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아시아에서는 원전 개발이 꾸준한 상황이다. 특히 기후변화문제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환경문제에 전세계가 관심이 집중되면서 원자력이 다시 주인공이 될 지도 관심사다.

국내에서도 원자력발전소는 저렴한 발전가격으로 현재까지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해 왔다. 지금까지 전력요금의 상승폭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저렴한 발전비용을 가지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에 기인한 바가 크다.

다만 원자력은 저렴한 발전단가, 안정적인 자원보유량으로 인해 인류에게 유용한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쓰리마일 섬 원전과 체르노빌 원전사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처럼 매우 위험한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결국 원자력발전은 안전이 매우 중요하며 안전성 확보를 위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에 세계 원자력발전 현황과 설비용량,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1월1일 기준으로 전세계에 운전 중인 원전은 434기, 약 3억9,900만kW로 역대 최고의 합계출력을 기록했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가 발행한 ‘세계 원자력발전의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아시아에서의 원전 개발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 가장 활발히 개발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8기가 상업운전을 개시하고 6기를 착공했으며 한국과 러시아도 각각 1기씩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이중 신규로 운전을 개시한 원전 10기 가운데 중국이 80%를 차지해 세계의 합계출력을 끌어올렸다.

또한 아랍에미레이트(UAE)도 원전 4기를 모두 완공하면 UAE 전력수요의 최대 1/4을 원전으로 조달하게 되며 매년 1,200만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반해 프랑스에서는 원전 비율을 감축하는 법안이 가결됐다.

프랑스 하원이 원자력 비율을 50%로 감축하는 내용 등을 담은 에너지이행법안을 가결했으며 스웨덴에서는 1970년대 운전을 개시한 원자로를 조기 폐쇄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반면 미국과 벨기에는 원전 수명연장이 진행됐다.

미국은 운전기간을 40년에서 20년 연장해 60년으로 운전 할 수 있도록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인가받은 발전소가 나왔으며 다시 20년을 연장해 총 80년간 계속운전을 신청하는 발전소도 나오고 있다.

벨기에서는 연방원자력관리청(FANC)에서 원전 2기 운영기간을 40년에서 10년 연장을 승인 했다.

■ 중국 원전 설비용량 세계 4위

중국은 양장 2, 3호기, 닝더 3호기, 홍옌허 3호기, 푸칭 2호기, 팡청강 1호기, 창장 1호기, 광자산 2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감으로써 중국의 원전은 합계 30기로 설비용량은 세계 4위로 상승했다.

새로 원전을 개시한 8기는 모두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와 중구광핵집단유한공사(CGN)가 프랑스 등의 기술을 토대로 국산화한 제2세대 원자로(CP600) 또는 제2세대 개량형로(CPR1,000)로서 2009년과 2010년에 착공한 PWR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지난 2015년 각각 표명한 ‘중국 원자력기업의 해외진출 확대’와 ‘중국산 원자력발전설비의 해외진출 가속’이라는 결의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중국 정부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안전에 대한 정부의 자세도 신중해졌다. 국가 핵안전국(NASA)의 인원 보강, 원자력발전 관련 집단간 원자력사고 등 긴급 시 상호지원체제 구축, 원자력발전 관련 기술 기준을 정비하고 있다.

■ 한국, 원전 24기째 상업운전 개시

한국은 2016년 1월 기준으로 24기, 2,171만6,000kW의 원전설비를 가동 중에 있으며 UAE에 수출모델인 APR1,400인 신고리원전 3호기가 시험운전 중에 있다. 특히 지난 1978년 운전을 시작한 고리원전 1호기는 오는 2017년  6월 영구 정지하게 된다.

향후 신규 원전 입지로 선정한 삼척과 영덕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주민들의 원전에 대한 반대가 심하며 지난 2014년 삼척시에서 실시한 주민투표에서 85% 정도가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 베트남, 원전 건설 연기

베트남 과학기술부는 환경영향평가의 장기화로 제1사이트의 건설 착공이 2020년까지 연기됐다고 전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으로 제1사이트의 건설장소를 이동했기 때문에 사이트 평가가 길어졌다는 것이다.

