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최근 목재펠릿과 목재펠릿보일러 개발·생산하는 60개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에서는 협회 차원에서 목재펠릿산업 활성화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정부부처와 관련 기관에 전달했다. 

신재생에너지인 펠릿산업이 호소문까지 보낼 정도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 봉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국내의 펠릿산업의 위기의 시작과 대안은 없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내외 펠릿산업 동향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IRENA)에 따르면 2012~2040년 기간 동안 세계 에너지수요는 약 48%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탄소 연료 수요의 증가와 기술발전으로 비화석 연료의 비중은 2013년 19%에서 2040년 2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바이오매스에너지가 자리 잡고 있다. 즉 바이오매스에너지가 기후 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산림면적은 630만ha로 국토면적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산림면적비율은 핀란드 73%, 스웨덴 69%, 일본 69%에 이어 OECD 국가 중 4위이다. 산림개발로 인해 면적은 줄어들고 있지만 단위당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목재펠릿 총 소비량은 147만8,000톤에 이른다. 이 중 6만8,000톤만 국산이고 나머지는 수입산이 차지했다.

2009년 이후 소비량은 조금씩 증가하다 2014년 유가 상승으로 소비량이 급격히 늘면서 173만7,000톤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과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이 목재펠릿 수요를 하락시켰다. 저유가와 이상기후의 상관관계로 목재펠릿시장은 축소되는 상황이다. 

2015년에 소비된 목재펠릿 중 73%는 발전용으로 사용됐다. 19%는 농산업용, 8%는 주택난방용으로 사용됐다. 특히 발전용은 100% 수입이다. 수입산은 대부분 베트남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다.

국내 목재펠릿은 22개 업체에서 평균 시간당 2톤이 생산 가능하다. 국산 목재펠릿 생산량은 2009년 8,527톤에서 2012년 5만1,343톤, 2013년 6만5,603톤, 2014년 9만462톤, 2015년 8만2,137톤이다. 총 생산능력은 26만2,080톤이다(2015년 기준).    

■정부 정책에 대한 높은 의존도      

국내 바이오매스산업은 정부 정책을 바탕으로 수요가 결정될 정도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신재생에너지발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 탄소배출권 거래제, 한국온실가스배출 감축사업 등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목재펠릿 및 목재칩은 이러한 정책에 부합하는 가장 용이한 수단으로 조명 받았다.

2014년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수입산 목재펠릿 사용에 대한 국부유출 논란, 2015년 감사원 감사 지적 사항으로 원산지별 차등 없는 REC 가중치 부여 논란 등으로 국산 목재펠릿 우선구매제도 등에 대한 정책 변화가 논의됐다.

국내 목제펠릿 수요에 비해 국산 목재펠릿 생산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며 대부분이 수입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향후 세계적인 목재펠릿의 수요 추세대로면 일본, 중국의 수요 증가로 해외 수입 물량 확보가 더욱 어려워져 1, 2등급 수입 목재펠릿의 확보도 점차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의 ‘2014년 신재생에너지 산업통계’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총 투자액 8,738억원 중 태양광이 4,889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56%)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의 경우 492억원(6%), 이 중 목재펠릿, 목재칩 및 목재펠릿보일러의 투자액은 117억원으로 전체 신재생에너지 투자액대비 약 1.3%에 그치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 제조시설 효율개선사업 5억원(3개소), 목재펠릿 비축망 구축사업 2억원(10개소), 주택용(3,000대) 및 주민편의 사회복지용(100대) 보일러 38억원, 산업용보일러 12억6,000만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사용하던 화석연료의 일부 혹은 전부를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목재펠릿, 목재칩 등)로 대체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사업자에게는 지원을 강화해 목재펠릿보일러 수요 확대 및 이용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품질 관리와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시, 도, 지방청 합동단속을 연 2회 이상 실시해 제조시설,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원료 이력 관리, 규격·품질표시 이행여부 등을 집중 단속한다. 이와 동시에 관세청 및 각 부처 간 협업검사체계를 구축해 통관단계에서부터 품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목재펠릿 자급률 향상을 위한 발전분야로의 진출을 돕기 위해 원료 다양화, 품질 및 가격 다양화로 발전용 납품 가능한 제품을 제조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난방용 1급 생산 위주를 동절기 1급, 하절기 2~4급으로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발전분야(발전소, 산업부)의 국산 펠릿에 대한 적극적인 사용을 위해 수입의존도 완화 및 국내 자원의 우선 활용, 미이용 임목부산물 등에 대한 REC 가중치 상향 조정 등이 검토되고 있다.

