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국장] 각국의 이산화탄소 규제와 맞물려 완성차업체의 친환경차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하이브리드를 넘어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량에 속도가 붙고 있다.

궁극의 에코카로 불리는 수소차도 미약하지만 관심을 끈다. 이미 시판에 들어간 현대, 도요타, 혼다를 비롯해 벤츠와 닛산 등 다른 완성차기업들도 출시일정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심상찮은 기류를 감안하면 친환경차가 자동차 판매시장의 주류로 올라설 날이 멀지 않은 듯 하다.

이러한 흐름에서 최근 자동차시장에서 두 가지 사건에 주목하고 싶다. 사건으로 표현한 것은 말 그대로 쇼킹하기 때문이다. 곱씹을수록 기발하고 그래서 대단하고 결국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2014년 11월18일 일본 도쿄 고투구. 자동차업계 역사의 한페이지가 새로 쓰여진 날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세계 첫 수소차 판매를 선언하고 사전예약에 들어갔다. 이날 주인공은 도요타, 아니 정확하게 도요타가 시판을 예정한 수소차 ‘미라이(MIRAI: 미래)’다.

도요타 미라이가 세계 첫 수소차 양산모델은 아니다. 국내기업인 현대차가 2013년 ‘투싼 FCEV’를 먼저 선보였다. 전세계 완성차기업 중 가장 먼저 시판용 수소차량을 내 놓았다. 그럼에도 도요타는 ‘세계 최초 수소차’임을 적극 홍보했다. 이유는 ‘일반 소비자’에게 있다. 정부나 지자체 등 관용뿐만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수소차를 구매할 수 있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는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전기차 생산기업인 테슬라가 2~3년 후에나 인도가 가능한 차량의 예약판매를 단행해 불과 1주일 만에 30만대를 넘어서는 사전판매고를 올렸기 때문이다.

당시 테슬라가 언급한 말은 더욱 놀랍다. 테슬라는 “이러한 예약주문량은 역사상 모든 제품을 통틀어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의 판매량이며 우리는 광고 등에 돈을 쓰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도요타와 테슬라의 사례에서 주목되는 것은 사전판매량 등 산술적인 이익만이 아니다. 유·무형의 가치다. 마케팅으로도 대박났지만 실질적인 ‘권위’를 얻었다. 관련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바로 이 점이 기발하고 대단하고 부러운 것이다.

현대차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2세대 수소차량을 선보이겠다고 한다. 1세대 투싼 수소차량에 비해 주행거리는 늘고 편의성은 높이는 등 한마디로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보도에 의하면 실험용 차량이 미국 등지에서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부도 마침 수소융합얼라이언스 발족을 통해 수소차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충전인프라 구축에 욕심을 내고 있다.

이제 때가 됐다. ‘가치 플랜’을 마련하자. 일반 소비자 판매는 물론이고 사전판매 계획도 고민하자. 아직 친환경차 진검승부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가 퍼스트무버로서 차고 나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가능성 높은 분야가 수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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