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동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자원확보를 위해 추진됐던 가스하이드레이트 기술이 가스 및 석유 시추 시 발생하는 배관 막힘현상(플러깅)을 억제하는 기술로 재탄생하면서 국가경쟁력 확보에도 한 몫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동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해양플랜트기자재R&D센터장)팀이 포항공대 연구진과 협업을 통해 개발한 가스 및 석유 시추 시 플러깅 제거와 관련 순수 국내기술이 세계에서 인정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높은 압력에서도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실시간 라만분석장비를 개발하는데 성공, 이를 활용해 천연 아미노산이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성장 지연을 확인하는 과학적 성과가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가 발간하는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저널 2016년 8월16일자에 게재된 것.

이주동 박사에 따르면 천연가스 또는 석유를 시추하거나 이송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바로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가 생겨나면서 배관 플러깅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압력이 있는 일정 조건에서 물과 가스로 만들어지는 얼음처럼 생긴 고체화합물로 천연가스나 원유를 이송할 때 파이프 안에서 만들어져 플러깅을 일으키는 골칫거리로 알려져 있다.

▲ NGH 기술개발을 위해 제작된 대용량 롤밀 반응기.
가스나 원유 등이 물과 함께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동하면서 온도 및 압력 변화에 따라 배관 플러깅이 발생하게 되면 시추·생산·이송에 큰 지장을 초래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게 된다. 흐름 안정성 (Flow Assurance)연구는 이러한 플러깅을 모사해 가스하이드레이트 등의 모니터링 통해 플러깅의 원인을 찾고 배관의 흐름 안정성을 확보해 경제적 시추와 이송을 확보하는 연구이다. 노르웨이 등 유전이 있는 국가에서는 이러한 흐름 안정성 연구가 국가 전략연구 사업으로 지정될 만큼 중요한 이슈거리가 돼 왔다.

이는 포항공대 연구팀과 이주동 박사팀의 협업으로 만들어낸 최고의 성과다.

특히 아미노산은 메탄올 등에 비해 인체에 들어가도 해가 없을 정도로 친환경적인 특성을 가져 어떤 환경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그 중 가스하이드레이트 억제제로써의 아미노산 개발은 주로 포항공대 연구팀(사정훈 박사, 이건홍 교수)에서 진행했고 이를 적용하기 위한 실시간 라만분석은 이주동 박사팀에서 진행해 왔다.

가스 및 원유의 흐름 안정성을 확보하는 고부가가치적인 연구를 위해서 생기원 해양플랜트기자재R&D센터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다상유동 안정성 설비(multi-phase flow loop)를 구축, 장비의 핵심적인 모니터링 장치로 하이드레이트 등의 플러깅 원인을 분석 할 수 있는 실시간 라만 장비를 개발해 왔다.

높은 압력에서도 배관에 흐르고 있는 다상유체(가스, 원유, 물, 가스하이드레이 등)를 개별적으로 정확하게 실시간 분석가능 한 것이 개발의 최고 핵심이다.

이를 활용한 첫 번째 라만분석 결과는 해양플랜트기자재R&D센터장인 이주동 박사팀에서 논문 성과(2015년 6월9일 Energy Technology 저널 게제)로 창출됐다.

▲ Scientific Reports

학술적 가치와 성과의 유용성 때문에 에너지환경분야의 노벨상과 같은 2016년 Eni Award 후보 기술로 선정되기도 한바 있다.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저널게제는 이러한 기술의 두 번째 기초연구 성과다.

이주동 박사는 “이러한 기초연구 성과는 우리 플랜트산업이 당면한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 차원 높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The Eni Award’는 ENI사에서 2008년도부터 에너지와 환경연구를 독려하기 위해 상을 만들어진 상으로 탄화수소, 신재생에너지, 환경부분에 각각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여를 한 연구자에게 매년 수여하고 있다.

Eni Award 수상자 중에는 Harold W. Kroto나 Alan Heeger와 같은 노벨상 수상자도 포함됐으며 주요 웹사이트와 저널은 Eni Award를 ‘에너지 연구분야의 노벨상’이라고도 언급될 만큼 권위있는 상이다.

Eni Award의 시상 위원회는 스탠포드, MIT, 캠브리지 대학 등의 전세계 10개국의 63명의 대표 연구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해마다 수상자는 3-6명 이내로 Eni Award를 수여한다.

NGH, 해수담수화 기반기술로 재탄생

▲ NGH 펠릿에 불을 붙이면 가스는 연소되고 물만 남게 된다.
최근 이주동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팀(해양플랜트기자재R&D센터장)이 참여한 가스·석유 시추 시 배관 플러깅 억제기술 개발이 사이언티픽리포트에 게재되면서 다시 한 번 천연가스하이드레이트(NGH)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기술은 중소형가스전 또는 폐가스전을 개발함으로써 에너지자원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진행, 천연가스를 고체화하는 기술로 개발됐다. 지식경제부 당시 에너지기술혁신(ETI)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차세대융복합에너지 NGH 기술개발’ 과제는 지난 2012년 종료돼 일산 2톤의 파일롯을 완성, 최종 가동 중이다.

NGH는 에너지자원 확보가 국가의 경쟁력을 드러내는 중요한 척도가 된 만큼 국내 에너지자원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었다.

생기원은 여기에서 확보된 기술을 기반으로 해수담수 프로젝트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이주동 박사팀이 확보한 배관 플러깅 억제기술 역시 그 중 하나여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NGH란?

NGH는 Natural Gas Hydrate로 풀어서 말하면 천연가스하이드레이트다. 흔히 독도 바다 밑에 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하이드레이트를 연상하는데 이와는 조금 다르다.

현재 개발 중인 NGH기술은 천연가스를 물과 결합시켜 얼음형태인 펠릿을 만들어 기존 -165℃를 유지해야만 하는 천연가스와 달리 -20℃에서 운반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성뿐만 아니라 이송 역시 수월하다.

특히 일반적으로 바다 속에 저장돼 있는 하이드레이트의 경우 바다의 진흙이나 이물질들이 함께 섞여 있어 이를 제거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NGH의 경우 순수한 천연가스를 물과 결합시켜 펠릿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비용과 별도의 공정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순수 천연가스와 물 이 두 가지로 구성돼 있어 펠릿을 발전기 등에 직접 투입, 가스는 연료로 활용되고 여기에서 남은 -20℃의 물은 바로 발전기를 식히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용수확보를 위해 바닷가에 주로 지어왔던 발전기들을 내륙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대부분 가스전을 개발할 때 경제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중소형가스전은 개발에서 제외되기 일쑤다. 그러나 NGH를 활용하면 중소형가스전 개발뿐만 아니라 폐가스전에 남아 있는 잔여 가스도 백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NGH 기술개발은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신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 NGH 기술개발을 위해 제작된 펠릿제조기(우).

■NGH기대효과는

특히 국토교통부에서는 효율성과 경제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혁신기술로 인정하고 국가 차세대 성장동력분야에 대한 핵심원천기술 확보 및 저에너지/고효율 신개념 해수담수화 기술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해수담수화시장 확대 및 국부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정부는 NGH기술을 통해 담수의 생산단가 절감 및 고부가가치 핵심기술 기반 구축에 기여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로 해수담수화 관련 세계시장 주도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물부족 및 물기근 국가들에 대한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감으로 집중 육성할 것을 밝혔었다.

아울러 해수담수화 원천기술개발을 통한 수입대체 및 수출효과도 기대했다. 저에너지, 고효율 공정 개발을 통한 해수담수화플랜트 운전경비 절감과 기존 공정에 적용 또는 대체를 통한 운영으로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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