목재펠릿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와 주택용 소비자의 부담 완화를 위해 2018년까지 부가가치세 면제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계에 도달한 펠릿산업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목재펠릿과 목재펠릿보일러를 생산하는 업체에서는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미래가 있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이지만 현재를 버티기에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최근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가 정부 부처와 각 관련 기관에 보낸 호소문의 내용은 파리협약에 따른 신재생에너지원에 대한 미래를 보고 어려움을 참아가며 막대한 투자를 해 왔으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관심(지원)이 줄어 더 이상 견디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시설재배하우스 등에 연간 90Hr의 보급 목표에서 매년 줄여나가 2016년 7 Hr로 크게 축소했다. 산림청은 2008년 정부 장기정책플랜을 마련하면서 2020년까지 주택용 목재펠릿보일러를 14만가구 공급해 국내 목재펠릿 생산량을 연간 30만톤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농식품부와 산림청의 목재펠릿보일러 보급은 당초 계획에 훨씬 못 미쳤다. 2012년 산림청이 추진해온 인증제 도입 이후로는 이렇다 할 정책이 마련되지 못했다.

2014년 국내발전사에서 사용한 목재펠릿은 연간 150만~200만톤 가량이지만 전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주택용 목재펠릿보일러는 2008 ~2011년까지 인증제 도입 전에는 약 20~30개 업체에서 1만866대를 설치·공급했다. 하지만 성능미달과 사용불편, 업체 도산 등으로 유지관리 곤란해지면서 펠릿산업에 부정적 인식이 가중됐다. 2012년 인증제가 도입된 후에도 보급단가만 인상되고 지원 대수는 2,000대로 한정돼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정된 지원뿐만 아니라 저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해 시장이 위축되고 보일러 성능 안정화 이후에는 농식품부와 산림청, 기타 지원사업의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무관심을 관심으로 전환해야

위기를 맞은 펠릿산업에 대한 현행 정부의 지원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펠릿산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산업 인프라가 무너지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우선 연료비 가격 인하 문제를 풀어야한다. 저유가에 따른 목재펠릿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톤당 일정 수준을 유지하게끔 하며 산림조합 등 연료업체 효율 개선화사업 지원 업체 위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

목재펠릿에 대한 원자재 가격 인하에 한계가 있다면 톤당 일정 수준의 물류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수요 확대를 위해 노력도 필요하다. 연간 2,000~ 3,000대 규모의 주택용 보일러 보급사업을 연간 5,000대 이상으로 확대하고 2014년 이후 중단된 스토브(난로) 지원 사업을 재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가장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바로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의지다. 국비 보조율을 높이고 각 지자체에서 지원사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인증제 도입 이전에는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선진국 못지않은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점을 소비자에게 분명히 알리기 위해서는 정부 각 산하기관에서 목재펠릿보일러 설치를 적극 권장하는 다각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정부의 지원이 한계가 있다면 민간투자도 고려해볼 필요도 있다. SY에너지는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군에 93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 최대 규모인 연간 30만톤 목재펠릿 공장을 건립했다. 전략적 투자자인 (주)신영이앤피가 KB투자증권, IBK기업은행 등 국내 금융사로부터 PF투자를 받아 설립된 신재생에너지 목재펠릿 전문회사로 LS네트웍스(주)와 원재료공급, 완제품판매에 대해 계약을 체결했다. 그 만큼 민간에서도 펠릿산업에 대한 높은 비전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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