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강호인 장관 주재로 ‘제1차 해외건설 진흥회의’를 개최하고 우리나라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해수담수화, 스마트물관리 분야는 물론 미래 먹거리 시장 선점 차원에서 스마트워터그리드, 수열에너지, 수상태양광, 고순도 공업용수 등 4개 신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해수담수화, 스마트물관리 분야의 해외진출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4개 신산업으로 수출 상품을 다변화 하겠다는 것이 국토부의 의지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 등으로 물산업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물산업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약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두산중공업이 설치한 RO(역삼투압)방식 해수담수화플랜트 설비.

■ 해수담수화·스마트물관리, 해외진출 ‘앞장’

국제담수화협회(IDA)에 따르면 세계 담수화 시장은 2015년 12조원에서 2025년에는 48조원 규모로 매년 15%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해수담수화 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수담수화 기술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해수담수화분야 세계 1위인 두산중공업은 지난 5월 쿠웨이트에서 4,600억원 규모의 RO(Reverse Osmosis: 역삼투압) 방식 해수담수화플랜트를 수주한 데 이어 6월에는 이란 민간기업인 사제 사잔(Sazeh Sazan)과 2,200억원 규모의 사코(SAKO) 해수담수화플랜트(RO방식)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고효율 저에너지 해수담수화플랜트 기술로 세계 최대 해수담수화 시장인 중동지역을 공략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지난 6월 한-UAE 해수담수화 공동연구 과제를 수행할 연구단을 선정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연구단은 해수담수화 막공정분야 전문가인 홍승관 고려대학교 교수를 연구단장으로 하고 우진건설과 수자원공사 등 산·학·연 중심으로 구성돼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420억원(정부 270억원, 민간 150억원)을 투입해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UAE 물시장은 해수담수화를 중심으로 2013년 36억달러에서 2018년 63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해수담수화플랜트 기술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부산시는 담수화 글로벌 허브도시로 만든다는 목표로 제2담수화 사업 및 담수화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지난 7월 밝혔다. 담수화 클러스터 조성은 차세대 담수화 연구단지와 기자재·부품·소재 기업 및 관련 기관을 유치하는 사업이다.

미국 리서치사 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물관리 시장은 2020년까지 연간 28% 성장해 약 2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물관리 분야에서도 이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K-water의 스마트물관리(SWM) 기술은 기존 물관리 시스템에 무선 통신 기능을 갖춘 디지털 미터기 등 ICT 기술을 접목해 원격·실시간으로 수량과 수질, 누수여부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차세대 물관리 기술이다. 현재 경북 고령에 시범단지를 운영 중이다.

K-water는 지난 2월 남아시아 4개(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도시에 대한 SWM 기술지원 사업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이란 상하수도공사와 시라즈(Shiraz)市 및 부셰르(Bushehr)市의 유수율 제고와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6,000만달러 규모의 이 사업에 K-water SWM 기술이 적용된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칠레 공공사업부와의 MOU 체결을 계기로 해수담수화, 스마트물관리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 수열에너지 개념도

■ 걸음마 수준 신산업 육성 방향

스마트워터그리드, 수열에너지 등 4개 신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스마트워터그리드(SWG; Smart Water Grid)는 물 부족지역에 있는 한정된 수자원(지하수, 우수, 해수 등)을 이용해 가장 경제적인 수처리(수자원 간 조합, 수질 개선 등)를 함으로써 활용목적에 맞는 수자원을 확보하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물 수요를 분석·예측, 물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국토부 R&D 과제로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312억원(정부 지원금 230억원 포함)을 투입해 ‘Water Grid 지능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 6월 인천 대청도에 데모플랜트를 설치해 주민 225명에게 물을 공급(100톤/일)하고 있으며 7월에는 SWG 통합운영센터를 개소해 운영 중이다. 

국토부는 신규 R&D 과제를 연계 추진해 고도화 기술을 개발하고 수출 지원을 위해 물 부족 국가들을 대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요르단 Karak주에 SWG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베트남, 몽골과 기술교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해 협력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27일 태국 자원환경부 수자원청장 방한 시 SWG를 홍보했다.  

수열에너지는 연중 일정한 온도의 하천수, 댐호소수 등을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에 활용하는 기술로 화석연료 대비 20∼50%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K-water가 지난 2006년 주암댐 관리사무소를 시작으로 전국 12개 사업장에서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623RT(약 2,180kW, 연간 567MWh 절감, 133가구분)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14년 제2롯데월드에도 수열에너지를 개발해 현재 냉난방 부하의 10%를 차지하며 냉방 28.9%, 난방 28.6%의 비용(연간 7억원)을 절감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외에도 여수엑스포 주제관 등에서도 수열에너지를 활용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신사옥, K-water 사업장 등에 추가로 수열에너지가 적용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일본, 스위스, 프랑스, 미국 등에서 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IT업체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데이터센터(DC)의 냉방을 위해 수열에너지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 페이스북이 스웨덴 북극에 설치·운영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캘리포니아 연안 해저수, 알리바바는 호소수, 구글은 발틱해를 활용하고 있다.

