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진복합소재 본사 전경.

[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700bar 수소저장용기는 전 세계 통틀어 4~5개사만이 제조능력을 갖췄다. 이 가운데 제품을 양산하는 곳은 두 곳으로 일본 도요타와 국내기업인 일진복합소재다.

도요타가 자사 수소차량에만 공급하고 외부 판매를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700bar 수소저장용기를 생산해 판해하는 기업은 일진복합소재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수소저장용기는 700bar라는 높은 압력을 견뎌야 한다. 환경도 간단하지 않다. 수소가스 충·방전시 -40℃에서 80℃가 반복된다. 극한 조건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춰야 한다. 자동차 연비를 고려해 무게도 가볍게 제작해야 한다.
 
이것뿐이 아니다. 전기적 신호에 의한 수소가스 차단기술이나 외부충격 등에도 터지지 않는 견고함이 필요하다. 한 마디로 기술이 집약된 결정체라 할 만하다. 그만큼 개발이 어렵다. 여기에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용기제작기술 등이 추가로 요구된다.
 
수소차는 현재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혼다 등 3개 기업만이 시장에 출시했다. 여전히 개화되지 않은 미래시장이다.
 
그러나 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되고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본격화되면서 수소차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궁극의 에코카라는 애칭답게 수소차시장은 조만간 시장개화기를 맞이할 태세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이 이 같은 시장상황에서 미래 가능성을 내다보고 오랜 기간 연구개발 등 투자를 진행해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진복합소재는 2003년 국내 최초로 압축천연가스차량용 초경량 복합소재 CNG용기를 개발하면서 복합소재 용기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06년부터 양산체제를 갖추고 CNG 개조차, CNG버스 등에 용기를 공급하며 최근까지 약 2만5,000개 이상 보급한 바 있다.
 
최근 반가운 소식도 이어졌다. 현대차가 내년부터 양산하는 초저상 CNG버스에 TYPE-4 연료탱크를 채택키로 하면서 일진복합소재를 탱크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TYPE-4 제품은 고밀도 플라스틱 가스통에 고압을 견딜 수 있도록 탄소섬유를 휘감은 것으로 기존 금속소재보다 안전성은 높이고 무게는 줄여 연비 및 주행성능을 높인 제품이다.
 
▲ 차량용 700bar 수소저장용기.
 
기존 탱크(TYPE-1)와 비교하면 1,000리터 기준 무게가 1,064㎏에서 476㎏으로 55% 감소한다. 혹여 사고로 연료탱크가 폭발해도 파편이 튀지않고 찢어져 안전성을 대폭 높였다.
 
압축천연가스보다 더욱 안전성이 요구되는 수소차량에서는 TYPE-4가 절대적이다. CNG 용기는 일반 대기압보다 250배 가량 높은 압력을 견뎌야 하지만 수소차량은 이보다 3배 가량 높은 700bar 용기가 사용된다.
 
일진복합소재는 수소차량용 복합소재 용기 역시 CNG용기 개발시기와 비슷한 2003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정부 국책과제에 선정돼 최초 350bar용 수소용기 개발에 나서 2005년 개발과 해외인증을 취득했다.
 
700bar 용기는 2008년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2011년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2012년 유럽인증에 이어 2014년 국내인증까지 획득하면서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 현대차가 2013년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한 FCEV 투싼 연료탱크에 사용된 수입품을 대체해 전량 공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기술력을 입증하니 순탄대로다. 현대차가 투싼에 이어 2018년 수소차 전용모델을 출시키로 한 가운데 이 차량에 탑재되는 수소저장용기 역시 일진복합소재 제품을 사용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회사는 향후 수소차량이 빠르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관련 매출도 큰 폭으로 늘 것으로기대하고 있다. 박승권 일진복합소재 대표는 “현대차에 수소저장탱크를 독점공급키로 한 가운데 정부가 2020년까지 수소차 1만대 보급을 발표해 기대가 높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상용차에 수소저장용기를 공급해 제품력을 인정받은 곳은 우리가 유일한만큼 해외수출 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진복합소재는 지난해 기준 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매출은 빠르게 늘어 2020년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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