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이종수 부장]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같이 근무하시던 분들이 공사를 많이 떠나게 되는 등 현재의 상황은 당장이라도 회사가 무너질 수 있을 정도로 악화돼 최대한 경비를 줄여 먼저 살아남는 것이 우선인 처지입니다.”

자원개발 공기업에 근무하는 한 직원의 말이다. 곧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 시점에서 자원개발업계 분위기는 흉흉하다. 자원개발 공기업 3사(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의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공기업은 무리하게 자원개발 투자를 진행해 부실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자원가격 하락으로 인해 보유 자산의 가치와 수익이 급감한 것도 부실화를 부채질했다. 리스크관리 능력제고, 기술력 및 전문성 확보, 전문인력 양성 등의 질적 성장이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탐사 중단 등을 통해 올해 총 7,769억원의 투자비를 절감하고 자산 매각, 투자 유치로 총 5,699억원을 확보했다.

석유공사는 154명, 광물자원공사는 58명의 정원을 감축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선방안에서 민간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획기적인 실행방안이 없어 민간기업의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올해 0원이었던 성공불융자가 특별융자로 이름이 바뀌어 내년부터 1,000억원의 특별융자금이 지원되지만 이 정도로는 민간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원개발은 성공률이 낮고 장기적이고 많은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다. 그렇다고 자원개발을 하지 않을 순 없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 빈국이기에 자원개발필요성은 유효하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일본과 중국은 저유가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용절감 및 고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축소 등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저유가로 자산가치가 하락한 자산매입이나 인수합병과 같은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또 아직은 자원개발공기업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들인다해도 실패한 자원개발도 있지만 성공적으로 해나가는 사업도 있다. 공기업을 민간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백업용으로만 활용하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을까.

공기업들의 실패와 성공 경험,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면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은 국영석유기업이 자원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샤오푸 중국 유색금속공업협회(CNIA) 부주임은 최근 ‘한·중·일 자원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중국도 글로벌 경영 경험 부족과 전문인력 양성 실패를 겪기도 했지만 탐사단계부터 대기업과 금융사가 동반 진출하는 방식과 다각적인 합작 사업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한 점이 인상적이다.

자원개발은 국가의 장기적인 보험자산이다. 멀리 내다보고 공기업을 적극 활용하고 민간기업이 적극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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