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친환경에너지타운구축사업단장
[투데이에너지]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모델 추진

기후변화에 대응해 환경과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친환경에너지타운사업의 새로운 모델이 충청북도 진천·음성 혁신도시에서 착공돼 곧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에서 추진하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주관 연구기관을 맡은 이 사업은 소각장이나 하수처리장과 같은 주민 기피시설을 새로운 에너지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단일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독립적으로 이용하는 타 부처의 친환경에너지타운사업과는 달리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융복합해 이용하는 미래지향적 친환경에너지타운 구축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융복합 이용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태양광발전, 태양열, 하수열원 및 지열원 히트펌프,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최적 조합해 설치하고 생산되는 에너지를 인근 지역에 공급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제로에너지 커뮤니티 실현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수처리장을 친환경에너지 생산기지로 전환

미래부의 친환경에너지타운사업은 충북 진천·음성 혁신도시 내 수질복원센터와 그 인근에 조성되는 복합타운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실증단지에는 하수처리장의 배출가스 및 하수열원 등과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게 되는데 이러한 설비들을 통해 생산되는 친환경에너지를 복합타운 내 건설될 도서관 등 여러 공공건물과 2017년 개교할 인근 석장 고등학교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기존 단일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독립적 이용에서 한걸음 나아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기술개발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에너지이용효율 향상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가능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하수처리장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에너지생산·공급시스템을 시범적으로 구축하고 실현함으로써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나아가 신산업 창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이 구축될 실증단지는 내년부터 공공건물의 설계 및 착공이 시작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개발 결과를 적용하기에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일반적인 주거단지와는 달리 친환경에너지 설비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배치되는 공공건물군으로 유지관리가 용이해 각 설비의 신뢰성을 배가시킬 수 있는 장점도 갖게 된다.

이와 함께 2년여 전문연구기관의 실증운용 기간을 거치게 돼 전체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용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은 추후 실증단지를 직접 관리할 지역사회에는 큰 도움이 되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미래부의 본 시범사업은 지역사회의 이해에 부합하는 친환경에너지타운사업 본래의 취지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이용 계간축열식 블럭히팅시스템 적용

신재생에너지 이용이 활성화돼 있는 유럽에서는 100%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수요를 충당하는 지역사회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

덴마크의 마스탈(Marstal), 노르웨이 릴스톰(Lillestrom) 등이 대표적으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복합 이용하는 소규모 분산형 지역난방(블록히팅)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 중 하나이다.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에너지생산이 대규모 중앙집중 방식인데 반해 단위 지역을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는 신재생에너지 이용은 분산형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단위 에너지공급시스템에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는 전력회사의 계통선에 연계시켜 운용하기 때문에 수급에 따른 문제가 없으나 열에너지의 경우는 적절한 수급조절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열에너지 공급이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분산형시스템에서는 계절간 수급격차가 큰 신재생에너지 열원의 안정적 이용을 위해서 봄부터 가을에 걸쳐 발생하는 잉여 열에너지를 저장했다가 그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에 활용하도록 하는 계간축열시스템을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래부의 시범사업에서도 국내 최초로 실증규모의 계간축열시스템을 도입해 분산형 지역난방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히트펌프와 함께 태양열 시스템의 불안정한 열에너지 생산을 보완해서 안정적으로 열에너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외에 태양광발전과 연료전지시스템을 통해 생산된 전기에너지는 판매해 그 수익을 지역주민들의 공공 이익을 위해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같이 단위지역의 에너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대규모 설치 이용은 실질적인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제로에너지 커뮤니티 구축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건물이나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에너지부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초기투자비가 크기 때문에 생산되는 에너지단가가 단기적으로는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이용할 건물들의 에너지부하를 최소화해야만 초기투자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되므로 여러 경제적 요소를 감안해 건물들의 제로에너지화(化)를 추구하는 것이 요구된다.

단위건물 및 주거건물군에 대한 제로에너지화 노력은 국내에서도 그 동안 많이 이뤄져 왔다.

주택부문에 대한 패시브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은 이미 국가적으로 계획돼 있어 오는 2025년에는 100% 에너지절감이 이뤄지는 주택을 설계·건축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주거건물군에 대한 제로에너지화 사례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주관해 국내 최초로 2013년 초 완공한 전북 고창군의 제로에너지 주택 실증단지와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해 2016년 하반기에 완공 예정인 서울 노원구의 121세대 규모 제로에너지주택 실증단지 조성계획 등이 있다.

이러한 사례는 주로 태양광발전과 지열원 히트펌프를 각 에너지의 주 생산 설비로 이용하고 있으며 계통연계와 전력을 이용하는 히트펌프를 필요 시간에 운전해 전기 및 열에너지의 수요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미래부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유럽에서와 같이 열에너지의 주 생산 설비로 태양열시스템을 이용하고 분산형 지역난방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의 제로에너지 커뮤니티를 실현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태양열시스템을 주 열원으로 하는 지역단위 소규모 분산형 지역난방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전력을 이용하는 히트펌프 등은 보조설비로서 역할을 하도록 해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에너지생산 수익모델 창출

이번에 미래부에서 추진하는 하수처리장 연계형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단지는 2016년 말에 완공한 후 2년여에 걸친 실증운전을 통해 성능을 측정하고 평가하게 된다.

이 기간 중 전체 시스템의 성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노력이 수반될 것이며 해당 실증단지는 친환경타운사업을 확대 보급하기 위한 사업화모델 개발 단지로 활용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이용기술이라는 신시장을 개척해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즉 이 사업의 결과는 향후 주민 기피시설과 연계한 친환경에너지타운의 보급 확대를 위한 시범단지로서만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융합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시범사업은 미래부의 13대 성장동력과제 중 하나인 신재생하이브리드 기술을 모범적으로 실현하는 것으로서 미래지향적 제로에너지타운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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