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기수 극동도시가스 사장은 점심 시간이 됐는 데도 올해 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의 문제로 노조 대표와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점심 시간이라고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자장면을 시켜 사장실에서 노조 대표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노조와 격의 없는 대화를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한기수 극동도시가스 사장은 요즘 정신 없이 바쁘다. 지난해 초 전무이사로 승진한 데 이어 올 초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구자명 부회장과 많은 일들을 해냈다.

제2의 도약을 위해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연구개발부문과 신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지난 4일엔 공사 1년여만에 완공된 R&D센터 준공식도 가졌다. 연구개발 로드맵 마련을 위해 LG칼텍스정유에서 근무했던 노중석 공학박사(상무, 연구개발부문장)를 영입했다. CES, GHP, 배관유지·보수 업무를 위해 극동도시가스엔지니어링(KE)도 설립했다.

그는 이처럼 극동이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회사를 경영하게 된 것이다.

“도시가스회사에서 안전은 기본입니다. 저희 극동의 안전관리시스템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그의 약력에서 말해주듯 한 사장은 안전관리(기술) 분야 베테랑이다. 극동에서 약 5년간 안전·기술부문장을 역임했고 도시가스협회 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는 내부고객 만족을 강조한다. 이는 구자명 부회장이 천명하는‘신·노사 문화’와‘3F문화(Family, Fun, Future)’구축과도 연결된다.

“노사 관계는 종속적 관계가 아니라 수레바퀴처럼 같이 굴러가는 대등적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원들이 회사의 최대 자산’이라고 말하는 그는 조직원들에게 최대한 자율권과 재량권을 부여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럴 때 신명나게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는 곧 외부 고객인 도시가스 수요자에 대한 만족으로 까지 이어진다는 것.

한 사장은 고객만족 경영이 가스산업구조개편 등 향후 가스산업에서 경쟁력을 갖는 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해부터 프랜차이즈 형태의 지역관리소 사업을 도입한 게 대표적 사례. 법인 형태 6개, 일반 8개, 프랜차이즈 8개 등 22개 지역관리소에 경쟁을 도입함으로써 고객만족 및 업무 효율화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다. 이밖에 PDA를 도입하고 검침원과 안전점검원의 업무를 통합시킨 것도 이같은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한 사장은 도시가스 영업을‘눈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눈사람은 날씨가 추우면 단단해지고 햇빛을 받으면 녹는 것처럼 도시가스사업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그는 마냥 하늘만 바라볼 수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내세우는 게 바로‘전사원 영업요원화’활동. 영업이라는 게 영업 부문의 영역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전사원이 영업활동을 추구한다는 마인드를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최근 현실로 나타났다. 극동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New GIS 시스템을 개발, 운용하기 시작했는 데 단순히 공사·시공, 안전관리에만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잠재고객 발굴 등 영업활동 등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사장은 이러한 시스템 등을 활용해 업무·영업용 수요개발 창출에 힘쓸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CES, GHP 사업을 추진하는 KE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아낌 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그는 또 저비용·고효율 경영도 강조한다. 코스트 센터(Cost Center) 개념을 도입해 돈을 쓰되 효율적으로 쓰게 하겠다는 것.

“예를 들면 올 해 중으로 사내에서 진행하는 각종 교육을 패키지 형태로 통합시킬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직원들의 교육 참가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고 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 사장이 제2도약기를 맞이한 극동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주목된다.

한기수 사장 약력

1947년 1월 29일생

배명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호남정유(주) 정비부 정비계획과 과장

호남정유(주) 정비부 부장

호남정유(주) 공무담당 이사, 생산 서비스 부문 상무

LG칼텍스정유 정유생산부문 상무

극동도시가스(주) 기술부문 상무, 안전부문 전무

도시가스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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