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최근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박근혜의 말’이라는 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한국어 전문가 최종희 언어와생각 연구소장은 지난 3일 SBS 방송 인터뷰에서 “언어에는 사람의 모든 것이 담긴다”며 “국민과 소통하면서 공무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해야 하는 대통령의 언어 구사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자에게서도 말과 글은 중요하다. 경영자의 말과 글에는 경영방침과 목표 그리고 경영철학과 의지 등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CEO의 말 한마디에 언론과 국민이 주목하는 이유다.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모든 기업들이 시무식을 갖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자원개발 공기업 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목표와 의지를 밝혔다. 예상대로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과 김영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은 투자사업의 구조조정과 유동성 확보를 통한 조속한 경영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두 사장의 신년사에서는 ‘생존경영’, ‘아직도 암울하다’, ‘존망을 가를 중대시점인 2017년’, ‘즉사필생의 각오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 등의 표현으로 우울함이 앞섰지만 ‘다시 일어나겠다’는 의지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특히 김정래 사장은 신년사에서 “정부가 신규투자를 금지한다고 해서 신규 유망사업 발굴이나 역량개발 노력까지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공사는 신규투자가 3년여 이상 중단돼 있으며 지난해 신규투자 기회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를 주문했지만 신규투자 기회 개발에 대한 우리의 성과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사가 이미 진출한 지역의 권역별 분지평가 등을 통해 추가 잠재력 또는 유망사업을 발굴해 내고 공사가 신규투자의 필요성에 대한 논리를 개발한다면 정부에서도 공사의 신규투자를 계속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상당한 갈증과 절박함이 엿보인다. 석유공사의 주요 업무가 해외자원개발과 비축사업인데 팔뚝 하나(자원개발)가 잘린 채로 연명하고 있는 셈이다. 신규 투자를 못하고 있으니 한국의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공기업으로서 자존심도 상했을 것이다. 때마침 국내 언론 뉴시스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란 석유부가 지난 2일(현지시간) 자체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한 석유·가스 개발사업 입찰명단 중 한국기업으로는 한국가스공사와 포스코대우가 포함됐다. 이를 보고 석유공사가 부러워했을 법도 하다.

일본과 중국은 자원가격 하락으로 보유 자산의 가치와 수익이 급감했지만 이에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자원개발 신규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석유공사도 마냥 앉아 있을 순 없다. 김정래 사장 말대로 올해 공사가 하나로 뭉쳐 구조조정의 성과를 내는 동시에 자원개발 투자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야 할 것이다. 석유공사가 해외에서 다시 날개를 활짝 펼 날을 기대해본다.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선 석유공사의 자원개발 역량강화가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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