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국장] 모든 사안을 잠재웠다. 정책이 실종됐다. 아니 실종된 것이 아니라 파묻혀버렸다. ‘블랙홀’이 될 것이라던 개헌론까지 한 방에 엎어져버렸으니 실로 그 위력에 혀를 차게된다.

그 사이 시중에는 ‘기승전 최순실’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인터넷 댓글에는 ‘그래서 최순실은’ 이라는 말이 가득하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이게 나라냐’라고.

젊은이들 사이에 ‘헬~조선’이라는 유행어가 떠돈 것이 엊그제다. 아니 결코 과거의 지나간 얘기가 아니라 진행형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모두가 ‘이게 나라냐’고 반문한다. 푸념한다. 참으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불안한 내외부 경제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푸념의 기운이 사회 곳곳을 드리우고 있으니 어찌하란 말인가.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남았다. 어쩌면 이제부터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미치니 온 몸의 털이 쭈뼛서고 만다. 바로 통치력의 신뢰다.

통치력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는다. 직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고 선출된 대통령이 각 부처의 수장과 참모진을 임명해 정책을 펼친다. 그런데 ‘이게 나라냐’ 푸념이 가득하다. 국민들의 원성이 이어지면서 통치의 꼭지점인 청와대 불신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래서야 정책에 힘이 실릴리 만무하다. 주요 정책들이 표류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특히 현 정부들어 새롭게 추진한 사업들은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다양한 추측들이 쏟아진다. 대표적인 사업이 창조경제의 모델인 된 ‘창조경제혁신센터’다.

이 사업은 최근 일련의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숱한 말이 돌았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전국 17개 시도를 대기업과 짝을 지어주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출발때부터 ‘강제’라는 말이 돌았고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시작했다’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렸던 사업이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의 ‘창조경제혁신센터 현황과 과제’라는 분석보고서에서도 이미 ‘차기 정부 집권 시 존폐여부 불확실성’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나왔으니 지금 분위기에서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지역별로 자리잡고 있는 테크노파크와의 유기적 결합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벌써부터 퇴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이쯤되면 정상적인 사업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선 안된다. 향후 평가의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겠지만 분위기에 편승한 정책불신은 옳지않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정책을 실행하는 자의 평상심이다. 상황을 쫓지말고 맡은 소임만을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 성과를 이룰 수 있다. 그래야 신뢰가 돌아오고 정책에 힘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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