당초 베트남은 중남부 닌 투안의 2개 사이트에 각각 2기 건설을 계획했다. 성도인 판란시 남쪽 제1이트에는 러시아, 판란시 북쪽의 제2사이트에는 일본이 건설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는 향후 닌 투안의 2개 사이트를 포함해 6개 사이트에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 2015년 닌 투안의 다음 호기 원전 건설시장 참여를 목표로 움직임 있었다.

GE 히타치 뉴클리어 에너지(GHE)사는 베트남원자력청과 인력양성 지원각서, 관련 인프라 정비를 지원하는 각서를 체결했다. 다음 사이트 참여를 위해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 등도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은 화석연료 자원이 풍부하지만 오는 2020년 이후에는 에너지 수입국으로 돌아설 전망으로 원전을 도입하는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 미국, 신규 원전 건설

미국에서는 99기의 상업로가 가동 중이며 5기, 560만kW가 건설 중이다.

지금까지 NRC에 신청한 18건, 28기분의 건설·운전 일괄인가(COL) 신청 가운데 이미 COL을 발급한 3건, 5기분을 제외하면 지난 1월 현재 6건, 10기분의 COL 신청 심사를 진행 중이다. 나머지 9건, 13기분의 COL심사는 중단 또는 신청 취하했다.

셰일가스로 인해 미국에서는 전력공급지역에 가스전이 발견되면서 원전의 경제성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전은 오랫동안 에너지 도매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시장 환경 하의 불리한 조건으로 운전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 프랑스, 원자력산업계 재편

지난 2015년 6월 프랑스 대통령부는 2대 국영 원자력기업의 재편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정난에 빠진 아레바사의 원자력사업을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취득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필요에 따라 아레바사에 대한 신규 자본 투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자로 수주실적이 저조해 아레바사의 2014년 연결 순손실이 역대 최고인 48억3,400만유로에 달하고 핀란드의 올킬루호트 3호기 건설계획의 지연으로 인한 추가 손실을 계상했다.

■ 영국, 중국형 원자로 건설 ‘부상’

브래드웰 사이트에 중국형 원자로를 건설하느 프로젝트가 부상하고 있다. EDF 에너지사와  CGN사는 화룽 1호라고 불리는 Gross 전기출력 115만kW PWR 2기를 기존 브래드웰 원전 인접 사이트에 건설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

이 브래드엘 B 프로젝트에 대한 출자비율은 CGN 66.5%, EDF 33.5%이고 실현되면 영국 최초의 중국형 원자로가 된다.

■ 일본, 신규제기준 신청 원전 나와

원자력규제위원회에서 만든 신규제기준이 지난 2013년 7월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적합성 심사를 신청한 원전은 모두 26기다.

이중 2015년에는 주부전력 하마오카 3호기, 간사이전력 미하마 3호기, 다카라마 1,2호기, 일본원자력발전 쓰루가 2호기 등 모두 5기가 신청했다.

신규제기준에 따르면 운전기간은 원칙적으로 40년이지만 미하마 3호기와 다카하마 1,2호기는 60년까지의 운전기간 연장 심사를 신청했다.

■ 세계 원전 집계

향후 신설계획의 진전이 기대되는 원전의 합계는 한국의 신규계획 2기를 비롯해 세계에서 101기, 약 1억1,600만kW다.

새로 계획한 3기 가운데 2기는 한국의 천지 1,2호기호 설문조사를 반영한 것이다.

나머지 1기는 아르헨티나 5기째 운전으로 아르헨티나 최초의 경수로 원전 계획이다.

이는 아르헨티나 국영 원자력발전회사(NA-SA)와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협력협정을 체결했다는 데 따른 것으로 발전소 명칭은 미정이며 노형은 중국의 화룽 1호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지 5년이 지난 현재 신기후체제가 지난 2015년 12월 파리협정으로 출범하면서 세계 원자력발전시장이 다시 재도약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산업회의는 최근 세계 원자력계가 지난 2015년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신기후체제 선언으로 기후 변화와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 중요한 대안 에너지원으로써 원자력의 역할이 새롭게 부각되는 환경을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안전성이 더욱 강화된 원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원자력산업계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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