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물시장 현황 및 스마트 물산업 육성전략 기대효과.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정부는 지난해 11월14일 글로벌 물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스마트 물산업 육성전략’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물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로 물산업의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가진 물기업과 이들을 필요로 하는 발주처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물산업기술발전협의회’가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또 ‘기술선도형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시행돼 물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침체돼 있는 내수시장을 활성화 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물기업들이 세계적인 물산업 선도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물산업 내수시장 활성화해야”

국내 물산업은 공공부문이 운영시장의 약 80%를 담당하고 있다. 또 상·하수도시설 등의 인프라가 거의 완비돼 정체 상태에 있다. 이렇다 보니 민간 기업이 실적, 경험과 노하우를 쌓고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

국내 실적과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해외 진출에도 한계가 많다. 국내 물산업 수출(2014년 기준)은 20억달러(기자재 13억5,000만달러, 건설 6억8,000만달러) 규모로 세계시장의 1%에 불과하다.

지자체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낮고 상·하수도 요금 현실화가 힘들어 노후 상·하수도 시설물 개량을 위한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공사업 발주가 적으니 물 기업들 사이에서는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도 팔 곳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또 공공부문 발주처들은 물 기업들이 신기술·제품을 개발해도 실적이 없고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존 기술 및 제품을 고수하며 신기술·제품 도입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상하수도협회는 지난해 3월 ‘2016 워터 코리아’ 개막식에서 산·학·연·관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한 ‘물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한 ‘물산업 성장전략 대정부 정책 건의’를 발표한 바 있다.

협회는 가장 먼저 다양한 공공주도 투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민경석 경북대학교 교수는 “국내 물산업 육성의 최종 목표인 해외진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내수시장이 먼저 활성화 돼야 한다”라며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실증화·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민간의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 기술혁신 물기업 지원

이 같은 목소리에 따라 지난해 12월 상수 중심의 수도기술발전협의회를 하수·농업용수·재이용·담수화까지 확대·개편한 ‘물산업기술발전협의회’가 발족했다.

협의회에는 환경부, 7개 특·광역시 및 제주특별자치도, 4개 유관 공공기관(K-water, 한국환경공단,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상하수도협회) 등 13개 물산업 관련 발주기관이 참여한다. 스마트 물산업 육성전략의 성공을 위해선 우수한 기술·제품의 발굴과 보급을 통한 기술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물분야의 발주기관들이 협력해 우수한 기술·제품의 판로를 확장하고 앞으로 개발되는 기술 및 제품의 실·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에도 참여한다.

미국도 물산업 신기술 확산을 위해 250개 상하수도사업자가 참여하는 협의체(LIFT)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상하수도협회의 관계자는 “이번에 발족한 협의회를 통해 발주처가 기업의 우수 기술과 제품을 수렴해 검증하고 최종 개발한 결과물을 상하수도사업자에게 적극 보급함으로써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고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제고하는 선순환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미 발주처와 물 기업 간 우수 기술·제품 보급의 가교 역할을 하는 지자체가 있어 주목되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지난해 12월 물산업 네트워크 워크숍을 개최해 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 제품설명회를 가졌다. 대구시가 전국 최초로 입주기업 16개사로 하여금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대구환경공단, 구·군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설명·홍보토록 하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특히 물산업기술발전협의회는 2018년 완공할 예정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수행하게 될 연구·개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10일 물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착공했다.

대구 국가산업단지 64만9,000㎡의 부지에 시험ㆍ연구시설, 실증화시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등 물산업 육성 지원시설을 조성해 물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물산업클러스터에서는 물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의 검증과 보급, 해외진출 등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해 세계적인 물산업 선도 기업으로 육성될 기회를 제공한다. 

▲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계획(2017년~12년간).
환경부는 또 지난해 11월14일 확정·발표한 스마트 물산업 육성 전략에서 물관련 우수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지자체에 보조금을 차등 지원해 신기술이 물산업 시장에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의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에서 지자체의 물산업 우수기술 및 제품 도입 계획에 따라 국고를 차등 지원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12년간 국고 1조7,880억원을 투자(총사업비 3조962억원)해 지방 노후 상수도를 정비하는 ‘기술선도형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한다. 

지방상수도는 법률상 지자체 고유 업무로 지자체가 상수도 요금 등을 재원으로 자체 투자해야 하지만 농어촌 지역의 심각한 누수율 및 시·군 지역 상수도 재정의 취약성을 고려해 국가에서 일부 지원키로 한 것이다.

올해는 상수도 개량이 시급하고 재정이 열악한 군 지역 22개소부터 우선 추진한 이후 군·시 지역 순으로 순차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국고보조금 최초로 성과기반 인센티브제를 통한 차등보조율을 적용해 가시적인 사업성과를 조기 창출하고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상수도 재정의 경영수지 개선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국고보조율 50%를 기본으로 하되 지자체의 경영개선 노력(수도요금 현실화, 운영관리 효율화)을 평가해 0~20%를 인센티브로 차등 지원한다.

환경부는 이미 지난해 8월 항구적인 기능유지 및 효율적 유지관리를 위해 우수 제품 적용을 권장하는 내용의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업무처리지침’을 지자체에 보낸 바 있다. 법정 우선구매 제품을 적용토록 하고 우수기술·제품을 적용한 스마트 유지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운영관리비용을 절감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고보조금 차등지원을 위한 지자체의 경영개선 노력의 운영관리 효율화 부분에서 우수기술·제품 도입을 평가하게 된다. 우수제품·기술 및 사업관리 우수사례 공유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우수기술·제품의 물산업 시장 진출기회를 확대하고 △상수도 기자재산업 기술경쟁력 강화 △신제품·기술·공법 상용화 및 개발경쟁 촉진 △ICT기반 스마트 물관리 인프라 구축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의 관계자는 “기술 집약도가 높은 상수도 현대화사업을 본격 추진함으로써 우수한 기술·제품 등을 적극 활용해 국내 물산업 육성과 해외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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