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이 당 1,400원을 넘는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한국석유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1,403.66원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미국·이라크 전쟁 발발직전의 1,399.31원을 넘는 사상 최고의 가격대다.

이런 유가 상승은 탄핵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우리 경제를 더욱더 어렵게 만들어 서민층의 경제 불안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OPEC의 감산 결정과 미국의 휘발유 시장 불안감, 베네수엘라 정치 불안 등을 유가급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스페인 테러사건 또한 국제적 불안감을 몰고와 추가테러 발생시 유가는 어디까지 오를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산업자원부는 다음주부터 자발적인 차량10부제운행, 카풀참여 등 '에너지소비절약 강화대책'을 본격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국제 유가전망 안개속

최근 유가상승에 대해 한국석유공사는 "도대체 예측을 할 수가 없다"며 난감해 했다.

지난 15일에 '최근 국제유가 전망과 대응반안'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석유공사 구자권 해외조사팀장은 "2분기에는 석유비수기로 진입하는 시점이고 이라크 원유 공급증가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할 전망이다"며 "24~25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그 다음날인 16일 휘발유값이 1400원을 돌파하고, 18일엔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가 38.18달러를 기록해 13년 5개월만에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자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같은 분위기로는 2분기도 낙관할 수 없을 거 같다"며 "지금으로선 유가전망 수정도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이같은 유가강세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10부제운행 시행

산업자원부는 지난 15일 '국제 석유시장 전문가 협의체'를 발족한데 이어18일 '에너지소비절약 강화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너지절약 대책안으로는 자발적 승용차 10부제를 시행하고, 카풀참여 확대 촉진, 난방온도 18~20도로 유지, 백화점·대형할인점 등의 옥외조명 사용 자제 등 자율적 과소비 자제운동을 적극 추진중이다.

또한 에너지관리공단과 공동으로 실내적정온도 준수, 가스 및 전기절약방법 등을 TV, 라디오, 신문, 잡지, 옥외광고 등을 통해 수시홍보키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갑자기 대책을 강구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은 유가상승으로 경제운용에 큰 부담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산자부의 이번대책은 3단계로 나누어 1단계는 에너지절약에 중점을, 2단계는 유흥업소 등의 에너지 사용시간 제한을 두며, 3단계에선 에너지사용 및 공급제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가 전망은 베네수엘라 사태 추이 및 미 석유재고 증감 여부 등이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두바이 기준으로 당분간 유가는 29~30불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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