▲ 보령댐 수상태양광.

국내에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약 130개)는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일부는 수열에너지 활용을 위해 지방이전을 검토 중이다.

K-water는 소양강 댐의 29억톤의 물을 그동안 용수공급과 수력발전 위주로 활용했지만 앞으로는 수열에너지를 활성화 할 계획이다.

K-water는 소양강 댐의 물(연평균 수온 7~8℃)을 춘천시의 냉난방에 활용하면 여름철 냉방용 전력 에너지 절약은 물론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고 냉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겨울에는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설비 등의 열을 식힌 후에 배출되는 뜨거운 물을 가정에 공급해 급탕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K-water의 설명이다.

국토부의 관계자는 “연간 산업 총 전력소비량의 1%를 차지(100만 가구 사용량)하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고 수열에너지의 전략적인 육성을 위해 하천수, 댐호소수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조성을 추진, 해외 유수의 IT기업도 국내 집적단지에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상태양광은 댐의 유휴 수면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발전을 하는 시설로 수상의 냉각효과로 육상대비 발전량이 10% 이상 증가하고 조류 발생 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일본 등 일부에서만 적용하고 있는 기술이며 국내에서는 K-water가 지난
2012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K-water는 현재 합천댐(0.6MW, 2012년 준공), 보령댐(2MW, 2016년 2월 준공)에 수상태양광 플랜트를 설치해 운영 중이며 오는 2030년까지 댐 수면에 1,815MW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K-water는 지난 4월 LG전자와 수상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물 에너지 기술개발 및  사업 발굴, 해외 물 에너지사업 동반 진출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이 올해 2월 일본 와나누마에 수상태양광 설치를 완료하는 등 해외 진출도 조금씩 가시화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태국 자원환경부 수자원청에서 수상 태양광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수자원협력 MOU 체결(10월 잠정)을 계기로 태국 진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LS산전, 포스코, (주)스코트라, (주)청우마린 등 공동 특허를 취득한 국내 민간기업들과 태국 등을 대상으로 동반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댐 및 저수지 저수면적의 약 7%(90㎢) 활용 시 5,483MW 개발이 가능해 단계적으로 수상 태양광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합천댐에 추가로 설치(40MW, 1,067억원)해 주변지역을 친환경에너지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고순도 공업용수는 일반 산업용수(침전수)보다 불순물이 적어 제품 생산 시 원료 및 세정수로 사용하는 용수를 말하며 순수와 초순수로 구분된다. 개별기업이 침전수를 자체 처리하거나 수처리 전문업체에 위탁해 생산한다.

산업용수가 세계 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이지만 연평균 8% 수준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어 2018년 251억달러 규모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2015년 기준 1조8,000억원 규모(건설 5,100억원, 운영 7,700억원, 폐수처리 5,200억원)로 국내 산업단지 산업용수 총 수요량의 약 5%(440만톤/일 중 65만톤/일)가 고순도 공업용수다.

전 세계적으로 소수 업체가 독점 중으로 생산설비 설계는 일본이 주도하고 있으며 GE(미국), Veolia(프랑스) 등 일부 기업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초순수 생산설비에 대한 설계능력이 없어(순수는 가능) 대부분 일본 업체에 의존하고 있으며 운영업체도 외국업체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위탁 시장 3,000억원 중 Veolia가 약 2,240억원(하이닉스반도체, 동부제철 등)을 점유하고 있다.

초순수 설비 설계 기술을 개발하고 수질 진단센터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 과제가 추진되고 있다. 고순도 용수 수요가 있는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개별기업의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통합공급체계를 도입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여수국가산단·울산미포산단은 리모델링, 구미산단은 새롭게 조성 중이다.

국토부의 관계자는 “초순수를 사용하는 국내의 LCD, 반도체 제조 대기업이 해외 공장 설립 시 국내 기업과 동반 진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수자원산업의 해외진출 지원방안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수출입은행 등 관련 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한국물포럼의 기능을 확대해 정부의 수주지원 정보를 공유하고 해외 발주기관 담당자들과 국내기업과의 미팅 마련 등 해외진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제도적으로는 전문인력 양성, 수자원 기술 및 산업 정보체계 구축, 기술 표준화, 수자원 산업집적단지 조성 등의 기반 마련을 위한 법 제정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