둘러싼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렇다고 꽃길만이 펼쳐 질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는만큼 조정과 합의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우려를 빠른 시간 내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 개발도 필요하겠지만 성숙한 참여의식이 우선 요구된다.

시장초기부터 이익을 쫓아서는 안된다. 예상되는 피해를 서로 나눠 짊어져야 한다. 지금은 시장을 만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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